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여행 장점 살리고 동행자들과 공감대 확대
극히 일부 상품에 한정…검색시 접근성 낮아 한계

패키지여행의 선택지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쇼핑과 옵션을 전제로 한 저가 패키지부터 ‘노팁, 노옵션, 노쇼핑’ 조건의 프리미엄 상품, 자유일정을 섞은 세미 패키지, 예술부터 인문학‧미식‧건축‧스포츠 등 다양한 취향을 담은 테마여행까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패키지여행들이 존재감을 넓히고 있어서다. 불특정다수가 아닌 또래끼리만 떠나는 패키지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비슷한 연령대만 모아 출발하는 패키지여행이 조명받고 있다 / 픽사베이 
              비슷한 연령대만 모아 출발하는 패키지여행이 조명받고 있다 / 픽사베이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여행이 있다. 출발 조건을 연령별로 구분하는 여행이다. 대체로 2030세대만 모아 유럽 세미 패키지여행을 판매하는 소규모 전문 여행사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이들 여행사들은 패키지여행의 편리함은 원하지만 비슷한 또래끼리 어울리고 자유로운 여행을 하고 싶은 젊은 여행자들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대표적으로 (주)여기트래블이 있다. 2005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여기트래블은 최근에는 상품의 특징을 살려 가족단위로 떠날 수 있는 2060 전 세대 여행상품과 3040세대 전용 상품도 추가했다. 여기트래블 관계자는 “여기트래블은 재방문 고객이 많은데 20년 가까이 운영하다보니 참가 가능한 연령 기준을 넓혀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이제는 2030에서 더 나아가 ‘세대별 공감 여행’으로 세분화된 타깃을 더 확대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여행 상품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다낭, 세부 등 동남아시아까지 상품의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주요 패키지 여행사들도 MZ세대 공략에 한창이다. 여행이지는 지난 7월 ‘인생샷 투어 교토’에 이어 9월에는 ‘대만 환도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전문 사진작가가 동행해 숏폼용 고화질 영상과 고화질 사진을 촬영해주거나 버스킹과 스탠드업 패들보드, 자전거를 즐기는 등의 특징을 지녔다. 하나투어는 ‘30대의 여행’을 선보이고 있다. ‘30대 생각의 갈래, 간사이 여행’, ‘30대는 짜릿하게, 하노이‧사파 5일’, ‘30대 플렉스, 방콕 5일’, ‘30대 크루원 모집, 괌 5일’ 등 아웃도어 액티비티나 문화 경험에 좀 더 초점을 맞춘 30대 전용 상품을 운영 중이다. 노랑풍선의 MZ세대 전용 ‘상해 상품’ 일정을 살펴봐도, 디즈니랜드나 쿠킹클래스 등의 액티비티를 포함한 한편 자유시간을 보장하는 등 주로 젊은 세대의 여행 트렌드를 반영한 점이 돋보인다.

이들 상품은 비슷한 또래끼리의 여행이 가능하도록 다른 연령대의 합류를 제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유는 비슷하다. 패키지여행이라고 하면 주로 중장년층이 찾는 여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2030 젊은 세대들이 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패키지여행의 장점을 분명히 누리고 싶은 젊은 세대 수요를 놓칠 수는 없었다. 인플루언서와 함께 하는 여행,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공략한 테마여행 등의 새로운 상품이 꾸준히 이어졌고 이제는 아예 참가 연령을 일부로 좁히기에 이른 것이다. 일정은 물론 여행 중 동행자들 간의 공감대 형성 역시 여행의 중요한 요소로 판단해서다. 여행이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MZ세대를 위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는데 모객도 원활했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아 꾸준히 주력해나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규모의 경제성에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특히 대형 패키지여행사의 경우 수많은 상품들 중 또래끼리만 모객하는 상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다 상품의 접근성도 낮기 때문이다.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조회할 경우 지역, 항공사, 일정, 금액, 출발시간, 테마 등은 필터로 세분화된 검색이 가능하지만 연령대를 필터에 포함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만약 또래끼리의 여행상품을 찾고 싶다면 ‘MZ’, ‘2030’, ‘30대의 여행’ 등을 검색해야 관련 상품을 조회할 수 있다. 또 참가 가능한 연령을 사전에 고시하더라도 다른 연령대의 예약을 허용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특정 연령대만 한 날짜에 최소 출발 인원을 채우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따라 다른 연령대의 예약을 아예 막고 있지는 않다”며 “또래끼리의 여행은 만족도는 높지만 주류로 자리 잡기까지 시간은 다소 걸릴 전망이다”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