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까지 현지 제반시설 복구…정상적 여행 어려워
항공사‧호텔도 무료 취소에 이어 당분간 운영 중단해

5월22일 슈퍼 태풍 ‘마와르’가 괌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괌 여행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괌 현지에 발이 묶였던 한국인 여행객들은 5월29일부터 순차적으로 귀국했지만 호텔 및 도로 등 제반시설이 크게 파손되면서 당분간 괌 여행시장은 직격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5월22일 슈퍼 태풍 '마와르'가 괌을 휩쓸고 지나가며 괌 여행시장에 직격탄을 안겼다 / 픽사베이 
   5월22일 슈퍼 태풍 '마와르'가 괌을 휩쓸고 지나가며 괌 여행시장에 직격탄을 안겼다 / 픽사베이 

이번 태풍으로 인한 괌의 피해 규모는 5월31일 기준 아직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다. 하지만 괌 데일리 포스트(The Guam Daily Post) 보도에 따르면 수백명의 현지인들이 집을 잃었고, 기름과 식수를 얻기 위해 몇 시간을 기다려야하며, 마트나 약국, 식당 등도 모두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인 여행객들도 괌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 태풍 직후 현장 사진과 영상을 여럿 공유했다. 나무가 뽑혀 도로를 막고 있거나 특급 호텔마저도 침수·파손된 모습 등으로 미루어보면 피해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5월30일 기준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가 “전력 및 수도 서비스가 복구되는 데 약 3~4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발표한 만큼 괌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정상적으로 가능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괌 현지 제반시설이 크게 파손돼 정상적인 여행이 가능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진은 투몬 비치 근처 쇼핑몰 거리 / 여행신문 CB 
태풍은 지나갔지만 괌 현지 제반시설이 크게 파손돼 정상적인 여행이 가능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진은 투몬 비치 근처 쇼핑몰 거리 / 여행신문 CB 

이에 따라 태풍은 지나갔지만 당장 출발을 앞둔 여행객들은 줄줄이 취소 행렬을 이루고 있다. 정상적인 여행이 가능하지 못한 상황에서 여행사와 항공사, 호텔들도 대부분 6월 말까지 무료 취소를 진행 중이다. 하나투어는 “괌 항공권이 포함된 패키지, 에어텔, 허니문 등 괌 상품에 대해 최대 6월30일까지 취소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며 “다만 호텔과 항공사마다 규정이 제각각이고 내용도 계속 바뀌고 있어 수시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괌 노선을 운항하던 항공사들도 당분간 운항을 중단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제주항공은 6월30일까지, 진에어는 6월28일까지, 티웨이항공은 6월26일까지 출발하는 괌 항공권에 대해 환불 및 변경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해당 기간 내 비운항하기로 5월31일 결정했다. 5월29일부터 괌 공항 운영이 재개되긴 했지만 비상 운영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괌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 대부분이 여행 목적인만큼 당분간 운항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서다. 현지 대부분의 주요 호텔들도 최소 6월 중순까지는 체크인이 어렵다고 보고 취소수수료를 면제하는 한편 신규 예약도 받지 않고 있다. 다만 각 호텔마다 기간과 규정이 제각각이라 당분간 호텔과 여행사, 소비자 간에 취소를 둘러싼 크고 작은 혼동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는 이번 태풍 여파가 여름 성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픽사베이
             여행업계는 이번 태풍 여파가 여름 성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픽사베이

여행업계는 이번 태풍으로 사실상 여름 성수기까지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괌은 지리적인 이유로 자연재해로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 속도가 느린 편이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6월까지 생활 제반시설이 복구된다고 하더라도 100% 정상적인 여행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라 7~8월 예약자들도 취소를 고민하는 분위기”라며 “여름휴가를 준비하는 신규 예약 수요도 다른 목적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항공사들도 현지 복구 현황에 따라 운항 재개 시점을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항공이나 호텔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시점에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괌 여행을 계획하는 수요는 당분간 찾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사이판도 덩달아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통상적으로 괌과 사이판을 비슷한 시장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사이판은 이번 태풍에서 한발 빗겨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지가 태풍 피해지역으로 형성돼서다. 사이판 현지 여행사는 “태풍 전후로 투어와 통행이 일부 통제되긴 했지만 현재 마나가하섬 투어, 호핑투어 등 모든 투어들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괌‧사이판을 묶어 보는 경향이 커 사이판 여행도 기피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토로했다.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번 태풍으로 현지에서 발이 묶인 여행객을 지원했다 / 픽사베이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번 태풍으로 현지에서 발이 묶인 여행객을 지원했다 / 픽사베이

한편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번 태풍으로 현지에서 발이 묶인 여행객을 지원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행사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항공 일정 변경, 취소 등에 대해 보상의 의무가 없지만 도의적 차원에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류비와 케어 서비스를 진행했다. 여행사마다 지원 범위나 내용은 상이하지만 교원투어, 노랑풍선, 모두투어, 참좋은여행, 하나투어 등은 1박당 5~20만원을, 인터파크는 숙박비 전액을 지원하며 재난 속 각사의 고객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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