제15회 랑데부 프랑스
3년만의 랑데부 프랑스, 아시아에서 한국인 최다 참가 
핵심 키워드는 ‘지속가능한 관광’… 파리 워크숍도 마련

파리 포스트 투어 일정 중 방문한 파리 루브르 박물관
파리 포스트 투어 일정 중 방문한 파리 루브르 박물관

●코로나 이후의 첫 랑데부 프랑스

무려 3년 만에 프랑스 최대 국제관광박람회 랑데부 프랑스(Rendez-vous en France 2022, 이하 랑데부 프랑스)가 돌아왔다. 코로나 이후 열리는 첫 행사인 만큼 현지 업체와 세계 각국 참여자 양측의 기대감은 행사 시작 전부터 높았다. 프랑스관광청은 이에 화답하듯 41개의 테마별 프리투어, B2B 워크숍, 화려한 콘셉트의 부대 행사 등으로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높였고, 업체 간 자유로운 네트워킹의 장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제15회 랑데부 프랑스에 참여한 1,500명의 참가자들은 프랑스 낭트에서 약 2만건의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제15회 랑데부 프랑스에 참여한 1,500명의 참가자들은 프랑스 낭트에서 약 2만건의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이번 제15회 랑데부 프랑스는 3월22~23일(현지시간 기준) 양일간 페이 드 라 루아르(Pays de la Loire) 지방의 중심 도시 낭트(Nantes)에서 개최됐다. 670개의 현지 업체와 57개국 관광업계 종사자 587명을 포함, 총 1,500여 명의 관광 전문가가 낭트의 Hall XXL에서 약 2만건의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참가자 수와 미팅 건수는 2019년에 비해 각각 14.3%, 22.2% 감소했지만, 코로나로 인한 해외 여행 제한, 국제 분쟁 이슈 등 여러 여건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참여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현지 업체의 비중은 숙박과 식음료 업체가 38%로 가장 많았고, 지역관광청 및 관광사무소(25.5%), 박물관·고성 등 명소(16%), 인바운드 에이전시 및 예약 서비스 업체(11.5%), 교통 관련 업체(3%) 순으로 참여했다. 전 세계 여행업 종사자 참여 비율은 유럽(57.5%)이 월등히 높았으며 남북미(22.5%)가 뒤를 이었고,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 등 국가가 참여했다. 

특히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참가자 수를 기록하며 아시아 시장의 메인 타깃시장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한국에서는 하나투어, 에어프랑스, 한진관광, 롯데관광, 노랑풍선, 레드캡투어, 허니문리조트, 마이리얼트립 등 여행사와 항공사, 미디어 총 22곳이 참가했다. 이번 행사에 대한 참가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오랜 기간 준비한 행사인 만큼 여러모로 신경을 쓴 티가 곳곳에서 났고, 더 이상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직접 유관업체들을 만나 관광상품 구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 반갑고 만족스러웠다”는 것이 한국인 참가자 다수의 의견이다. 

한편 행사 진행 방식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현지 업체와 참여자 간 최대한 많은 미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사이트에서 사전 미팅 예약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이에 한 참가자는 “예약 시스템을 통해 업체와 자동으로 매칭되다 보니 원하지 않는 업체와 약속이 잡히는 경우도 있었고, 하루에 30곳이 넘는 업체들과 미팅을 해야 하는 등 스케줄도 다소 빡빡했다”며 “시간 여유를 가지고 업체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리 워크숍
파리 워크숍

 

●포스트 코로나는 지속가능한 관광의 시대

이번 행사의 핵심 키워드는 ‘지속가능한 관광’이었다. 프랑스관광청에 의하면 현지 업체의 상품 중 코로나 이전에 비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속가능한 개발 및 디지털화된 서비스 제공, 여행자의 새로운 열망에 부합하는 시설 및 사이트 재건 등이었다. 행사장 내부에서도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관심도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프랑스관광청에서 새롭게 준비한 프랑스관(France Pavilion)은 목재, 종이, 판지 등 재활용 가능한 재료로 지어졌다. LED 조명을 사용해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고품질 친환경 디자인을 선택하는 세심함도 엿보였다. 기존의 전형적인 전시 스탠드를 친환경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었다. 

3월23일 ‘프랑스 관광 회복과 변화를 위한 계획’을 주제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지속가능한 관광은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2021년 6월 대통령 발표 및 11월 총리 발표 내용에 의거, 프랑스 정부가 프랑스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약 20억 유로(한화 약 2조 7,0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프랑스를 세계 최고의 관광지이자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목적지로 발전시킬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5가지 방안으로 ▲숙박 품질 개선을 위해 숙박 업체의 지속가능성과 안정성 향상 ▲100억 유로 기금 조성 등 관광 스타트업 지원 확대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혁신적인 데이터 플랫폼 구축 ▲각종 프로모션 진행 및 국제 비즈니스 행사 가속화 ▲2023~2024년 진행 예정인 주요 스포츠 이벤트의 기대효과 극대화 등을 밝혔다. 

프랑스관광청 카롤린 르부셰(Caroline Leboucher) CEO는 “지난 2년 동안 관광 산업이 힘들었고, 현재 국제 정세도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라며 “이러한 어려움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전 세계 관광 전문가들에게 코로나 이후 새로운 여행 트렌드인 지속가능한 관광에 민첩하게 발맞춰 나아가는 프랑스 관광업의 모습을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다채로운 행사와 프리 및 포스트 투어로 알차게 꾸려졌다.  사진은 낭트 기계 섬
이번 행사는 다채로운 행사와 프리 및 포스트 투어로 알차게 꾸려졌다.  사진은 낭트 기계 섬

 

●메인만큼 맛있는 에피타이저

22일부터 양일간 진행된 B2B 워크숍이 메인 요리라면, 전후로 펼쳐진 팸트립을 비롯한 각종 부대 행사들은 메인만큼 강력한 애피타이저이자 양념이었다. 특히 3월14~21일에 걸쳐 조성된 41개의 팸트립에는 프랑스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고자 하는 프랑스관광청과 지역 관광청들의 노력이 여실히 담겼다. 행사 참여자의 약 60%인 306명의 참가자가 프로방스 알프 코트 다쥐르, 노르망디, 오베르뉴 론 알프, 페이 드 라 루아르 등 지역을 여행했고, 테마도 와이너리, 기차, 럭셔리, 미식 등 다채로웠다. 또한 주요 지역뿐 아니라 르망, 앙제 등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다소 생소한 파리 근교 소도시들의 매력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온 한 여행사 대표는 “파리에서 기차로 1~2시간 내에 위치한 소도시들을 방문했는데, 파리와 함께 엮어 기차 일주 상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팸트립에서 지역의 공급 업체들을 직접 만나고 비즈니스 미팅에서 미처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서 무척 뜻 깊었다”고 전했다.

브루타뉴 공작 성에서의 저녁 만찬
브루타뉴 공작 성에서의 저녁 만찬

낭트의 주요 랜드마크를 적극 활용해 테마별 부대 행사를 펼친 프랑스관광청의 행사 기획력은 실로 놀라웠다. 낭트의 중세 지구에 위치한 브루타뉴 공작 성(Chateau des Ducs de Bretagne)의 안뜰에서 펼쳐진 저녁 만찬은 낭트의 매력을 그 어느 때보다 잘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오프닝 세리머니, 전문 셰프가 선보이는 라이브 쿠킹 쇼, 조명 쇼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 역시 알찼다. 낭트의 옛 조선소를 개조한 기계 섬(Machines de L'Ile)에서 진행된 갈라 이브닝 쇼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참여자들은 프랑스 각 지역 랜드마크를 얼음으로 조각한 작품들을 관람하고 수십 개의 푸드 세션을 오가며 프랑스 미식의 진수를 탐미하는 시간을 가졌다. 캐나다 출신의 한 기자는 “이 모든 것을 기획한 프랑스관광청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놀라울 따름”이라며 “딱딱하고 공식적인 행사가 아닌, 세계 각국의 여행 종사자들이 한 곳에 모여 자유롭게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축제의 장이어서 배로 즐거웠다”고 말했다. 또한 프랑스관광청은 전 일정 내내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및 자가진단 키트 배부 등 방역에 각별히 신경 썼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쾅쾅, 한·일 시장 문 두드린 파리

이번 랑데부 프랑스는 아시아 마켓의 문을 적극 두드렸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파리 지역 관광청의 거침없는 홍보 전략이 눈에 띄었다. 파리 지역 관광청은 2018년 이후 4년 만에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여행사 관계자만 특별 초청해 랑데부 프랑스의 포스트 프로그램으로 파리 포스트 투어를 마련했다. 한일 참가자들은 3월23~26일에 걸쳐 3박4일간 파리 지역 관광업체들과 별도의 워크숍을 진행하고, 코로나 이후 새로 생긴 파리의 관광지들을 둘러볼 수 있는 투어를 즐겼다. 

크리스토프 드클루(Christophe Decloux) 관광청장
크리스토프 드클루(Christophe Decloux) 관광청장

3월25일 파리 매리어트오페라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워크숍에서는 파리 현지 업체 35곳이 한국과 일본 부스를 방문해 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 마련된 한국 부스는 20개로, 일본 부스보다 14개 더 많았다. 일본보다 한국 참가자 비율이 3배 이상 높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한국 시장에 대한 파리 지역 관광청의 높은 관심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파리 지역 크리스토프 드클루(Christophe Decloux) 관광청장<사진>은 “우리에게 한국 시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번 포스트 투어를 통해 한국 여행업 종사자들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코로나 이전의 모습과는 색다른 파리의 면모를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워크숍에 참가한 우리나라 여행사들도 파리 현지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보인 관심에 놀라움을 표했다. 하나투어 한영숙 차장은 “파리 지역 파트너들은 한국인들이 선호 또는 불호하는 여행의 형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워크숍을 통해 아시아 마켓에 대한 현지 업체들의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전기 에너지를 절약하는 호텔, 에코프렌들리 관광버스, 중고 아이템 판매 브랜드를 확대하는 백화점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지속가능한 여행에 방점을 두고 있었다”며 “단순히 소비하고 즐기는 데에서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 조금 불편하고 비싸더라도 환경 친화적인 여행에 초점을 맞춰 상품화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Mini Interview
파리 디즈니랜드 데미안 탈바르
Damien Talvard 홍보 매니저 

30주년 맞이한 디즈니랜드, 마블 팬이라면 올해 꼭!

파리 디즈니랜드 데미안 탈바르 Damien Talvard 홍보 매니저
파리 디즈니랜드 데미안 탈바르 Damien Talvard 홍보 매니저

-올해 반드시 파리 디즈니랜드를 방문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2022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해다. 파리 디즈니랜드가 개장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3월6일부터 30주년 기념 어트랙션, 쇼, 퍼레이드 등을 다각화해 선보이고 있다. 특히 마블의 팬이라면 주목해야 한다. 올해 6월에 ‘어벤저스 캠퍼스(AVENGERS CAMPUS)’가 새롭게 오픈하기 때문이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어벤저스의 슈퍼 히어로들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테마파크다. 지난해 오픈한 마블 테마의 호텔 ‘더 아트 오브 마블(The Art of Marvel)’과 함께 즐기면 금상첨화다. 로비, 레스토랑, 바, 객실 등 호텔 곳곳에 110명 이상의 아티스트의 350점 이상의 마블 원본 작품이 전시돼 있어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밖에 2023년 또는 2024년엔 <겨울왕국> 테마파크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시장을 위한 프로모션이 있는지.

파리 디즈니랜드는 연 평균 1,60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파리의 대표 명소다. 루브르 박물관 방문객이 약 1,200만명인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숫자다. 전 세계 사람들이 다녀가는데, 특히 아시아에서 한국 시장은 우리에게 무척 중요하다. 올해는 30주년을 맞이한 만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여행 종사자 및 미디어 관계자들을 적극 초청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려고 한다. 또 현재 20명 이상의 그룹 단위 고객들에겐 티켓 할인, 투어 그룹 리더에게 무료 티켓 1장, 식음료 바우처 및 50% 할인 쿠폰 제공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파리 디즈니랜드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으니, 마음껏 방문해주길 바란다.

 

프랑스 낭트 글·사진= 곽서희 기자  취재협조=프랑스관광청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