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관광학과 김성은 교수
경북대 관광학과 김성은 교수

5월은 가정의 달. 어느 때보다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최근 발간된 행복 보고서들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주관적 행복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를 차지했고, 특별히 어린이 청소년의 행복지수에서는 꼴찌를 차지했다. 한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순위에서 10위를 차지할 만큼 경제 대국이 되었지만,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하루에 30분도 안 될 만큼 우리의 삶은 바쁘고 여유가 없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쉬운 방법 중 하나는 가족 여행이다. 여행이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 있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실증적으로 증명되었다. 특별히 가족이 함께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고 시간을 보낼 때 행복, 만족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여행은 가족 간의 관계향상과 유대감 및 의사소통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가족 여행을 조금 더 의미있고 행복한 경험으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 입장을 정해야 한다.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사람은 누구나 어느 입장을 정하면 그러한 입장이나 태도를 일관성 있게 행동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가족 여행을 하기 전 우리는 '가족 모두를 위한 여행'을 할지 '자녀를 위한 여행'을 할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 놀이공원에 가보면 아이들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다가 부부끼리 또는 자녀들과 갈등을 보이는 가족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다. 여행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비일상성이다. 자녀의 즐거움에만 초점을 맞춰 부모에게는 익숙한 환경과 익숙한 경험을 할 때 부모들은 여행에 흥미를 갖기 어렵다. 부모가 가족 구성원 모두를 위한 여행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정하고 부모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보다는 흥미를 유발하고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여행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아이들은 어디에서나 잘 적응하고 놀잇감을 만들어 내지만 항상 문제는 어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두 번째 , 가족여행을 위한 새로운 임시규칙을 정해보자.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법>의 저자 프라이어 파커는 모임을 위한 특별한 임시규칙은 우리가 비일상적 공간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우리의 모임을 더욱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고 말한다. 우리는 하루에 평균 150번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한다. 이러한 습관은 가족 여행에서도 나타나며 우리는 여행지에서조차 각자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가족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여행 기간 동안 스마트폰을 꺼놓거나 사용시간을 정해 놓는 임시규칙을 만듦으로써 우리의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 여행 또한 일자별로 드레스코드를 정하거나 가족사진을 찍을 때 특정한 포즈를 취하기로 임시 규칙을 만들어 봄으로써 우리의 가족 여행을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여행의 전과 후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어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행경험을 통해 얻게 되는 행복감의 지속 시간은 평균 2개월이라고 한다. 우리는 실제 여행 시간뿐만 아니라 여행을 가기 전 설렘을 갖고 여행을 계획할 때, 그리고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을 회상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여행은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은 순간 시작된다. 예를 들어 여행지에 대한 여러 정보를 탐색해 보는 것은 여행의 기대감을 더욱 올릴 수 있다. 특별히 여행준비에 자녀들이 더욱 많이 관여하게 함으로써 여행을 통한 자녀의 행복감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또한, 여행지에서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남기어 여행 후 가족끼리 공유하고, 여행지만의 특별한 기념품을 서로에게 선물하는 것은 여행 후에도 가족 구성원의 여행 만족감을 더욱 지속시켜 줄 것이다.

1년 중 여행하기 가장 좋은 달 5월, '가족을 위한 최고의 선물' 가족 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경북대학교 관광학과 김성은 교수 sekim@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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