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억눌린 수요, 최고의 경험·가격 찾아
현지 문화 체험하며 장기 체류, 모바일 중요성↑

여행은 잠시 멈춘 듯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나아가고 있었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여행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했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펼쳤다. 그 사이 소비자들의 여행도 달라졌다. 여행산업의 현재와 미래, 도전 과제는 무엇일까. 지난 1일 열린 글로벌 여행 기술&마케팅 컨퍼런스 ‘WiT(Web in Travel) Seoul 2022(이하 WiT)’에서 새로운 세계를 준비한 여행산업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편집자주>

 

WiT Seoul 2022가 11월1일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개최됐다 / 이은지 기자
WiT Seoul 2022가 11월1일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개최됐다 / 이은지 기자

팬데믹 이후 여행자들은 더 깐깐하고 똑똑해졌다. 합리적인 가격과 최고의 경험을 찾아 더 오래 고민하고,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이 늘었다. 

오늘날 여행자들은 미리 계획하고 임박해서 예약하는 경향을 띤다. 고 시티(Go City) 바이디 리(Baidi Li) 아시아태평양 커머셜 시니어 바이스 프레지던트(Commercial Senior Vice President)는 “여행자들은 항공권과 호텔 예약뿐만 아니라 현지 방역조치 등을 파악하는 등 여행지에 대해 미리 조사한다”라며 “코로나 이전 여행정보를 구독하고 예약까지 일주일이 소요됐다면 이제는 6주가 걸린다”라고 말했다. 카탈루냐관광청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평균 항공권 예약 시기는 100일 전에서 70일 전으로 줄었다. 여행을 계획하는 시기는 앞당겨진 반면, 예약을 확정하는 시기는 출발일과 임박해진 셈이다. 

오래 머무르며 현지만의 독특한 경험을 추구하기도 한다. 한국관광공사 박경숙 한류관광팀장은 “기존에는 K-POP, 한국드라마 등 하나의 테마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 한류스타가 먹는 음식, 패션 등 한국 문화 전반에 관심을 갖는 변화가 일어나면서 체류형 관광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K-POP, e스포츠 등을 공인기관에서 연수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K-컬처연수비자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관광청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인 평균 체류일이 채 3일에도 못 미쳤지만, 지금은 최소 4일로 늘어난 상태다. 

인플레이션과 억눌린 수요가 맞물린 상황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고의 경험을 찾고자하는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글로벌틱스(GlobalTix) 치 총 챈(Chee Chong Chan) 공동설립자이자 대표는 “여행자들은 현지 음식, 시장, 대중교통과 같은 현지 경험을 원하고, 일생일대의 새로운 경험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쓰고자 한다”라며 “싱가포르의 경우 2019년에 2~3일 관광패스 판매량이 상당수였고 5일 이상은 5%에도 못 미쳤지만, 현재 전체의 30% 이상이 5일 이상의 장기 패스를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액티비티와 지속가능한 관광도 화두였다. 

모바일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아마데우스에 따르면, 여행객의 80% 이상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50%가 여행관련 앱을 사용 중이다. 여행 관련 의사결정에 SNS와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의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다. 결제 과정의 간편화도 중요해졌다. 비마이게스트(BeMyGuest) 블랑카(Blanca Menchaca) 공동설립자 겸 대표는 “한국, 태국, 베트남,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신용카드보다 스마트월렛을 훨씬 더 많이 쓴다”라며 “여행업체들은 웹사이트에서 스마트월렛 기능을 제공하고 여러 화폐 단위 결제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세션 ‘Spotlight: Japan’에서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 트렌드도 소개됐다. 보복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며 주로 4~5성급 호텔에서 머무르고, 오이타 등 소도시로 향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여행자들의 장기 체류 경향이 두드러졌다. 사진 왼쪽부터 한국관광공사 박경숙 한류관광팀장, 싱가포르관광청 한국사무소 안젤린 탕 소장, 타이드스퀘어 윤민 대표 / 이은지 기자
코로나 이후 여행자들의 장기 체류 경향이 두드러졌다. 사진 왼쪽부터 한국관광공사 박경숙 한류관광팀장, 싱가포르관광청 한국사무소 안젤린 탕 소장, 타이드스퀘어 윤민 대표 /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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