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비자들은 작은 소비에도 조금 더 가치 있는 쪽을 헤아린다. 자아를 실현하고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것이 여행의 원동력이 된 시대다. 여행의 색이 달라지고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자아를 실현하고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여행을 소비하는 경향을 타나내고 있다 /픽사베이
요즘 소비자들은 자아를 실현하고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여행을 소비하는 경향을 타나내고 있다 /픽사베이

 

여행사▶모두투어 조재광 이사 
MZ to X Generation

여행 수요는 방역 기준이 완화되는 수준에 따라 ‘계단형'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 여행 시장의 경우, 2019년 노재팬(No-Japan)에서 팬데믹까지 이어지며 상당 기간 수요가 억눌렸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의 자유 여행 허용, 비자 면제 등 입국 정책 완화를 계기로 수요는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급증했고, 그 중심에는 MZ 세대가 주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제 완화 직후 일본 에어텔 예약 비중은 전체의 60%까지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주요 연령층은 2030세대를 나타냈다. 

모두투어 조재광 이사 
모두투어 조재광 이사 

코로나 회복기에 2030세대 예약 비중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트렌드를 선도하고, 진취적이며, 하고 싶은 건 꼭 하는, 소비의 주역이 그들이다. 그렇다면 패키지 여행이 기성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MZ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면? 여행의 가치는 무엇이고 그들은 왜 패키지 여행을 꺼리는 걸까? 몇가지 키워드를 도출해본다. 

먼저 여행에 ‘가치있는 경험'을 접목시킨 모두투어의 ‘컨셉투어'는 지난 6월부터 출시할 때마다 완판 행진을 보이고 있다. 비록 거대한 수요가 아니더라도 패키지 여행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었다. MZ세대에게 인지도 높은 인플루언서가 상품 기획부터 참여해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일정 구성으로 함께 하는 여행의 가치, 스토리, 경험을 그들의 언어로 풀어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패키지 여행의 장점은 살리고 일정 구성의 ‘유연성(flexibility)'을 고객이 선택하는 선택형 패키지를 구현하기 위한  UI/UX 기획,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패키지 여행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MZ세대에서 촉발된 해외여행 붐이 X세대의 수요로 확장되어 여행 시장의 온전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가격보다는 가치와 만족도에 초점을 맞춘 ‘모두 시그니처 상품'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본격적으로 회복될 여행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경우 작가 동행 체코 출사여행 중 촬영 레슨 모습 / 하나투어 
김경우 작가 동행 체코 출사여행 중 촬영 레슨 모습 / 하나투어 

여행사▶하나투어 이재훈 인문학상품팀장 
패키지 여행의 미래, 테마여행 

하나투어는 여행상품에 특별한 가치를 더한 테마여행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테마여행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와 여행 전문가가 공동 기획한 테마여행은 고객의 취미나 특수한 목적 등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한다. 고전미술 전문가와 함께 르네상스 미술을 공부하고 사진작가의 작품 세계를 배우면서 작가의 꿈을 키워보고 유명 산악인과 함께 트레킹도 할 수 있다.

하나투어 이재훈 인문학상품팀장 
하나투어 이재훈 인문학상품팀장 

테마여행은 ‘실버세대는 효도여행, MZ세대는 저렴한 자유여행'이라는 고정관념도 깨고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60~70대 여행객들은 젊은 세대보다 여행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적이며, 20~30대 여행객들도 원하는 인플루언서와 함께 가치를 실현하는 여행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한 지역을 여러번 다녀왔던 여행객들이 테마여행을 통해 다시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테마여행은 앞으로 개인 맞춤화되는 등 더욱 세분화될 것이다. 특정 분야의 테마여행이 활성화되면 해당 상품은 그 지역의 기본 상품을 대체하는 등 수십년째 동일한 패키지여행도 고객 니즈를 반영한 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전망한다.

 

여행사▶노랑풍선 홍보팀 허율 차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드는 여행 

올해 국가별 입국 규제가 점차 완화되며 해외여행 소비 심리 지수를 꾸준히 상승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 노랑풍선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온라인 웹로그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수요 예측 기반을 마련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희망 여행 지역이나 출발 시기 등 변화하는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여행 트렌드를 분석해오고 있다. 

노랑풍선 홍보팀 허율 차장
노랑풍선 홍보팀 허율 차장

세대별 예약 비중을 조사한 결과 MZ세대라 불리는 2040세대 고객층의 패키지여행 예약률은 2019년 대비 약 20% 가량 증가했다. 8월에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단기간 여행을 선호하며, 휴식과 휴양은 물론이고 도심과 핫플레이스 방문 등 다양한 여행을 원한다고 답했다. 반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10일 이상의 장기간 여행을 선호하고 역사 유적지와 관광지, 산과 강 같은 자연을 찾는 여행을 원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노랑풍선은 최근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거나 방역 지침을 완화한 일본, 타이완, 홍콩 등으로 향하는 여행상품을 재정비하고 신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들은 MZ세대를 중심으로 개별여행 수요가 많았던 지역이기 때문에 중장년층을 위해 구성했던 쇼핑, 관광 일정을 소폭 줄이고, 스노클링과 카누 체험, 돌고래 투어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추가한 신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다양한 고객 유형을 반영한 테마상품 기획전과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투어마케팅코리아에 따르면 지중해, 알래스카, 카리브해 등 장거리 상품의 내년 예약이 활발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 여행신문 CB 
투어마케팅코리아에 따르면 지중해, 알래스카, 카리브해 등 장거리 상품의 내년 예약이 활발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 여행신문 CB 

크루즈▶투어마케팅코리아 세일즈 마케팅팀 조세원 부장
크루즈 여행 수요 상승곡선, 싱가포르가 리딩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방역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가족 여행객과 소규모 단체를 중심으로 크루즈 상품에 대한 관심과 예약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발코니 및 스위트 선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들이 비용보다 가치 높은 휴가를 중요시하면서다.

투어마케팅코리아 세일즈 마케팅팀 조세원 부장
투어마케팅코리아 세일즈 마케팅팀 조세원 부장

지역별로는 올 하반기 겨울 시즌을 포함해 내년에 연중 운항하게 되는 싱가포르 크루즈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예약 리드 타임이 빠른 크루즈 상품 특성상 지중해, 알래스카, 카리브해 등 장거리 상품의 내년 예약도 활발하다. 특히 23만톤 크루즈 선으로 운항 중인 서부 지중해 상품은 스테디셀러 상품으로 꼽힌다.

투어마케팅코리아는 크루즈 시장의 활성화와 여행사의 크루즈 상품 판매를 돕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여행사 대상 팸투어와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여행사 영업 마케팅 활동을 다각도로 지원 중이다. 크루즈 상품 판매에 관심이 있는 신규 여행사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더불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변화된 승선 규정을 안내하고, 상품 구성을 위한 운항 일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호텔▶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임소연 팀장 
다시 돌아온 여행을 맞이하는 자세 

지난 수년간 전 세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단어는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 아닐까 싶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잠시 쉬어가야 했지만 덕분에 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여행 업계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의미 있는 여행(Meaningful travel)’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사람들은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선한 일’을 선택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싶어하며, 단순히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그곳에 있을 때 무엇을 하느냐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임소연 팀장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임소연 팀장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2022년 글로벌 여행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사람들은 보다 의식적으로 돈을 소비하고 있으며, 여행이 야기하는 영향에 대해 모든 세대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행자들은 목적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점점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화를 의미하는 ‘넷제로’를 2050년까지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발표했다. 넷제로에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전 세계 기업과 기관들이 동참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이 직접 동참할 수 있는 ‘굿 트래블 위드 메리어트 본보이’ 를 론칭했으며, 아태지역 100여개 호텔에서 투숙객들이 로컬 커뮤니티와 직접 만나는 것은 물론 머무는 지역의 환경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습지를 복구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랑카위(Langkawi)의 숲에 맹그로브 씨앗을 심는 것부터, 모래폭풍이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인도의 사원 복구에 동참할수도 있고, 수질 개선을 돕기 위해 중국의 첸다오호(Qiandao)의 어종을 돌보는 것까지 각 호텔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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