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하나투어 김진국‧육경건 대표 등 리더급 이동 증가
"연봉 30% 올려주겠다"…스카우트 명단 만들어 접촉

여행업계 내 핵심 인력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오랜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춘 전문 인력을 두고 각 업체들의 물밑 작업이 치열하다.

여행업계 핵심 인력의 이동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될 조짐을 나타냈다. 해외여행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한 야놀자와 여기어때부터 노랑풍선·교원투어·인터파크·마이리얼트립 등 기존 업체들까지 적극적으로 인력 보강에 나서면서다. 이들 업체는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는 물론 사업 본부를 총괄하는 주요 보직에도 타사 출신의 임원들을 하나둘 영입했는데 이런 움직임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여행업계의 핵심 인력 쟁탈전이 치열하다. 특히 리더급 인력을 확보하려는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 픽사베이 
여행업계의 핵심 인력 쟁탈전이 치열하다. 특히 리더급 인력을 확보하려는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 픽사베이 

특히 리더급 이동이 두드러졌다. 우선 지난해 2월 전 하나투어 김진국 대표가 노랑풍선 대표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올해는 전 하나투어 육경건 대표가 마이리얼트립에 B2B CIC 대표로 합류했다. 또 전 타이드스퀘어 신정호 부사장은 현재 인터파크 마케팅그룹 그룹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하나투어의 사령탑이 연달아 타사로 거취를 옮긴 점을 의미 있게 보고 있다. 하나투어에서 오래 몸담았던 인력들도 하나둘 타사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생겼기 때문이다.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인터파크 염순찬 투어패키지사업그룹장을 비롯해 하나투어 출신의 리더가 팀을 이끌고 있는 경우를 주요 여행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자연스레 하나투어의 '인력 유출'이 향후 어떤 여파를 미칠지 궁금해하는 시선도 늘었다.

핵심 인력의  몸값은 높아지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리더급 자리에 스카우트를 제안할 때 기존 연봉보다 평균적으로 30%, 또는 그 이상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 정도면 망설일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같은 파격적인 스카우트 조건은 여행사들의 급여 체제와도 연관이 있다. 다른 업계와 비교하면 여행사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낮은 편인데다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는 곳들의 경우 기본급을 더 낮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성과급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길어지며 실제 급여 격차는 더 벌어졌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기존 여행사 직원들의 기본 급여가 낮은 편이라 스카우트를 제안하는 쪽도 부담이 덜한 분위기”라며 “좋은 조건을 받고 이직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타사로 떠난 전 동료의 연락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서로가 ‘웃픈’ 이야기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력 확보에 많은 공을 들이는 업체로는 자본력을 갖춘 야놀자와 야놀자의 자회사로 편입된 인터파크, 트리플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야놀자는 아예 부서별로 스카우트 명단을 만들어 인력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해외여행 상품뿐만 아니라 항공, 호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여행사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항공사 등 여러 분야의 전문 경험을 가진 이들이 물망에 올랐다”고 밝혔다.

리더급 핵심 인력의 이동은 기업의 역량에 직접적이고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핵심 인력 한 사람의 이동만으로도 여파가 큰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측근들까지 함께 이동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당분간 뺏으려는 자와 뺏기지 않으려는 자의 눈치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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