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비만 1억원 상당…랜드사 부담 비중 커져
인솔자에게도 데포짓 요구, 불합리한 투어피

홈쇼핑 상품에 대한 비용 부담이 급기야 인솔자들에게도 번지고 있다. 십시일반으로 방송비를 모아 지원하고 모객 후 행사를 하게 되면 여행사나 랜드사로부터 다시 돌려받는 식인데 리스크가 큰데다 투어피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우려의 시선이 많다.

업계에 따르면 적당한 시간대의 홈쇼핑 방송비는 1억원 언저리로 상당한 수준이다. 방송비가 부담스러운 여행사들은 일부 비용을 랜드사에게 나눌 것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랜드사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방송비가 오르면서 요즘은 랜드사들이 부담하는 방송비가 더 많아지기도 했다”며 “방송비 100%를 모두 랜드사에게 전가한 여행사도 있다”고 토로했다.

                 홈쇼핑 방송비 부담이 여행사에서 랜드사에 이어 인솔자에게도 내려오고 있다 / 픽사베이 
                 홈쇼핑 방송비 부담이 여행사에서 랜드사에 이어 인솔자에게도 내려오고 있다 / 픽사베이 

홈쇼핑 비용에 대한 부담은 먹이사슬처럼 내려와 급기야 유럽 인솔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관계자는 “인솔자들에게 일감을 주는 조건으로 데포짓 개념으로 수천유로를 받아 방송비로 충당하고 모객 후 돌려주는 일이 관행처럼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인솔자에게 상납금처럼 직접적인 돈을 요구하는 여행사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여기에 언급된 일부 여행사들은 본지의 사실확인 요청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불합리한 투어피(Tour fee)도 문제다. 특히 랜드사에서 선정한 인솔자들이 비용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한 인솔자 관계자는 “홈쇼핑 상품은 가격 경쟁도 치열해 상품가에 인솔자나 가이드 비용을 포함할 수 없는 구조가 많다”라며 “행사 중 옵션이나 팁으로 남긴 수익을 인솔자뿐만 아니라 현지 가이드(드라이버)는 물론 행사를 준 랜드사와도 나눠야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상품의 질과도 직결된다. 마진을 남기기 위해 옵션과 쇼핑 등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경우가 잦아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인솔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는 여행사들의 책임이 크다”며 “소비자들도 옵션이나 쇼핑 없는 양질의 여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과도한 홈쇼핑과 저가 경쟁을 자제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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