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했던 여행산업의 유통 구조가 트립박스를 통해 단순해졌다. 여러 공급자 간의 거래부터 다양한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트립박스를 통하면 훨씬 쉬워진다. 

새로운 여행 유통 구조의 시대로 출발
트립박스는 여행 서비스 유통을 위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2019년 8월 출발선에 섰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으레 그렇듯 트립박스도 패기로 가득했다. 소비자에게 여행 서비스가 전달되기까지 발생하는 복잡한 유통 구조를 하나로 통합해버렸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여행 상품을 조합해 자신만의 다이내믹 패키지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이를 위해 트립박스가 개발한 핵심 서비스는 ▲ERP 시스템(TRP) ▲여행 사업자용 B2B 마켓 플레이스(트립포트, Triport) ▲웹 사이트 빌더(이지스트, Ezist) ▲채널 매니저 시스템(CMS)이다. 
 
TRP
여행 상품을 사고 판매하는 다양한 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는 ERP 시스템이다. 정산뿐만 아니라 예약 및 고객 관리도 가능하다. 신규 예약 및 변경, 취소 등의 이벤트가 발생하면 담당자에게 알림을 발송하고 추가 요금이 발생할 경우 요금을 자동으로 산출해주는 기능 등도 갖췄다. 

트립포트
트립포트는 여행 사업자용 B2B 마켓 플레이스로 여행 일정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항공, 호텔, 투어 등 다양한 상품을 한 데 모은 자리다. 트립포트는 여행상품 공급사가 TRP에서 올린 상품을 노출하여 판매한다.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트립포트에서 상품을 예약하고 판매할 수 있다.

이지스트
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할 수 있는 웹 사이트 빌더다. 홈페이지 제작을 무료 지원하는 곳들도 여럿이지만 이지스트에서는 트립박스 ERP에 등록한 상품이 자동으로 연동되는 장점이 있다. 트립박스는 웹 사이트 빌더의 기능을 최근 업데이트했다. 홈페이지 구성시 상품이나 배너 등을 배치하면 미리보기가 가능해졌다. 7월 안으로는 공급사의 상품을 대리점 홈페이지에도 연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채널 매니저 시스템
TRP의 채널 매니저 시스템으로 오픈 마켓까지 자동으로 상품을 등록할 수 있는 통합 판매 시스템이다. 판매는 ERP를 사용하는 공급사가 직접 할 수도, 트립박스가 판매 관리를 대행할 수도 있다. 


이중에서도 최근 보다 집중적으로 투자·개발이 이뤄진 부문은 트립포트다. 상품 공급사와 판매사인 대리점이 모여 실질적인 판매와 구매가 이뤄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올해 6월 기준 트립포트에 가입한 공급사와 대리점은 각각 약 200여개, 300여개로 내년까지 500개, 3,000개 이상 추가 모집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현재 트립박스의 최대 관심사는 트립포트의 ‘활성화’다. 공급사와 판매사의 거래가 활발해져야 트립박스의 또 다른 핵심 서비스인 ERP 시스템, 웹 사이트 빌더, 채널 매니저 시스템까지 활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트립박스는 올해 상반기 트립포트에서 실시간 항공권과 호텔, 패키지여행 상품을 조회할 수 있는 부킹엔진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트립포트에서는 총 15개 여행사의 패키지여행 상품이 API로 연동돼 있다. 그래서 여행 상담을 진행하는 대리점이라면 누구나 트립포트에 등록된 주요 여행사 패키지여행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예약할 수 있다. 일정, 지역 등 원하는 조건의 상품을 검색하면 그에 해당하는 상품들이 나열되고 담당자가 선별한 상품은 소비자에게 문자 또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직접 전송할 수도 있다. 상품이 두 가지 이상일 경우 출발일, 가격, 항공, 호텔, 쇼핑횟수 등 조건별 비교도 가능하다. 특히 각 여행사마다 일일이 계약을 맺거나 각 시스템에 접속해 조회하는 번거로움 없이 트립포트를 통해 조회하고 예약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OTA의 실시간 객실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 호텔로부터 대량(블록)으로 판매하는 객실도 확보돼 있다. 글로벌 OTA의 실시간 객실보다 블록으로 판매하는 객실의 볼륨은 아직 작지만 경쟁력 있는 가격과 혜택의 상품들도 충분히 구축하고 있다는 게 트립박스 측의 설명이다. 갈릴레오와 함께 실시간 항공권 API도 개발·연동했다. 따라서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현지투어 상품까지 모이면 트립포트에서 항공, 호텔, 투어 등 소비자가 원하는 일정대로 조합할 수 있는 다이내믹 패키지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트립박스는 9월 안으로 B2B2C 사업도 시작한다. 웹 사이트 빌더인 이지스트를 통해 직접 실시간 항공, 호텔, 패키지 예약이 가능한 사이트를 다양한 형태로 여러 가지 제작한다. 이를 통해 금융, 유통 등 여행 서비스를 추가하고 싶은 다양한 산업들과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트립박스가 직접 유통하는 여행 서비스로 소비자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원하는 여행 일정을 만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에는 글로벌 버전의 TRP 시스템을 오픈하고 고도화하는 한편 2026년에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한편 트립박스는 2023년 3월까지 누적투자금 35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Interview  
트립박스 이승 대표
“B2B2C 사업으로 확대 … 여행 상품 유통 채널 확장에 힘”

트립박스가 항공·호텔·패키지 상품을 실시간으로 조회·예약 가능한 부킹엔진을 개발했다. 각 업체들과 별도의 계약을 맺지 않아도 트립박스를 활용해 판매할 수 있는 여행 상품이 무궁무진해진 셈이다. 트립박스 이승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8월 가장 먼저 ERP 시스템을 선보였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트립박스의 핵심 서비스는 모두 순차적으로 론칭했다. 현재 300여개 대리점, 200여개 공급사들이 가입한 상태다. 다만 한동안 트립포트에서 공급사들의 상품 소싱이 활발하지는 못했다. 공급사들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보유하고 있어도 일손이 부족해 판매 채널을 넓히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았다. 우선 트래픽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항공권과 숙소, 패키지여행까지 대리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콘텐츠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상품을 트립포트에서 실시간으로 조회·예약할 수 있도록 약 6개월에 걸쳐 부킹엔진을 개발했다. 

-거래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인가. 

우선 패키지여행의 경우 트립포트에서 15개 여행사 상품을 모두 비교·검색할 수 있다. 패키지 여행사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일일이 각사 시스템에 접속해 조회하지 않더라도 트립포트에서 한눈에 조회하고 비교할 수 있는 구조다. 수수료는 트립박스에서 공유한다. 그래서 수수료는 직거래보다 적을 수 있지만 대리점의 역할 역시 알선 정도에 그친다. 소비자와 상담 후 예약을 연결해주면 그 이후의 업무는 해당 여행사가 맡아 진행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여행사의 상품을 비교하면서도 전문가와의 상담이 가능하다는 점이 메리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권의 경우 갈릴레오와 함께 실시간 부킹엔진을 개발했다. 와이페이모어와 제휴를 맺고 항공권을 발권하게 될 경우 와이페이모어에서 PNR을 생성하는 구조로 세팅됐다. 실시간 호텔은 타이드스퀘어의 부킹엔진과 연동했다. 트립포트에서 발생한 거래는 모두 트립박스 ERP 시스템을 통해 관리, 정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트립박스가 계획한 트립포트의 전체 서비스 완성도는 70~80% 정도까지 끌어올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공급사들의 상품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 정도면 더욱 완성도 높고 강한 영향력을 가진 B2B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웹 사이트 빌더 기능도 업데이트했다. 대리점들이 기대할 수 있는 기능은 무엇인가. 

웹 사이트 빌더는 대리점들이 손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기본 골자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앞으로는 대리점이 직접 선정한 여러 공급사들의 상품을 홈페이지에 가져와 노출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계약을 맺은 여행사나 공급사의 한정된 상품들로만 구성이 가능했다면 앞으로는 대리점이 추천하고 판매하고 싶은 상품들만 모아 큐레이션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대리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된 상품은 트립박스 ERP에서 모두 통합 관리가 가능하다. 

-남은 하반기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B2B2C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커머스 뿐만 아니라 여행 서비스를 원하는 금융, 라이프스타일, 유통 플랫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제휴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립박스의 웹 사이트 빌더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대리점 사이트를 여럿 제작하고 이를 각사 홈페이지에 손쉽게 연동이 가능하다. 즉 트립박스는 IT 솔루션 업체이기도 하지만 여행 상품을 유통하는 공급자도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사업 모델을 구축하면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도 다양한 채널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정을 조합해 나만의 패키지여행을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첫 번째 제휴사와 막바지 논의 단계로 서비스는 9월 경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행업계에 전하고 싶은 말은. 

트립박스는 그동안 경쟁력 있는 다이내믹 패키지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전력 질주해왔다. 지금까지는 사용자 최적의 시스템 환경을 구축하고 인벤토리를 확대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췄다. 남은 하반기에는 대리점과 공급사를 대상으로 더 공격적인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트립박스의 핵심 서비스를 활용해 많은 대리점과 공급사들이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트립박스 역시 B2B2C 사업을 통해 상품 유통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 

 

▶정부에서도 인정한 트립박스 솔루션 

트립박스는 올해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23 관광기업 혁신바우처’ 사업의 서비스 제공기업이자 여행업계 디지털전환 사업 공급기업으로 선정됐다. 관광기업혁신바우처 수혜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여행 ERP와 트립포트, 웹 사이트 빌더 이지스트, 홈페이지 디자인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전담 컨설턴트 파견근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등은 물론 SMS/MMS 대량발송, 네이버·카카오쇼핑 자동 연동 서비스 등을 특별 패키지로 구성해 제공한다. 또 트립박스는 올해 제14회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에서 성장관광벤처부문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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