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대학로 대표 스테디셀러 연극
공감대 형성뿐만 아니라 웃음 보장해 롱런

‘옥탑방 고양이’는 10여년 동안 대학로 스테디셀러 연극으로 자리잡고 있다 / 장세희 인턴기자
‘옥탑방 고양이’는 10여년 동안 대학로 스테디셀러 연극으로 자리잡고 있다 / 장세희 인턴기자

8월5일,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폭염 속에서도 연극 <옥탑방 고양이>를 보기 위한 행렬이 거리를 메웠다. 대학로 틴틴홀에서 상연하는 <옥탑방 고양이>는 김유리 작가의 인기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2010년 첫 선 이후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연속 예매율 1위를 차지한 대학로 대표 연극이다. 연극은 보통 흥행 여부에 따라 공연 기간이 정해지는데, <옥탑방 고양이>는 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연하는 ‘오픈런’ 형태를 유지하며 오랫동안 대중에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극을 보기 전에 미리 관람 후기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편이지만 흥행이 검증된 연극이라는 점에서 오래 고민하지 않고 연극을 보기로 결정했다.   

연극은 룸메이트였던 두 남녀의 관계가 점점 소울메이트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늘 곁에 있던 사람이 특별해지는 순간을 주목한다. / 레드앤블루
연극은 룸메이트였던 두 남녀의 관계가 점점 소울메이트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늘 곁에 있던 사람이 특별해지는 순간을 주목한다. / 레드앤블루

기다리던 입장이 시작되고 틴틴홀 지하 1층에 들어서자 200석 규모의 아늑한 소극장이 펼쳐졌다. 친구와 같이 온 청소년부터 대학생, 커플, 가족 단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극장을 빽빽하게 채웠다. 자리가 촘촘하게 붙어 있어 주변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훤히 들렸는데, 연극이 유쾌하고 재밌어서 혹은 다른 배우의 연기가 궁금해서 재관람하러 왔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본격적으로 연극이 시작되기 전, 극중 여러 역할을 맡은 멀티맨이 나타나 관람 시 유의사항에 대해 안내하고 관객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한층 돋웠다. 멀티맨은 연극 중간중간에 누가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거나 객석에 일부러 물건을 떨어뜨려 주워달라는 등 능청스럽게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하며 웃음 버튼 역할로 톡톡히 활약했다. 연극의 묘미는 이렇게 무대와 관객 사이의 거리, 관객과 관객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 서로의 감정과 에너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극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의 리액션에 힘입어 배우들의 연기가 더욱 과감해졌고 이는 관객과 배우 모두의 박장대소로 이어져 극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옥탑방 고양이'는 김유리 작가의 인기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2010년 첫 선 이후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연속 예매율 1위를 차지한 대학로 대표 연극이다. / 레드앤블루
'옥탑방 고양이'는 김유리 작가의 인기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2010년 첫 선 이후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연속 예매율 1위를 차지한 대학로 대표 연극이다. / 레드앤블루

<옥탑방 고양이>는 드라마 작가의 꿈을 안고 상경한 여자 정은과 건축가를 꿈꾸는 서울 남자 경민이 옥탑방으로 동시에 이사 오면서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다. 다소 뻔해 보이는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꿈과 현실 사이의 갈등, 부모님과의 갈등, 동거, 노동자 집회 등 시대를 막론하고 쉽게 풀리지 않는 인생의 다양한 고민을 다루고 있어 관객들의 공감과 여운을 이끌어냈다. 연극은 자연스러운 서사로 공감대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소소한 웃음 포인트도 놓치지 않았다. 두 주인공과 함께 옥탑방에서 생활하는 남녀 고양이 뭉치와 겨양이는 표정과 몸짓으로 고양이 특유의 습성을 그대로 재현하거나 틈만 나면 만담을 벌여 깨알 웃음을 안겨주었다.

소극장의 작은 공간을 다채롭게 활용하는 모습도 돋보였다. 접이식 무대 세트와 가지각색의 조명, 기막힌 변장술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연출과 거침없는 전개를 펼쳐 100분의 러닝타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연극은 룸메이트였던 두 남녀의 관계가 점점 소울메이트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늘 곁에 있던 사람이 특별해지는 순간을 주목한다.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 실컷 웃으며 평범한 일상을 조금 색다른 하루로 보내고 싶다면 보러 가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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