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네트워크 회복…연결성 높아지며 환승 경쟁력
저렴한 운임, 긴 대기시간 활용해 2개 도시 여행 인기

이원구간 판매에 속도를 내는 아시아 항공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항공사마다, 노선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국제선 네트워크가 확대되면서 도시 간 연결성이 높아진 덕분이다.

주요 인기 노선은 장거리 지역이다. 특히 호주와 뉴질랜드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비교적 뒤늦게 국경이 개방되면서 수요가 몰렸고, 직항 노선은 한동안 높은 운임에도 높은 탑승률을 이어왔다. 그래서 베트남이나 타이베이,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를 경유해 이동하는 수요가 지난 상반기 내내 쏠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항공 관계자는 “호주 주요 도시들은 타이베이에서 1시간~1시간30분 안에 환승이 가능하다는 스케줄이 장점”이라며 “특가를 내는 경우도 거의 없었고 심지어 특정일에는 직항보다 더 비싸기도 했지만 한국 출발 이원구간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라고 설명했다. 런던과 비엔나, 파리 등 유럽과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노선의 경우 비행시간은 물론 환승 대기시간을 포함하면 직항에 비해 시간은 훌쩍 늘어나지만 가격 경쟁력이 높아 시간적 부담이 덜한 학생이나 비용 절감이 필요한 가족단위 여행객들의 이용률이 두드러졌다.

이원구간 판매에 뛰어든 아시아 항공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 픽사베이 
이원구간 판매에 뛰어든 아시아 항공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 픽사베이 

장거리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도 환승 수요가 돋보인다. 아시아 지역은 한국에서 직항으로 연결되는 도시들이 많다. 짧게는 2~3시간, 길어도 약 6시간 거리로 비교적 가까운데다 저비용항공사들이 다수 취항하고 있어 장거리보다 더 직항을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톱오버 또는 긴 대기시간을 활용해 환승 도시에서 하루, 이틀 머무르고 최종 목적지로 이동하는 경우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노이나 호찌민은 베트남 여행 경험이 많아진 한국인들에게도 매력적인 환승지로 통하고 있다. 베트남항공 관계자는 “최근 7개월 동안 하노이나 호찌민에서 인도, 방콕, 싱가포르, 캄보디아, 호주로 향하는 이원구간은 2019년 동기대비 더 많이 판매됐다”며 “베트남을 포함해 인접 국가를 함께 방문하는 출장자들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중국 항공사들도 이원구간 판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중국동방항공은 지난달 8일 중국 경유 시드니 왕복 특가 항공권을 23만원에 내놨고, 홍콩‧마카오 18만원, 비엔티안‧싱가포르‧하노이‧호치민 22만원 등 동남아시아 노선 특가도 쏟아냈다. 호주 노선에서는 샤먼항공, 중국남방항공, 중국하문항공 등 중국 항공사들의 경유 항공권이 최저가로 등장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물론 항공사마다 편차는 있다. 현지 출발 수요가 많거나 아직 네트워크 확대가 필요한 경우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직항 판매에 집중하는 항공사도 여전히 많다. 하지만 항공사들의 국제선 공급은 더욱 늘어날 예정이라 가격을 더 따지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기회는 앞으로 훨씬 넓어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