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비스·인터파크트리플 등 국내에도 상용화
NDC API 연동은 부담 … GDS 솔루션도 활용
대한항공 NDC 개발…도입 방향·전략에 시선

항공업계에 NDC(New Distribution Capability) 물결이 거세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NDC 개발은 멈추지 않았을 만큼 진심이다. 2023년, NDC의 좌표는 어디쯤일까.

NDC가 뭐길래 

NDC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2015년 개발한 항공권 유통 시스템의 새로운 데이터 표준이다. 다양한 운임의 항공권부터 부가서비스까지 항공사가 판매하는 상품을 여행사(OTA), 플랫폼 등 모든 판매 채널에 실시간으로 유통하는 한편 GDS를 통하지 않고 직접 판매하는 구조로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고안됐다. 초개인화 시대의 길목에서 항공권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요소만 골라 담을 수 있도록 더욱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NDC 도입에 힘을 실었다. 

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일부 외국항공사들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루프트한자독일항공, 콴타스항공, 싱가포르항공, 아메리칸항공, 에어프랑스, 카타르항공 등이 NDC 상용화에 앞장섰다. 이들 항공사들은 GDS를 통해 발권할 경우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거나 NDC API를 이용하면 볼륨 인센티브(VI)를 제공하는 등 당근과 채찍 정책을 쓰며 NDC 도입을 독려해왔다. 

NDC에 대해 반신반의했던 국내 여행업계에도 변화의 물결은 조용하지만 뚜렷해졌다. 우선 투어비스, 인터파크트리플 등 몇몇 온라인 판매 중심의 여행사들은 항공사와 직접 NDC API 연동에 나서고 있다. 투어비스는 현재 루프트한자독일항공, 영국항공, 진에어, 싱가포르항공, 아메리칸항공, 에미레이트항공, 하와이안항공과 NDC API를 직접 연동하고 항공사 요금을 판매 중이며 카타르항공, 에어프랑스KLM, 중국남방항공과도 연동을 준비 중이다. 다만 이처럼 NDC API를 직접 연동할 여력이 있는 여행사는 아직까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여행사 내부적으로도 API를 연결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해서다. NDC는 현재 외국항공사들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는데 국내항공사에 비해 볼륨이 적은 상황에서 NDC API 연동에 필요한 개발비나 리소스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도 상용화…
더디지만 확실한 물결 

그나마 NDC 도입에 관심을 둔 여행사들은 현재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NDC 어그리게이터(Aggregator)인 GDS에 시선을 두고 있다. 글로벌 GDS사들은 항공사의 NDC 콘텐츠를 표준화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한 번의 연동으로 평소 사용하던 시스템에서 여러 항공사들과 NDC 호환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토파스 관계자는 “싱가포르항공, 아메리칸항공, 콴타스항공, 아비앙카항공, 카타르항공, 핀에어, 에어프랑스KLM까지 연동 가능한 항공사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참좋은여행은 Amadeus Travel API를 이용하여 온라인 부킹엔진에 NDC 콘텐츠를 연동한 첫 국내 여행사로 또 다른 여행사들도 관심을 갖고 있어, 하반기에 추가 연동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반신반의했던 국내 여행업계도 이제는 NDC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NDC 어그리게이터이기도 한 타이드스퀘어도 “아직 한국 시장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NDC와 관련된 문의는 늘어나고 있고 직접 항공권을 판매하지 않는 카카오T, SSG닷컴 등에는 투어비스 항공 시스템을 연동해 NDC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NDC, 투자해도 될까?

NDC API 도입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변화는 세분화된 항공권과 가격이다. 과거 풀 서비스(Full Service)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항공권은 NDC를 통해 보다 세분화될 예정이다. 오직 좌석만 이용할 수 있는 항공권을 기본으로 소비자들은 여행사 사이트에서도 기내식, 수하물, 와이파이, 좌석 선택, 옆좌석 구매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직까지는 수하물, 좌석 선택 정도만 가능한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선택 가능한 옵션들이 더 추가될 뿐만 아니라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Offer)하는 수준까지 진화할 수 있다는 게 항공업계 측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항공권이라는 상품의 가치는 더욱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기존의 부킹 클래스에서 벗어나 여러 가지 서비스를 조합해 개인에게 맞춤형 형태로 만들 수 있으므로 항공권의 가격도 더욱 다이내믹하게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NDC는 이처럼 항공사 중심으로 개발된 만큼 이를 도입하고 소비자와의 판매를 연결해주는 여행사들에게도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까지는 NDC 콘텐츠에 대해 조금 더 저렴한 특가를 제공하는 정도인데다 지금은 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도 여행사들이 NDC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로 꼽힌다. 만약 항공사마다 직접 NDC API를 연동하려면 항공사별로 각각 개발이 이뤄져야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쏠린 시선

한편 대한항공은 현재 NDC 개발을 위해 IT 프로바이더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인 동시에 NDC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에 있다.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주요 여행사들과 NDC API를 연동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는 대한항공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국내 항공권 시장에서 대한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영향력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그동안 NDC 도입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었지만 대한항공이 어떤 식으로 NDC 연동을 이어갈지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맏형’으로 꼽히는 대한항공의 영향력이 큰 만큼 여행사들은 NDC 도입 속도와 방향에 대해 당분간은 결정을 미루고 지켜보겠다는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직후 재무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여행사들이 대규모로 IT 개발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NDC 도입을 국내부터 할지, 해외부터 시작할지 등 순서뿐만 아니라 여행사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애로사항과 불만 등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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