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방역지침 확인, 자가키트 여분도 도움
한국 격리도 7일인데 귀국은 10일 후 가능

해외 현지에서 확진되면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오거나 확진일로부터 10일 경과 후 한국 입국이 가능하다 / 픽사베이
해외 현지에서 확진되면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오거나 확진일로부터 10일 경과 후 한국 입국이 가능하다 / 픽사베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해외 현지에서의 확진 우려는 여전히 여행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해외 출장에 나갔다가 현지에서 확진돼 예정된 귀국 항공편에 탑승하지 못한 A씨의 현지 격리 고군분투기를 소개한다. 

●코로나 검사 위해 동분서주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코로나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니 꼬박꼬박 마스크를 착용했건만 어느 순간부터 목이 마르기 시작했다. 별다른 증상 없이 갈증만 심해지기에 ‘설마?’하면서도 아닐 거라 생각했다. 자가진단 결과가 계속 음성이었으니까. 목 건조 증상 3일차, 물을 마시는 순간을 제외하고 종일 목이 바짝 마르는 탓에 '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와중에 한국에서 챙겨 온 자가진단키트 여분이 떨어져 동분서주했다. 해외 여행지에 따라서 자가진단키트를 무료로 배포하는 곳도 있고, 개당 3만원가량 하는 곳도 있으니, 해외 여행이나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면 귀국 일정에 맞춰 자가진단키트를 넉넉하게 챙기는 게 좋겠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자가진단키트 결과를 기다렸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두 줄이 떴다.

근처 코로나 검사센터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우리 정부가 5월23일부터 해외입국자의 음성확인서 제출 기준으로 PCR검사와 신속항원검사를 모두 인정하기로 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한결 수월해졌고 검사비용도 절감됐기 때문이다. 막상 해외에서 확진되고 보니, 미리 현지 보건부의 방역지침을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지, 해야 한다면 기간은 며칠인지, 응급상황 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 등등 닥치면 필요한 정보들이 꽤 많다. 이곳은 자가격리가 의무라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비상식량을 샀고, 식사는 배달앱과 룸서비스 등으로 해결하고 있다.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한 덕인지 다행히도 증상은 경미했다. 목이 잠기고 콧물이 나는 감기 증상과 식은땀이 나고 나도 모르게 잠들어버리는 극심한 피로감 정도였다. 만약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중증이었다면 어땠을까, 아찔하다. 알아보니(격리 기간 동안 남는 게 시간이어서 많은 정보를 찾아봤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의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코로나19 격리입원치료비 지원국가'를 참고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영국·이탈리아·일본·캐나다·호주 등에서 격리입원치료로 발생하는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격리 기간 중 매일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했다 / 픽사베이
격리 기간 중 매일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했다 / 픽사베이

 

●격리는 끝났는데 입국은 10일 뒤에나
몸이 아픈 것보다 더 큰 걱정은 언제 귀국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음성 나오기를 기다릴까요, 안전하게 항공편을 10일 뒤로 미룰까요?" 해외여행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귀국을 앞두고 확진 판정을 받은 해외여행객들의 고민이 숱하다. 갑작스레 발이 묶인 당혹스럽고 막막한 처지에 동병상련을 느낀다. 해외 체류 중 확진된 경우 확진일로부터 10일 경과한 뒤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다. 만약 6월1일 양성결과서를 발급받았다면 6월11일부터 항공편 탑승이 가능하다. 물론 그 전에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온다면 귀국이 가능하지만, 전염력이 없더라도 10일 이상 양성반응이 나오는 사례도 있으니 장담할 수는 없다. 

한국 내에서의 확진시 격리 기간도 7일인데 입국은 최대 10일 뒤에야 가능하다니, '한국에서 추가 격리해도 좋으니 하루라도 빨리 입국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막막하다.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관련 입국 지침을 완화하고 있는 세계적인 움직임과도 비교된다. 영국·프랑스·캐나다 등 장거리 여행지는 물론 태국·필리핀·싱가포르 등 동남아 여행지까지 백신 접종 완료자라면 코로나 음성확인서를 별도로 지참할 필요가 없다. 베트남은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사전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를 없앴다. 

자유여행 중에 확진된다면 막막함은 더할 것 같다. 추가로 드는 현지 숙박비용과 항공권 변경수수료 등은 고스란히 여행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확진으로 인한 격리비용을 보장해주는 보험이 없어서 해외 보험사의 보험에 가입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출발 전에 스페인 보험사의 보험을 든 것은 백 번 천 번 잘한 일이지만, 실제 지급은 가능할지, 얼마까지 보상해줄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는 앞으로 청구해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이래서 하나투어, 인터파크투어, 한진관광 등 여러 여행사들이 코로나 확진 시 현지 케어 서비스를 담은 여행상품을 출시했구나, 이해가 된다. 

의무격리 기간이 지나고 확진 후 10일이 지난다 해도 난관은 여전하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항공편이 문제다. 항공좌석이 많지 않다 보니 귀국 스케줄을 다시 잡는 것조차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연 언제 귀국 항공기에 오를 수 있을까, 오늘도 한국을 그린다.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