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7월 한국인 6만여명 싱가포르 방문
항공공급 증대에 따라 하반기 한국시장 기대
지속가능성·웰니스·디지털 혁신 중장기 목표

싱가포르관광청이 올해 하반기 한국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지속가능성, 웰니스, 디지털 혁신을 중점으로 여행경험을 향상시키는 한편 MICE 방문객들을 위한 ‘인스파이어 글로벌2.0’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싱가포르관광청 키이스 탄(Keith TAN) 청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싱가포르관광청 키이스 탄(Keith TAN) 청장은 ‘여행의 본질은 즐거움’이라 강조하며 지속가능성, 웰니스, 디지털 혁신을 중장기적 과제로 꼽았다 / 강화송 기자 
싱가포르관광청 키이스 탄(Keith TAN) 청장은 ‘여행의 본질은 즐거움’이라 강조하며 지속가능성, 웰니스, 디지털 혁신을 중장기적 과제로 꼽았다 / 강화송 기자 

-한국시장에 대한 평가와 현재 회복세는 어떤가. 
한국은 코로나 이전 싱가포르의 전체 인바운드 시장 중 9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다. 올해 1~7월 한국인 방문객은 6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이제 시작단계인 만큼 유의미한 수치라 본다. 항공 노선 복원에 따라 하반기에 대한 기대도 높다. 한국-싱가포르 항공편 운항횟수는 코로나 이전 주67회였는데 현재 55회로 거의 회복된 수준이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신규 진출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인바운드 시장 전체로는 올해 코로나 이전의 1/3~1/4 수준인 400만~600만명의 관광객이 싱가포르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완전한 회복 시기로는 2024년~2025년을 전망하는데, 최대시장이었던 중국의 개방 시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싱가포르에서 MICE는 얼마나 중요한 산업인가. 
싱가포르관광청은 MICE 행사 재개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코로나 이전 MICE 산업은 싱가포르 내 3만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GDP의 1%를 차지했다. MICE 방문객의 1인당 소비금액이 일반 여행객의 1.8배라는 점과 현지 기업에게 기회를 창출해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높다. 전 세계적으로 MICE 행사가 많지 않았던 2021년에도 싱가포르에서는 200개 이상의 행사가 열렸으며, 올해 하반기 ITB아시아, 푸드&호텔아시아 등 다양한 국제 행사가 예정돼 있다. 2020년에 연기됐던 기업 인센티브 관광도 돌아오는 단계다. 최근에는 MICE 방문객에게 쇼핑, 라이프스타일, 웰니스, 미식 등 80여가지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인스파이어 글로벌2.0’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현지 관광 인프라 상황은. 
백신 접종 완료자라면 코로나 이전처럼 싱가포르 여행이 가능하다. 코로나 검사나 비자도 필요 없다. 현지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은 의무이지만, 실외에서는 자유롭다.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국제 관광객들이 가장 손쉽게 방문할 수 있는 국가라고 자체적으로 평가한다. 싱가포르관광청에서 호텔을 비롯한 관광시설에 다양한 재정지원을 한 결과 코로나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호텔과 공항 등의 인력이 다소 부족한 상황인데, 다각도로 업계 지원책을 모색 중이다. 

 

-팬데믹 이후 여행패턴에 변화가 있나. 
먼저 체류기간이 길어졌다. 코로나 이전에는 평균 3.2일 머물렀다면 이제는 5~7일로 두 배로 증가했다. ‘경유국’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오래 머무르며 체험할 것이 많은 국가라는 걸 방증하는 결과다. 또 점점 더 많은 여행객들이 여행지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관광객을 위한 테마파크보다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을 선호한다. 싱가포르관광청은 지난 2년 동안 싱가포르만의 역사, 문화, 음식을 선보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강구했다. 건축투어, 쿠킹 클래스 등 흥미로운 테마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실제 여행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강조하고자 하는 여행 테마나 마케팅 계획은. 
여행은 즐거움을 유발해야 한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문화를 발견하고 즐거움을 얻어가는 게 여행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는 여행업계 종사자를 ‘행복 앰배서더’라고 부른다. 더불어 어디를 방문하든 감탄사를 자아내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 싱가포르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협업도 진행 중이다. CU편의점과의 콜라보로 칠리크랩 간편식 등을 출시하고,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 더 핑크퐁 컴퍼니와 함께 싱가포르 아이콘 ‘멀리’가 나오는 영상을 제작했다.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곧 방영 예정인 한국 드라마를 싱가포르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미식에 관심이 높은 한국인 맞춤형으로 셰프와 콜라보해서 쿠킹쇼를 여는 방식도 구상 중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파트너십에 관심이 많다.  

 

-싱가포르 관광정책 방향성과 향후 목표는.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 웰니스, 디지털 혁신을 추진한다. 싱가포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도심 여행지가 되는 것이 최우선이다. 호텔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지속가능성 로드맵을 수립했으며, 호텔의 탄소배출을 줄이고 자원 낭비를 방지해 친환경적인 호텔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안전에 대한 관심이 이제는 웰니스로 이어지는 추세다. 관광·출장 등 목적에 관계없이 싱가포르에 온 모든 고객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는 디지털 혁신이다. 최근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 우리 삶 속에 더 깊이 자리 잡고, 현금 없는 결제와 호텔 무인 체크인아웃 등 첨단 기술이 활성화되고 있다. 여행업계 전반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도록 장려하는 단계다. 더 장기적으로는 동남아 전체를 한국 관광객에게 보다 자세히 알리는 게 목표다. 싱가포르 방문객들은 인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을 함께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변국을 여행시장 경쟁국으로 보지 않고 함께 성장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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