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여행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전체 매출 상회
일감 늘었는데 인력은 줄었다? 항공권 가격도 하락

올해 상반기 여행‧항공업계는 흑자 잔치를 벌였다. 코로나19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나며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롯데관광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급격하게 늘어난 매출 대비 부족한 인력, 항공권 가격 하락, 업체 간 경쟁 심화 등 경고등이 켜진 구석도 발견할 수 있었다.

올해 상반기 여행‧항공업계는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흑자 잔치를 벌였다 / 픽사베이 
올해 상반기 여행‧항공업계는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흑자 잔치를 벌였다 / 픽사베이 

매출부터 영업이익까지 줄줄이 상승세

연결재무제표 기준<표 참조> 상반기 실적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곳은 패키지 여행사들이다. 노랑풍선, 모두투어, 참좋은여행, 하나투어의 상반기 매출액은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액을 훌쩍 뛰어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일제히 흑자전환을 기록했다. 이들 여행사들은 모두 핵심 사업으로 해외여행에 크게 무게를 두고 있는데 1분기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여행사들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부족했다. 업체별로 속도 차가 있지만 특히 2019년 상반기 각각 4,165억원, 1,625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상장 항공사 중에서는 에어부산,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의 질주가 돋보였다. 저비용항공사들은 1분기와 2분기 모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상반기 실적도 하늘을 날았다. 이들 실적의 성공 열쇠도 해외여행에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전체 매출 중 국제선 판매 비중이 60~70%대로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19 시기에 제한적인 항공 공급 속 국제선과 화물 사업으로 수익을 올렸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대조적인 양상을 나타냈다. 항공기 가동에 따른 정비 및 공항 관련 비용이 늘었고 환율 상승으로 유류비 등은 증가했는데 국제선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화물 수요는 줄어들며 양사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하락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순이익 1,565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602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일할 사람이 없으니 일당백?

올해 상반기 상장 여행사‧항공사들의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많게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2배를 기록한 여행사도 있고 오랜만에 이익도 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인력은 부족해 보인다. 패키지 여행에 무게를 둔 여행사 중 지난해 보다 직원수가 늘어난 곳은 노랑풍선(357명→406명)과 참좋은여행(222명→278명) 정도다.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해 1,106명에서 1,187명으로 증가하긴 했지만 규모에 비해 적은 수준이고 모두투어(598명→557명)와 롯데관광개발(1,093명→1,030명)의 경우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여행업계에서 지속적으로 호소해온 인력난은 물론 급증한 업무량에 대한 종사자들의 고충이 얼마나 컸을지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3년 상반기 상장 항공사 노선별 매출 현황 및 비중 / 단위=억원, %
■2023년 상반기 상장 항공사 노선별 매출 현황 및 비중 / 단위=억원, %

항공권? 패키지? 뭘 팔았길래 흑자 잔치?

상장 여행사와 항공사의 매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무엇일까. 각사가 공시한 부문별 실적 현황을 살펴보면 여행사의 경우 항공권 판매를 통한 수입보다 여행알선, 즉 패키지 여행 서비스를 통한 수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하나투어의 경우 여행알선 서비스를 통한 수입이 약 945억원인데 그에 비해 항공권 판매 수입은 약 15억원으로 격차가 컸다.

항공사의 경우 국제선의 비중이 상당하다.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판매 비중은 74.3%에 달할 정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비교적 여객 부문의 비중이 적은데, 대신 화물 부문의 매출이 각각 29.9%, 21.7%로 저비용항공사들보다 상당했다.

항공사들은 하반기에도 중국을 비롯한 국제선 확장에 분주할 전망이다. 하지만 공급 증가가 반드시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영업이익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듯 항공기 가동에 필요한 고정비가 발생하는 데다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경쟁으로 수익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국제선 항공권 가격은 지난해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국내선 평균 운임은 지난해 57달러에서 60달러로 상승했지만 국제선 평균 운임은 지난해 614달러 대비 485달러로 21% 감소했다. 진에어의 국제선 평균 운임도 203달러에서 187달러로, 제주항공의 국제선 평균 운임은 19만4,000원에서 17만9,000원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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