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은 기자
손고은 기자

철옹성 같았던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했다. 2017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약 6년 만이다. 덕분에 여름 성수기에도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던 여행‧항공주는 물론 화장품과 카지노, 호텔 등 중국인 여행객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한동안 들썩였다. 

상장 기업뿐만이 아니다. 대형 버스 업체부터 면세점, 테마파크, 단체여행객을 받던 식당, 명동 길거리의 점포들과 경복궁 앞 한복 대여점들까지, 오랜만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온다는 소식에 반색한 곳은 벌써 여럿이다. 방한 중국인 여행객은 사드 사태 이전인 2016년에만 약 807만명으로 전체 방한 외국인 수의 약 47%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했던 것은 물론 곳곳에서 놀라운 씀씀이를 보여주며 ‘큰손’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여행업계는 확실히 분주해진 분위기다. 그동안 눈치를 살피던 항공사들은 적극적으로 중국 노선을 준비하며 한-중 공급석을 연말까지 2019년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각 지자체들도 서둘러 중국 현지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팸투어, 설명회,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하고 홍보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당분간 무척 바쁠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가득했던 한 여행사 직원의 표정도 생생하다.

하지만 정말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맞이할 준비가 된 상태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비록 표면적으로는 사드 갈등과 코로나19 여파로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받는 데 제한적이었다지만, 그 이면에는 바가지요금, 저가 쇼핑 관광, 불법 가이드, 소음‧쓰레기 등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 등 곪은 상처들도 한둘이 아니었다. 시간도 많이 흘렀다. 그동안 중국인 여행객들의 소비 심리나 행태가 이전과는 달라졌을 확률도 높다. 중국 내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은 물론 언제, 어떻게 또다시 달라질지 모를 국가 간 관계도 여전히 변수다. ‘단체 비자가 정말 나올까’ 하며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여행사들까지, 길은 열렸는데 물음표투성이다.

그래서일까. 지금은 오히려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국은 기대만큼 거대한 시장이다. 조바심에 쫓겨 번갯불에 콩을 볶아 내놓는다거나 유통기한이 6년 이상 지난 통조림을 다시 꺼내는 일은 없길 바란다. 다양하고 새로운 한국 여행을 찾는 유커는 생각보다 더 많을 것이고, 앞으로 더 많아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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