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공급된 여행지로 수요 발생
가족여행보다 소규모 친목 단체
재택근무 정착… 여행기간 늘어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여행산업은 약 2년 반 동안 길고 긴 터널을 걸었다. 그 사이 치료제와 백신이 보급됐고, 굳게 닫힌 해외여행의 문도 조금씩 열렸다. 이제 여행산업은 코로나19 영향에서 다소 벗어나 정상화로 가는 길에 서 있다. <여행신문>이 국내 주요 여행사 7곳 관계자들과 한자리에 모여 포스트 코로나의 여행산업 대응 현황을 살피고 효율적인 회복 방안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지난 5월31일 주요 여행사 7곳 관계자들과 한자리에 모여 포스트 코로나의 여행산업 대응 현황을 살피고 효율적인회 복 방안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지난 5월31일 주요 여행사 7곳 관계자들과 한자리에 모여 포스트 코로나의 여행산업 대응 현황을 살피고 효율적인회 복 방안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손고은 기자

 

해외여행 재개, 어디까지 왔나

●뜬다, 뜬다 비행기…일본여행에 시선

최근 해외여행은 유럽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되거나 없어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현재 여행사들로서는 항공 공급이 이뤄지는 여행지를 중심으로 상품 기획과 판매를 집중할 수밖에 없다. 좌담회가 진행된 5월 당시 항공 노선은 출입국 제한이 완화된 유럽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재개되기 시작했고 수요는 곧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참좋은여행 김상휴 본부장은 “5월부터 10월까지 예약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대비 약 10% 수준으로 특히 유럽의 경우 50%까지 회복된 상태”라며 “항공 좌석이 있는 곳에 여행 수요가 따르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여행이 재개되면 해외여행 시장 회복 속도에도 순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행사들은 지난 5월부터 7월 출발하는 홋카이도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여행사들은 일본 여행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한편 가장 기대를 걸고 있다. 인터파크투어 박정현 본부장은 “일본 노선은 관광 무비자 허용 등 입국 제한이 완화되는 시점에 따라 언젠가 반드시 수요가 폭발할 시장으로 본다”며 “이후 모든 해외여행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경우 현재로서는 여행이 재개될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10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이후 가시적인 변화가 나온다면 기대해 볼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여행 수요 회복은 항공 공급 재개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근 공급 부족으로 인한 운임과 유가 상승, 고환율까지 겹치며 해외여행 상품 가격도 크게 인상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참좋은여행 김상휴 본부장은 “국토교통부에서 항공 좌석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속도는 더 빨라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아무리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를 기대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가격 저항선이 형성되어 있어서다. 항공 공급이 많아져야 경쟁이 생기고 이를 통해 운임이 낮아지고, 결국 수요 증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5월31일 좌담회 이후 국토교통부는 도착 편수와 비행 금지 시간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주요 규제들을 6월8일부터 해제했다. 또 4월 초 발표했던 국제선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 계획보다 정기편 증편 계획을 보다 앞당겼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5~6월 정기편은 매월 주 100회씩 증편될 계획이었지만 지난 6월부터 130회 더 늘어난 주 230회씩 확대하기로 했고, 8월부터는 규모의 제한 없이 수요에 따라 공급량을 결정한다. 


●가는 사람은 간다, 길게 더 길게 

해외여행 수요 회복 정도는 여행사별로, 부문별로,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혜초여행의 경우 유럽 알프스 트레킹 상품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70~80% 정도 회복했고, 40일 일정의 산티아고 순례길 상품은 2배 이상 성장했지만 가을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중국과 일본 등 단거리 노선에서 수요를 회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혜초여행 김병구 이사는 “현재 예약률로는 8월까지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35% 정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왕이면 길고 여유롭게 여행하는 수요의 회복세는 더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시간 단위로 운항하는 수많은 항공편과 주말을 활용해 단거리 중심으로 짧은 일정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공편이 크게 제한된 상태인데다 복잡한 출입국 규정, 운임 상승 등으로 한 번 나갈 때 제대로 다녀오자는 욕구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마이리얼트립 주진명 실장은 “재택근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휴가와 일을 유연하게 병행하는 워케이션 수요가 증가했다”며 “여행 기간이 15일 이상인 수요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약 30~40%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항공권 가격이 비싼 주말보다 평일에 출발해 주말을 포함한 며칠은 자유로운 여행을 하고, 나머지 평일에는 업무를 보고 돌아오는 패턴이 늘었다”고도 덧붙였다. 

가족여행보다는 소규모 친목 단체, 2030세대 젊은 층 그리고 허니문 수요가 가장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어린 자녀나 부모를 동반하기에는 코로나19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크다고 느껴서다. 트립비토즈 박성윤 이사는 “현재 성인 2인 기준 예약이 전체 해외여행 예약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아동을 포함한 검색도 보이지만 실제 예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다”고 했다. 허니문과 커플, 친구끼리 여행 수요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할 수 있다. 하나투어 박상빈 본부장도 “코로나19 이전에는 가족여행지로 꼽혔던 괌, 사이판까지도 현재는 아동 동반 수요보다 커플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기획=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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