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토스페이 간편결제 해외 진출
국내외 간편결제 이용 ↑, 결제처 확대에 '힘'
제로페이·알리페이 연동, 외래객 인프라 구축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픽사베이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픽사베이

해외여행길 주머니가 한결 가벼워졌다. 핀테크 기업들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낸다. 제로페이는 알리페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오픈하는 등 인바운드 인프라 구축에도 한창이다.

■해외에서도 휴대폰 하나로 결제
간편결제 이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중 간편결제 서비스 일평균 이용규모는 2,628만건, 8,45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3.4%, 16.9% 증가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간편결제 이용 움직임은 활발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코로나 이전부터 모바일 간편결제가 보편화됐고, 현금과 카드 대신 모바일로 결제하는 매장이 늘면서 환전을 해도 무용지물인 경우도 많았다. 이에 중국의 간편결제 앱을 별도로 설치하는 한국인 여행객들도 상당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대형 핀테크 기업들은 알리페이와 손잡고 중국 공략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3월부터, 네이버페이와 토스페이는 지난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에 맞춰 중국 내 알리페이플러스 가맹점 현장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카카오페이는 서비스 개시 5개월 만인 지난 8월 “중국 내 카카오페이 사용자 수는 108배, 결제 건수는 193배, 결제액은 1,263배 대폭 성장했다”고 밝혔다. 

현지 결제 측면에서 여행자 편의는 한층 개선됐다. 국내에서 쓰던 방식대로 QR코드 인식만 하면 해외에서도 간편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앱에서 결제 내역과 원화 기준 결제 금액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별도로 카드를 발급받거나 환전할 필요도 없다. 간편결제는 머니를 충전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해외 결제대행사가 정한 환율을 적용하며 일부 사용 수수료가 부과된다. 카드(국내·국제 카드사 수수료, 환전 수수료)와 현금(환전 수수료)을 사용할 때 보다 수수료 측면에서 경쟁력 있다는 게 간편결제 서비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외 현지 관광지 및 관광업체들과의 협업도 이어간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9월 샌즈 차이나 및 마카오패스와 함께 방문객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또 12월31일까지 중국 내 첫 결제 고객에게 2,000포인트를 지급하고, 10월31일까지 최대 5회, 최대 100위안(약 1만8,000원) 랜덤 금액 할인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대형 핀테크 3사는 국내 항공사 및 글로벌 OTA와 손잡고 꾸준히 할인 혜택을 선보이고 있다. 

 

■아직은 자유롭게 사용가능한 지역 ‘일부’

간편결제는 올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만큼 결제처 확대가 관건이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아시아·유럽·미주·오세아니아 등 50여개 국가·지역과 결제 서비스를 연동 중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에 따르면 ▲기술 연동 및 테스트 단계(독일·영국·미국·호주 등 50여개국) ▲핵심 가맹점 오픈(프랑스 쁘랭땅백화점·이탈리아 두오모성당·태국 3,000개 이상의 센트럴 리테일 매장 등) ▲전 지역으로 결제처 확장(일본·중국·마카오)까지 3단계에 걸쳐서 해외결제 사업을 추진한다. 네이버페이는 중국과 일본 내 유니온페이·알리페이플러스 가맹점 현장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라인페이 비중이 상당한데, 네이버페이가 2019년부터 이어오던 라인페이 제휴를 지난 8월31일부로 종료하며 일부 일본 여행객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토스페이는 해외결제 서비스 확장 초기 단계로 현재 중국 내 알리페이플러스 가맹점 결제만이 가능하다.

다른 핀테크 기업 및 카드사 등과의 해외결제 경쟁구도도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외화 충전 및 결제 서비스 플랫폼 트래블월렛은 앱으로 24시간 자유롭게 환전한 뒤 실물카드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실물카드를 발급받아야 하고 환전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비교적 가맹점 수가 많다는 점에서 간편결제와 차이가 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인데, 2023년 8월 기준 전 세계 37개 통화를 지원하며 누적 거래액 1조3,570억원이라는 성과를 냈다. 트래블월렛은 “비자(VISA)카드 발급 라이선스를 아시아 최초로 취득해 직접 카드 발급을 하는 덕에 해외 결제수수료가 0원이고, 비자 가맹점 어디서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도 필요할 때마다 외화로 머니를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인데 출시 13개월 만에 가입자수 200만명을 돌파했다. 모두 낮은 결제·출금수수료로 시장 영향력 확대에 힘을 쏟는 중이다. 

서울시 중구 한 매장의 알리페이 사용 가능 입간판 / 이은지 기자 
서울시 중구 한 매장의 알리페이 사용 가능 입간판 / 이은지 기자 

■인바운드 결제 인프라 구축 한창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여행 편의 개선 측면에서도 간편결제 인프라 구축은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주요 인바운드 시장인 중국과 동남아의 경우 간편결제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제로페이는 9월1일부터 알리페이 및 알리페이플러스와의 결제 연동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로페이는 “중국 정부가 6년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한 뒤 관광객 유입이 급증할 것으로 판단, 국내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골목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제로페이를 통해 태국 트루머니, 말레이시아 터치앤고, 싱가포르 OCBC, 마카오 M페이, 홍콩 알리페이HK 결제도 가능하며, 연내 동남아·유럽 지역의 5개 간편결제 서비스를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중국 알리페이, 필리핀 G캐시, 일본 페이페이, 싱가포르 이지링크, 인도네시아 다나 등 인바운드 주요 시장 페이 사업자들과 기술 연동을 완료·추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9월 둘째 주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의 카카오페이 일평균 결제 건수가 한 달 새 50% 가까이 증가했다”며 “소상공인들이 관광특수를 누릴 수 있도록 QR 인프라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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