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 인원 감축으로 개인 업무량 증가
더딘 매출 회복세와 경기침체에 채용 망설여
정작 충원 나서도 인재 찾기 '하늘의 별 따기'

해외여행시장 재개와 동시에 여행업계 사무실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적은 인원에 업무가 몰리고 있어서다. 경기침체로 채용을 망설이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수시채용을 진행해도 인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 픽사베이
해외여행시장 재개와 동시에 여행업계 사무실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적은 인원에 업무가 몰리고 있어서다. 경기침체로 채용을 망설이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수시채용을 진행해도 인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 픽사베이

여행업계 인력 문제가 한층 심화됐다. 코로나 시기 인력을 감축한 탓에 소수 인원에 업무가 몰리고 있어서다. 경기침체로 인력 충원에 부담감을 느끼기도 하고, 막상 채용에 나서도 인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밤늦도록 여행업계 사무실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지역·부서별로 차이는 있지만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업무는 밀려드는데 이를 감당할 인력은 부족해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일본·동남아 및 항공 부서의 업무량이 상당하다. 한 여행사 동남아 항공 담당자는 “오후 9시 이후까지 야근하는 날이 비일비재하다”라며 “상대적으로 업무 여유가 있는 다른 부서 직원들이 투입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외여행상품 홈쇼핑이 쏟아지면서 해피콜 등 사후 예약 관리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관광 인프라 정비가 완료되지 않은 지역도 많아 호텔 등 현지 수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여행업계는 예약과 매출 회복세의 간극을 지적했다. 한 종합여행사 관계자는 “팬데믹 시기 직원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송출인원은 20% 수준이지만 상담량은 60%까지 회복해 바쁠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말했다. 업무량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이에 상응하는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 상태인 것이다.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여행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부서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손이 부족해 본 업무 외에도 여기저기 지원을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인력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1/3로 줄었고 전체적인 매출 회복률은 60% 정도”라고 전했다.

인력 충원 문제를 두고 업계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적극적으로 인력 충원에 나서기도,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도 없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내년 경제 전망도 한몫했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지난 20일 “내년 상반기 경기가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며 “경기 침체로 가느냐 안 가느냐의 경계선에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해외여행시장 회복세가 더딘 데다 내년 전망까지 크게 낙관적이지 않자 채용에 부담감을 느끼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다만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는 줄이면서도 부족한 손을 돕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이라도 일부 채용하는 경우도 늘었다.

한편 구인난도 심하다. 코로나 위기를 겪은 이들이 여행업계를 기피하거나, 급여 수준이 맞지 않아 적절한 인재를 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시 채용을 진행해도 반 년 넘게 공석인 경우도 수두룩하고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느껴진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지난해 타 업종으로 이직한 전 여행사 직원 A씨는 “요즘 부쩍 예전에 함께 일했던 여행사와 랜드사에서 일자리 제의가 많이 오는데, 코로나로 외부변수에 취약한 업계 특성을 절감했고 낮은 업계 급여 수준 역시 돌아가기 꺼려지는 요소”라고 말했다.

어렵게 채용을 해도 난제는 이어진다. 직원을 교육‧관리할 여력이 없어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신입사원을 뽑아도 한두 달 안에 그만두는 일이 너무 많아졌다”며 “누군가 붙잡고 일을 가르쳐야 하는데 본인의 업무를 소화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신입사원들도 의욕이나 성취감을 얻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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