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항만 점검으로 여객선 운항 재개 미뤄져
양국 간 외교 갈등이 최대 악재, 관건은 관계 개선
4월까지 화물 수송 실적도 감소해 이중고로 시름

한중카페리 여객선 운항 재개가 불투명해졌다. 한중간 외교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픽사베이
한중카페리 여객선 운항 재개가 불투명해졌다. 한중간 외교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픽사베이

한중카페리 여객선 운항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꺾였다. 지난 3월 해양수산부가 한중카페리 여객선 운항 정상화를 발표한 후 선사들은 여객 운송 준비에 들어갔지만, 중국 당국이 항만 점검 등을 이유로 호응하지 않아 아직까지 실제 운송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중국 입국 전 PCR 검사 의무가 폐지됐고 한-중 양국 간 관광비자 발급도 가능해졌지만, 뱃길을 이용한 여행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지난 3월, 해양수산부가 3월20일부터 한중카페리 여객 운송을 재개한다고 발표한 뒤 인천항에서는 여객 출입국 시뮬레이션이 진행됐고, 일부 한중카페리 선사들은 4월부터 여객선에 근무할 직원을 채용하는 등 여객선 운항 재개를 향한 긍정적인 움직임이 일었다. 하지만 해수부 발표 후 두 달이 지난 지금도 한중 여객선 뱃길은 꽁꽁 얼어붙었다.

재개 시기마저 불투명하다. 한중카페리협회에 따르면 긍정적이었던 3월과 다르게 현재는 한중 항로 운항과 관련한 소소한 정보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당초 일부 선사들은 5월 재개를 전망했지만, 중국의 항만 점검으로 여객선 재운항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 지난달 운항 준비에 나섰던 한 한중카페리선사 관계자는 “선박 점검, 객실 청소 등 준비를 끝내고 운항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지금은 한중 외교 문제로 여객선 운항이 언제쯤 가능할지 가늠이 안 된다”라고 밝혔다.

운항 재개 불발의 표면적인 이유는 중국 항만당국의 안전 점검이다. 하지만 그 내막에는 한중간 외교 갈등이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다. 특히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타이완 관련 발언 이후 한중 외교 관계가 냉랭하게 돌아섰다. 몇몇 선사는 중국에서 진행하는 안전 검사를 마쳤으나 아직도 검사를 받지 못하고 기다리는 곳도 있다. 신규 인력을 채용했던 업체 중 한 곳은 어쩔 수 없이 휴무를 권고하기도 했다.

카페리를 이용한 양국간 여행 활성화는 물거품이 됐다. 중국 여행업계는 카페리를 이용한 한국관광 상품을 준비해 모객했으며, 한국 카페리선사들도 아웃바운드 단체여행을 예약받았다. 그러나 여객선 재개가 미뤄지면서 양쪽 모두 여행팀이 취소되고 있다. 한 한중카페리선사 관계자는 "현재는 중국 별지비자로 입국이 가능한 지역도 적고, 여객선 운항도 안 돼 어려운 상황”이라며 “항저우 아시안 게임이 시작되는 9월에 맞춰 여행객을 모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이와 관련해 “항만별로 안전진단이 완료되면 운항을 재개할 것이라는 중국 측의 답변을 받았다”라며 “안전에 집중해서 점검하다 보니 시기가 늦춰지고 있지만, 올해 안에는 여객선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지난 24일 답변했다. 관건은 한국이 중국의 자국민 해외 단체여행지에 포함되는 것이다. 한중카페리협회관계자는 “여객선 재운항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건 한국에 대한 중국인 단체여행”이라며 “단체여행지에 한국이 포함되면 그 다음 단계로 카페리 여객선 운항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중카페리 화물 수송 실적도 감소해 선사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중카페리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화물 수송 실적은 총 17만5,343TEU로 전년도 동기간(20만2,089TEU) 대비 13.2% 감소했다. 한중간 냉기류로 인한 한국 제품 불매운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생산기지가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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