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사 IT Travel 칼럼니스트
양박사 IT Travel 칼럼니스트

IATA가 NDC를 통해 새롭게 제시하고자 하는 것과 GDS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특히 글로벌 테크기업인 베르테일(Verteil), Duffel과 같은 NDC Aggregator를 통해 다수의 항공사와 여행사가 연결되는 방법 그 자체만 본다면 기존 GDS와 큰 차이가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항공권 유통에 대한 최초의 접근 방식부터 깊게 들여다보면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항공권 판매의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점 때문이다. 항공권 판매가 항공사의 PSS(Passenger Service System)를 통해 이뤄지는지 아닌지에 따라 NDC이거나 GDS로 나뉘게 된다.

둘 사이의 근본적 차이에 대해 심도 있는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GDS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GDS가 사용되기 전 1970년대의 항공권 판매 및 정산의 전반적인 과정을 짧게 상상해보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과거 고객은 항공권을 구매하기 위해 여행사를 직접 방문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여행사 직원은 전 세계 항공권 스케줄과 가격이 적혀 있는 책자에서 고객의 목적지로 가는 항공편의 가격과 스케줄을 찾아 확인해준다. 고객이 특정 항공사의 스케줄과 요금을 선택하면 직원은 해당 항공사에 전화를 하여 좌석 구매 가능 여부를 확인한 후 항공권의 운임, 수수료 등을 계산하여 종이 항공권을 발권하게 되고 고객은 금액을 여행사에 지불한다. 이와 같은 과정으로 다양한 항공사의 항공권을 판매한 여행사 직원은 IATA BSP가 지정한 은행을 방문하여 일정 기간 동안 발권한 항공권 영수증들과 커미션 수수료 등이 제외된 총 금액을 제출한다. 이후 IATA는 이렇게 입금된 금액을 발권이 이뤄진 여러 항공사로 분배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정산 과정 중 발생할 수도 있는 여행사 부도 등의 위험을 막기 위해 여행사들에게 은행담보를 요구하거나 발권할 수 있는 항공권 숫자를 제한하는 등의 방식으로 관리를 했다.

조금 비약이 있긴 하지만 위의 여행사 직원이 했던 업무처리 단계들을 그대로 옮겨 하나의 시스템으로 전환시킨 것이 지금의 GDS라고 볼 수 있다. GDS는 운임과 스케줄 등의 외부 데이터를 하나로 끌어 모아 집중시킨 플랫폼으로 운임의 경우 항공사 운임 데이터 집합처인 ATPCO에서 가져온다. 스케줄 데이터는 OAG 또는 Cirium과 같은 외부 소스를 통해 불러오고 좌석 인벤토리 관련 정보는 항공사의 PSS 중 CRS(Computer Reservation System)를 통해 확인한다. 이처럼 GDS는 각각 흩어져 있는 데이터들을 모아 항공사와 여행사 사이의 안정적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중앙 시스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항공권 판매를 할 수 있도록 IATA가 인증한 여행사는 항공권을 직접 발행할 수 있고 고객의 결제가 이루어지면 GDS와 연계된 페이먼트 수단을 사용하여 항공권 발권은 완료된다. 이후 과거와 마찬가지로 IATA는 Clearing House를 통해 정확하고 안전하게 항공권 금액 및 수수료를 항공사 및 여행사로 정산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GDS는 모아둔 각 개별 데이터의 집합처가 다 다르게 존재하다 보니 요즘같이 급변하는 항공권 가격을 실시간으로 조정하여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NDC는 항공권 운임, 스케줄 정보, 인벤토리를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항공사의 PSS 중 CRS에서 티켓팅을 한다는 점에서 바로 GDS와의 결정적인 차이를 갖는 것이다. 물론 NDC의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정산 및 여행사 담보 관리는 여전히 IATA 가 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NDC를 통해 항공사는 예약 상황에 따라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을 즉각적으로 실행하여 구매 촉진을 유도해 본다거나 라운지 쿠폰 등을 할인 판매하는 하는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해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항공사의 CRS는 API를 통해 여행사와 직접 또는 비용을 고려하여 Aggregator를 통해 연결할 수도 있다. 여행사가 단순히 항공권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좌석 업그레이드, 기내식, 선호 좌석 지정, 추가 수하물 등의 부가 상품들도 판매하여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IATA NDC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이어가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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