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한국에 첫 대사관 설립, 경제‧인적 교류에 '힘'
‘Green & Boutique’ 슬로건…지속가능한 여행 강조

슬로베니아가 한국과 경제‧인적 교류를 확대한다. 특히 관광산업을 중요한 국가 산업으로 평가하고 긴 호흡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6월 말 처음으로 주한슬로베니아대사관을 설립하고 앞으로 한국 관광업계와 긴밀하게 협업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주한슬로베니아대사관 예르네이 뮐레르(Jernej Müller) 대사를 지난 14일 만났다.

주한슬로베니아대사관 예르네이 뮐레르(Jernej Müller) 대사는 “슬로베니아는 2028년까지 ‘Green & Boutique’를 슬로건으로 삼고 여행객을 맞이하기 위한 전략들을 수행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손고은 기자
주한슬로베니아대사관 예르네이 뮐레르(Jernej Müller) 대사는 “슬로베니아는 2028년까지 ‘Green & Boutique’를 슬로건으로 삼고 여행객을 맞이하기 위한 전략들을 수행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손고은 기자

-한국에 처음 대사관이 설립됐다. 어떤 의미인가.

한국에는 지난해 8월 초대 대사로 부임했다. 여러 가지 행정 절차를 거쳐 공식 오픈일은 올해 6월 말로 예정돼 있다. 슬로베니아는 관광산업을 주요 국가 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슬로베니아를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은 393만명으로 2021년 대비 114.8% 증가했으며, 관광수입은 29억유로(한화 약 4조200억원)에 달했다. 한국인 방문객의 경우 2019년 약 20만명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 크게 위축됐다. 주한슬로베니아대사관은 한국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만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 관광업계와 가까운 곳에서 스킨십을 이어가고 싶다.

 

-여행 목적지로서 슬로베니아를 소개한다면.

슬로베니아는 녹색 국가(Green Slovenia)라고 표현할 수 있다. 국토의 약 60%가 숲으로 1/3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녹색 산림 지역이다. 환경을 해치지 않는 지속가능한 여행에 무게를 두고 자연과의 교류를 중요시하는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는 나라다. 특히 수도인 류블랴나는 유럽 녹색도시로도 정평이 나 있다. 또한 인구 약 200만명의 작은 나라다. 하지만 여행하기에 작은 나라라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자연 속에서 즐기는 스키, 낚시, 자전거, 하이킹 등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다양하다. 도시 곳곳이 접근성이 좋아 아침에는 스키를 타고 저녁에는 바닷가에서 산책을 하는 식의 다채로운 여행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슬로베니아(Slovenia) 이름에는 ‘Love’가 포함돼 있다.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 매우 사랑스러운 나라다. 류블랴나 역시 ‘사랑스러운(Beloved)’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슬로베니아는 2028년까지 ‘Green & Boutique’를 슬로건으로 삼고 여행객을 맞이하기 위한 전략들을 수행해나갈 예정이다. 슬로베니아가 녹색 국가라는 의미와 함께 작지만 고급스럽고 알찬 여행지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이건 아마 2시간을 이야기해도 모자랄 주제다(웃음). 다만 슬로베니아 사람들은 자연과의 소통과 교류를 중요시하고, 자연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전기차, 전기버스, 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데 익숙하고 자연에서 직접 공수한 신선한 식재료를 선호하는 등 슬로베니아를 여행하다 보면 다양한 삶의 방식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시민의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슬로베니아 국가 차원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한 한 가지 사례를 알리고 싶다. 매년 5월20일은 UN이 지정한 ‘세계 벌의 날’이다. 세계 벌의 날은 2015년 슬로베니아가 UN에 발의했고, 2017년 공식으로 제정됐다.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꿀벌을 보호해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양봉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이 약 70%에 달할 정도로 양봉산업과 친숙하다. 주한슬로베니아대사관도 이러한 정신을 이어와 현재 대사관 옥상에서 꿀벌을 기르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세계 벌의 날을 발의한 국가다. 주한슬로베니아대사관은 이러한 국가적 정신을 이어와 대사관 옥상에서 꿀벌을 기르고 있다 / 손고은 기자 
슬로베니아는 세계 벌의 날을 발의한 국가다. 주한슬로베니아대사관은 이러한 국가적 정신을 이어와 대사관 옥상에서 꿀벌을 기르고 있다 / 손고은 기자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나 액티비티가 있다면.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은 물로 이뤄진 아름다운 블레드 호수(Lake Bled), 류블랴니차강을 끼고 있는 수도 류블랴나, 지중해와 구시가지의 풍경을 담은 피란(Piran) 등 여럿이다. 또 슬로베니아에는 특별한 지하 동굴이 있다. 포스토이나 동굴(Postojna Cave)인데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곳이다. 이곳에서만 서식하는 용의 형상을 닮은 ‘인간 물고기(Human Fish)’도 만나볼 수 있어 특별함을 더한다.

그밖에 슬로베니아는 와인으로도 유명한 나라다. 마리보(Maribor)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도 있다. 그만큼 와인 역사가 깊은 나라로 대부분의 와인이 슬로베니아 안에서 소비돼 수출량이 적었다. 하지만 슬로베니아 와이너리들은 이제부터라도 훌륭한 와인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수출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오렌지 와인의 인기가 높다. 한국에서도 슬로베니아 와인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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