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부도 코로나19 위기 경보 '경계'로 하향
여행심리 회복에 긍정적…인력 부족‧인프라 등 문제
정부 지원도 필요, 심층 연구 통해 과학적 지침 구현

5월5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를 해제하고 엔데믹을 선언했다. 지난 2020년 3월 펜데믹 선언 이후 3년2개월 만이다. 이는 길고 길었던 코로나19와의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니 코로나19의 가장 큰 직격탄을 맞았던 항공‧여행업계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당연하다. 하지만 체력이 약화된 중소 업체들은 여전히 시간이 더 필요하며,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를 해제하고 엔데믹을 선언했다 / 픽사베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를 해제하고 엔데믹을 선언했다 / 픽사베이 

WHO에 이어 우리나라 정부도 움직였다. 정부는 지난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를 5일 ‘권고’로 조정하고, 입국 후 PCR 검사에 대한 권고마저도 해제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을 인정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해외여행에 큰 걸림돌이었던 코로나19 검사, 백신 접종 등의 의미가 이미 희미해진 상태였지만 정부의 공식적인 메시지와 제도적 변화는 소비자들의 여행 심리 회복에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여행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여행산업의 생태계가 심각하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여행사와 항공사, 호텔은 물론 공항, 버스, 가이드 등 산업 전반적으로 인력 부족 문제는 장기화로 이어지고 있고 여전히 재정비가 필요한 각종 제도와 인프라들이 많아 완전한 회복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항공‧여행산업 회복을 위해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 대부분은 수요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중소 여행사업체들은 체력을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아쉽다는 지적이다 / 픽사베이 
정부가 항공‧여행산업 회복을 위해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 대부분은 수요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중소 여행사업체들은 체력을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아쉽다는 지적이다 / 픽사베이 

올해 항공‧여행산업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제도와 정책 대부분이 기존의 지원 기조에서 벗어나 수요 증진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은 그래서 아쉬움을 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도 관광진흥개발기금 운용 계획을 살펴보면 대부분 사업들이 K-컬처를 기반으로 방한 외국인 유치,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와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편성돼 있다. ‘관광시장의 빠른 회복을 위한 금융지원 사업’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융자금 지원에 그친다. 문관부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금 상환 시기를 1년간 유예해주고 금리 감면 등 특별 지원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해당 지원 사업들이 모두 종료된 상황이다. 게다가 융자 금리마저 껑충 올랐다. 올해 상반기 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 기준 금리는 4.01%(일정 요건 충족시 1.25%p 우대)로 작년 1분기 2.25%에 비해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아직 수요가 100% 회복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특히나 융자지원이 절실했던 중소 여행사업체들은 체력을 제대로 회복할 틈도 없었기 때문에 곡소리가 크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끝났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바이러스가 등장할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사례를 토대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WHO가 엔데믹을 인정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팬데믹으로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수많은 개인들에게 재앙을 안겼다. 앞으로 새로운 바이러스가 등장하더라도 생태계를 덜 파괴하며 효과적으로 공중 보건을 관리할 수 있도록 팬데믹의 교훈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펜데믹 기간 동안 무엇이 효과가 있었고, 무엇이 효과가 없었는지 분석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일관된 지침을 새롭게 구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한편 11일 기준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입국 조치를 해제한 국가‧지역은 114개로 한국인 여행객들이 주로 여행하는 지역 대부분이 해당된다. 61개 국가‧지역은 조건부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데 검역 조치나 권고 사항 등이 미미해 사실상 코로나19 이전만큼 자유로운 출입국이 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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