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외래객 성장 예상, 테마·체험여행 각광
국내도 프리미엄 수요 꿈틀, 특화상품 잇따라
엔데믹 시대, 올해 여름 국내 레저수요 회복세

코로나19는 국내여행을 재발견하는 시기였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여행자들은 전국 곳곳의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찾아 나섰다. 국내여행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고가의 전국일주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고, 신규 목적지를 발굴하려는 시도도 꾸준했다.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바운드 고객층과 상품에도 변화가 생겼다. 

 

제주 신창풍차해안도로 /여행신문CB
제주 신창풍차해안도로 /여행신문CB

인바운드▶하나투어ITC 이제우 대표
좋은 콘텐츠·준비된 인재가 인바운드의 미래
인바운드 트렌드를 읽기 위해서는 한국이 해외에 어떤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K-POP과 K-드라마·예능 등이 대표적인데, 이를 통해 접한 체험과 먹거리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다. 전통적으로 쇼핑센터를 중심으로 한 서울관광 위주였지만, 현재 호텔·버스·가이드·숍과 같은 인바운드 수용태세가 변하고 있고 AR·VR을 포함한 스마트관광이 화두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대형 플랫폼이 성장하며 고객들의 여행상품 검색·예약·결제 프로세스의 변화가 진행 중인데, 호텔과 각 시설도 예전과 달리 플랫폼 비즈니스에 익숙해지고 있다. 

하나투어ITC 이제우 대표
하나투어ITC 이제우 대표

방한시장의 국적별 비중도 변할 것이다.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된다면 중국과 일본이 압도적이겠지만, 시야를 더 넓히면 이슬람권을 비롯해 유럽과 구미주 방한객의 성장이 예상된다. FIT는 서울로 집중되고, 패키지상품은 제주 등 지방 연계가 확대될 거라 본다. 숙박은 호텔 중심에서 한옥과 같은 테마형 숙소가 주목받고, 유명 역사관광지를 단순 방문하는 것보다는 체험 콘텐츠가 더 각광받을 것이다. 기존 시장이 유지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려 전체적인 시장 규모가 성장할 전망이다. 

하나투어ITC
하나투어ITC

하나투어ITC의 철학은 콘텐츠 공급자다. 대형 플랫폼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결국 여행업은 플랫폼이 아닌 다양한 콘텐츠들이 모여서 시너지를 이루는 사업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체험을 전국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직원들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람’이 정말 중요한 인바운드 시대가 오고 있다. 하나투어ITC는 직원들에게 다양한 출장 기회를 주고 재택 및 유연근무를 시행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독려 중이다. 한국관광공사와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공모전과 상품기획에 참여하면서 다채로운 국내상품을 개발한 결과 코로나 기간 수익을 최대화하고 직원 능력을 배양할 수 있었다. 또 국내상품을 내국인에게 우선 판매하고 이를 기반으로 외국인 상품을 만들고 있다. 위와 같은 전략을 통해 올해 6월 한시적이지만 흑자를 냈고 7월부터 전 직원이 주5일 출근 중이다. 

하나투어ITC는 코로나 이후 국내 인바운드 영업과 해외 인바운드 영업 투 트랙 전략을 세웠다. 주한 미군 JSA투어를 단독 진행 중이고, 서울 소재 대학교 영업을 통해 연중 단기 유학생 행사도 이어가고 있다. 하나투어 법인사업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외국기업 초청행사에도 적극 나섰다. 그 결과 5월에는 프랑스 300명, 7월에는 노르웨이 100명 등 크고 작은 MICE 행사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2년간 지자체 주관 B2B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해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했고, 관광스타트업인 마이스링크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가스총회 등 다양한 글로벌 학술대회에서 참가자의 숙박·교통·여행편의를 포함한 총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매출의 70%가 국내영업에서 나오지만, 하반기 인바운드 예약이 증가함에 따라 내년에는 인바운드 매출 비중 70%를 목표로 삼았다. 현재 해외영업이 마냥 쉽지는 않지만 국내에서의 인바운드 영업을 통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매출과 채널을 만들었고 자리를 잡았으니, 인바운드 정상화 이후 시너지가 기대된다. 

 

 

국내 패키지▶승우여행사 이원근 대표
고객 중심으로 기존 상품의 틀을 깨다 

코로나 시기 국내 전문 여행사가 특수를 누렸다는 얘기가 많다. 사실 숙박 예약 OTA가 아닌 패키지 위주의 전통여행사는 큰 이득을 보기 힘들었다. 그 와중에 승우여행사는 수익보다는 수요에 중점을 두고 상품을 기획·판매해 큰 성장을 이뤄냈다. 

승우여행사 이원근 대표
승우여행사 이원근 대표

첫째로 지난 2020년 ‘안심여행’을 주제로 1인 2좌석을 주는 21석 버스 운영을 시작했다. 버스 한 대에 많은 인원을 태워 수익을 보던 방식에서 탈피해 수요를 만들었고, 프리미엄 수요에 대비해 고가여행을 기획했다. 코로나 시대 국내로 여행수요가 몰리며 우리나라도 좋은 곳이 많다는 인식이 생겨났고, 좋은 여행상품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고객이 있으리라는 예측에서였다. 1인 500만원이라는 어쩌면 말도 안 되는 팔도유람 24박25일 상품을 출시했고, 기존 울릉도 여행의 틀을 깬 70만원 이상의 3박4일 울릉도 풀패키지를 선보여 지금도 매달 2~3회 출발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익금 전부를 기부하는 ‘힘내라 울진’ 상품도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20여년간 승우여행사와 함께해 온 고객에게는 연 1~2회만 출발하는 특화된 여행을 제공하고 있다.  

승우여행사
승우여행사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힘썼다. 2021년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혁신바우처 사업에서 대형기업으로 선정돼 다소 불안정했던 시스템을 정비하고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회원관리, 포인트 관리, 홈페이지 리뉴얼 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통합된 시스템, 콘텐츠, 마케팅 삼박자가 맞물려 코로나 시기에도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행사는 판매할 상품이 있어야 하고, 상품을 구매할 고객이 있어야 하며, 고객에게 제공할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내 고객이 좋아하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가장 기초적이고 원론적인 다짐이 코로나 이후 유일한 생존법이라고 본다. 초심으로 돌아가 내 고객을 위한 우리만의 상품을 다시 만들 때다. 

 

 

국내 레저▶ 야놀자 레저/전시·티켓 유수진 마케팅팀장
엔데믹 시대, 레저가 되살아나고 있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엔데믹에 접어든 지금, 국내 레저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올 여름 성수기(6월~8월) 야놀자의 국내 레저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을 기록하며 레저 업계가 회복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극심한 수요 감소를 보였던 물놀이 카테고리 거래량은 전년 대비 324% 신장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보였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여름과 비교해도 73% 증가한 수치로, 전국 주요 워터파크 시설들이 운영을 재개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놀자 레저/전시·티켓 유수진 마케팅팀장
야놀자 레저/전시·티켓 유수진 마케팅팀장

엔데믹 전환에 따라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야놀자는 여가를 위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으로서 레저 카테고리를 적극 강화하는 중이다. 지난 7월 인터파크와 협업해 전시예매전문관을 새롭게 오픈했다. 대형 인기 전시작 단독 선예매를 선보이는 등 전문성 및 인벤토리를 강화한 결과, 신규 카테고리 오픈 2개월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전시 예매 건수가 255% 성장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야놀자는 레저·티켓 범위를 공연·전시·축제·박람회 등으로 적극 확장하며 고객의 문화 접근성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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