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좌석‧가이드 부족 등으로 여행 상품가 인상
비싼 보험료에 개인 승합차로 소그룹 불법 투어
홈쇼핑 지원에 허덕이는 랜드사…배보다 큰 배꼽

해외여행 영업을 재개한 여행업계 구석구석에 코로나19의 후폭풍이 불고 있다. 실제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해외 현지의 불법 차량 영업, 가이드 부족 등의 문제와 홈쇼핑 지원에 따른 출혈까지 곳곳에서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여행업계가 해외여행 영업을 재개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 좌석, 가이드 부족 등은 물론 불법 차량 투어 등 각종 문제들로 진통을 겪고 있다 / 픽사베이 
여행업계가 해외여행 영업을 재개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 좌석, 가이드 부족 등은 물론 불법 차량 투어 등 각종 문제들로 진통을 겪고 있다 / 픽사베이 

최근 여행사들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해외여행 패키지여행 상품 가격이 10~20% 수준 상승했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항공 좌석 부족을 꼽는다.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규모가 점차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방역 지침에 따른 공급 제한으로 충분하지 못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은 운임 상승으로 이어졌고 환율과 유류할증료까지 다달이 고공행진을 펼치며 상품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이드, 버스, 호텔, 식사 등 여행에 필요한 현지 지상비도 전반적으로 모두 상승하며 상품가 인상에 기름을 부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여행지 곳곳에서 실력 있는 가이드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북미에서 활동했던 가이드들은 임금을 맞추기 어렵고, 동남아시아의 경우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와 생계를 이어가고 있어서라는 이유가 대부분이다. 미국 소재의 한 랜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우버, 리프트 등 공유 택시나 배달 대행 등으로 직업을 전환한 전직 가이드들이 하루 임금으로 약 300~400달러를 보장하지 않는 이상 수입이 불확실한 가이드 활동을 다시 할 의지가 없다는 분위기”라며 “그동안에는 가이드 인건비를 옵션 투어, 쇼핑, 팁으로 녹여 상품가에 반영하지 않는 게 관행처럼 이어져왔지만 이제는 이 같은 조건을 받아들일 가이드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이미 한국으로 돌아와 다른 산업에 자리를 잡은 전직 가이드들이 외부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여행업에 다시 복귀하길 망설이고 있다”면서도 “일부 복귀 의향이 있는 가이드들은 인건비를 보전할 쇼핑센터가 정상 영업하지 않고 있어 고민하는 모습이다”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차량비 절감을 위해 영업용 차량이 아닌 개인 차량으로 투어를 진행하는 곳들이 적발되고 있다. 미국에서 영업용 차량 운행 허가를 받으려면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보험료가 수 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운 일부 여행사들이 암암리에 15인승 개인 승합차로 소규모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며 “합법적으로 영업하는 여행사들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사고 발생시 여행 계약을 체결한 한국의 여행사들이 책임져야 하는 리스크가 크다”고 우려했다. 대형 버스의 경우 영업용 보험 가입이 필수지만 15인승 승합차의 경우 개인 소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편법인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 45인승 버스를 이용하는 단체 여행보다 10여명 내외의 소그룹 여행 수요가 활발해질 전망이라 개인용 승합차로 불법 영업하는 곳들이 더 늘어날 소지가 많다.

현지 랜드사들의 재정적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부 랜드사들은 최근 여행사들이 진행하는 수 천만원의 홈쇼핑 방송료를 울며 겨자 먹기로 일정 부분 지원하고 있다. 해외여행 시장이 정상적으로 회복하지 않은데다 여전히 큰 불확실성으로 취소‧연기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방송료를 지원하지 않으면 여행사를 상대로 영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홈쇼핑을 해서 그나마 물량을 모으고는 있지만 절대적인 수요가 한정되어 있다”며 “특가 상품 구성에 방송료 지원을 생각하면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피가 마르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랜드사 관계자는 “홈쇼핑을 지원하는 랜드사들은 그래도 자금력이 있는 곳들이다”라며 “홈쇼핑 비용에 지원하지 못하면 대형 여행사 영업은 어려운 상황이라 소규모 랜드사들은 아예 아직도 재개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행업계는 코로나19로 멈췄던 여행이 재개하는 과정에서 당분간 예상치 못했던 각종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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