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사 IT Travel 칼럼니스트
양박사 IT Travel 칼럼니스트

NDC 체제의 도입과 함께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GDS 및 항공 IT 테크 회사들은 어떤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 NDC 콘텐츠들을 여행사를 통해 판매하기 위해서 항공사들은 원칙적으로 각 여행사들을 연결해줄 IT 개발이 필요하다. 즉, 한 항공사가 100개의 여행사를 연결하려면 100번의 IT 개발을 진행해야한다는 의미인데 모든 항공사들이 개별 여행사들과 이런 연결을 수없이 반복한다는 것은 시장에 큰 비효율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의 항공사와 여행사들의 연결을 한 번에 모아주는 Aggregator가 필요해지며 이를 통해 분산된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물론 NDC와 더불어 IATA가 Aggregator까지 제작하여 배포한다면 보다 빠르게 NDC가 시장에 안착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IATA의 본업은 항공 업계에 기준을 세우고 정책을 만들어 시장 질서를 유지해 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기에 상업성을 목적으로 하는 상품 개발을 하고 있지 않다.

바로 이러한 배경 속에서 아마데우스, 세이버, 트래블포트 등은 항공사를 위한 NDC IT Provider 및 Aggregator 사업으로 전환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이 회사들은 GDS 회사로 이미 크게 자리매김했기에 이러한 변화가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이 회사들이 단지 GDS만을 주사업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글로벌 테크사들의 조직은 크게 항공사 솔루션(Airlines solution), 여행사를 위한 GDS, 그 외 호텔‧렌터카 등을 위한 호스피탈리티 솔루션(Hospitality solution) 이렇게 세 분야로 나뉘며 한국의 일반적인 조직 운영과는 다르게 각 부문은 하나의 독립적인 회사처럼 개별적으로 운영된다. 특히 이들 회사들에게 있어 Altea나 Sonic 같은 항공사의 PSS 사업도 GDS 사업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현재 항공사 솔루션 부문에서는 항공사와 함께 PSS를 NDC 환경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NDC 도입과 함께 시작된 글로벌 테크사들의 움직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세이버의 경우 farelogix라는 aggregator 기술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을 인수해 NDC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farelogix는 결국 Accelya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회사에 인수되었다. 반면 아마데우스의 경우 항공사 솔루션 부문에서는 Altea NDC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각 항공사의 PSS(Passenger Service System)가 NDC의 ‘Offer & Order management’가 가능하도록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각 테크사들의 GDS 부문에서는 실제 NDC가 완전히 자리를 잡아가는 그 기간 동안 GDS를 통해서 부분적으로 NDC 콘텐츠를 판매하는 전략을 세웠고 이를 위해 Amadeus NDC—X, Sabre Beyond NDC, Travelport+ 등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편 글로벌 테크사뿐만 아니라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도 IATA NDC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을 때 NDC Aggregator 또는 항공사 IT Provider에 도전했다. 글로벌 테크사들의 경우 규모가 크고 기존의 GDS를 벗어나지 어려워 NDC 구축의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실제 NDC Aggregator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항공사 PSS에 대한 전문성과 IATA BSP와의 호환성을 구축하는 능력이 중요했고 이 부분에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고 도태되기도 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뒤펠(Duffel), 베르테일(Verteil) 등의 회사들이 NDC 테크놀로지로 다수의 항공사들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베르테일은 항공사에게는 다소 생소한 IFG(IATA Financial Gateway)를 통한 BSP 정산과 여행사들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VDC 웹 어플리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2023년 말까지 대략 전 세계 60여개의 항공사가 베르테일을 통해 NDC 콘텐츠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하며 일본 JTB의 경우 베르테일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 NDC 콘텐츠를 이미 공급받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항공 및 여행 테크 기업들은 발 빠르게 NDC 체계를 이미 준비해 나가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적응해 나가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징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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