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사 IT Travel 칼럼니스트
양박사 IT Travel 칼럼니스트

IATA는 국제항공운송협회로, 가입된 항공사의 이익을 대변한다. 특히 BSP(The Billing and Settlement Plan) 운영을 통해 항공사와 여행사간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첫 번째 칼럼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해외 LCC는 대개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어 BSP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IATA에 정회원으로 가입된 항공사들은 FSC(Full Service Carrier)가 대부분이다.

가격에 좀 더 민감한 레저 수요 확보에 주력하는 LCC와 달리 FSC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한 상용 수요 유치에도 큰 무게를 둔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FSC의 경우 다양한 여행사 채널을 확보하여 항공권을 판매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상용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사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 서부의 지역들을 이동하며 방문하는 출장자의 경우 프리미엄 항공권 구매와 함께 호텔이나 렌터카를 함께 묶어 원스톱으로 구매하길 선호하는데, 이런 서비스는 여행사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IATA BSP는 가입된 항공사와 여행사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해주는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한편 LCC와 다양한 항공권 관련 플랫폼의 등장으로 IATA는 항공권의 판매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하게 됐다.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은 직접 항공권을 검색, 비교 할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플랫폼에서 바로 결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단계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이것은 항공권 판매 주체들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그들의 코어 시스템을 온라인 플랫폼에 직접 연결함으로써 보다 간편하게 더 많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 속에서 IATA는 항공사와 여행사가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BSP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을 것이다. 이를 위해 IATA NDC에서는 GDS에서 그동안 사용해왔던 EDIFACT(Electronic Data Interchange for Administration, Commerce and Transport)를 버리고 XML을 통한 API 방식을 통해 항공사의 코어 시스템(PSS)과 여행사가 직접 연결되며 지속적으로 BSP가 운영되는 방법을 채택하게 됐다.

IATA가 NDC를 구상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FSC 역시 LCC처럼 부가서비스 판매를 자체 항공사 웹사이트를 통해 확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항공사가 지향하는 이러한 판매 전략과는 달리 기존의 시스템에서는 GDS를 통한 부가서비스 판매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GDS사들은 각각의 항공사의 판매 전략에 발맞추어 항공 IT시스템을 개발하고 GDS를 지원해 주어야 하지만 전 세계 항공사들의 각기 다른 요청을 모두 반영하여 제작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예를 들어 A항공사는 라이트 운임의 경우 기내 수하물은 유료, 위탁수하물 하나가 무료이며 다른 B항공사는 같은 운임이지만 기내수하물은 무료, 모든 위탁수하물은 유료로 운영된다고 가정해보자. GDS사는 통일된 기준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수정해야만 한다.

물론 현재 GDS 시스템에서 Branded fare가 제공되는 항공사는 EMD(Electronic Miscellaneous Document)를 통해 일부 부가서비스를 판매할 수도 있긴 하지만 추가로 별도 구매를 하거나 이를 취소, 재발행 해야 하는 경우에는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즉 지금의 GDS는 항공사의 부가서비스 상품 판매를 위해 최적화된 환경 제공이 아닌 단순한 서비스 지원 정도의 영역에서 운영되어오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결국 IATA는 항공사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부가서비스 상품들이 여행사를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다이내믹하게 판매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함과 동시에 항공사와 여행사간의 안정적이고 편리한 정산이 BSP를 통해 유지되도록 하는 새로운 구상에 이르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구상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 칼럼을 통해 이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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