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안탈리아·스코틀랜드 ‘럭셔리 골프여행지’로 인기
여성·2인 골프 수요 증가하더니 허니문에도 라운드 추가

한국인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해외골프 목적지는 주로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가깝고 저렴한 데다 항공부터 골프장까지 선택지도 다양해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상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올 겨울 장거리 해외골프는 여행사들이 눈여겨보는 블루오션이다. 더 멀고, 더 비싸고, 잘 알려지지 않은 목적지는 더 이상 약점이 아니다. 차별화된 프리미엄으로 승부할 수 있다.

 

올겨울 두바이 골프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에미레이트 골프 클럽의 대표 코스인 마즐리스 챔피언십 코스 / 에미레이트 C.C
올겨울 두바이 골프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에미레이트 골프 클럽의 대표 코스인 마즐리스 챔피언십 코스 / 에미레이트 C.C

중동·유럽 작지만 확실한 럭셔리 해외골프

주요 여행사들에 따르면 최근 주목하는 장거리 해외골프 목적지로는 두바이, 안탈리아, 호주, 스코틀랜드, 하와이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올 겨울은 두바이의 인기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두바이는 12월에서 2월까지 15~20도 사이로 쾌적한 기후를 자랑한다. 또 관광과 함께 세계 100대 골프장에 이름을 올린 골프 코스는 물론 훌륭한 컨디션을 자랑하는 코스, 숙박 시설까지 ‘럭셔리’ 골프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뚜렷하다. 평균 상품가는 4박6일 기준 500~600만원대다.

한진관광 김기홍 차장은 “직항으로 다녀올 수 있고, 출발 인원 기준을 4명으로 비교적 타이트하지 않은 데다 골프장은 물론 호텔 등 편의시설이 고급스러운 점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 것 같다”며 “부부 동반으로 예약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진관광의 올 겨울 두바이 골프 상품 모객은 작년 겨울 대비 약 5~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안탈리아는 대표적인 럭셔리 해외골프 여행지로 꼽힌다 사진은 글로리아 G.C / 여행신문CB
안탈리아는 대표적인 럭셔리 해외골프 여행지로 꼽힌다 사진은 글로리아 G.C / 여행신문CB

또 다른 목적지는 튀르키예 안탈리아다. 안탈리아의 장점은 작정하고 조성한 근사한 골프장에서 즐기는 올인클루시브 서비스인데, 대부분의 골프장이 시내에서 30분 거리에 가까운 벨렉 지구에 몰려 있어 이동거리가 짧다는 것도 장점이다. 겨울에도 15~20도로 따뜻한 지역이다. 다만 안탈리아까지 긴 비행시간으로 경유해야 한다는 점이 유일한 아쉬움이다. 하지만 한 번 다녀온 소비자들은 두고두고 만족하는 여행지로 꼽히는데다 아직 한국 시장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라 골프 전문 여행사들이 탐내고 있는 목적지이기도 하다.

장거리 해외골프 시장의 최종 목적지는 골프의 발상지, 스코틀랜드로 귀결된다. 특히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이 열리는 세인트 앤드루스는 ‘골프 성지순례지’로 불린다. 스코틀랜드 골프 상품을 살펴보면 브리티시 오픈이 열린 명문 골프장에서 4~6회 라운드를 경험하고 5성급 호텔 숙박, 노옵션·노팁·노쇼핑 조건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격은 1인당 약 2,000만원 이상으로 높고 한진관광, 하나투어 제우스와 같은 프리미엄 상품을 다루는 소수 여행사 외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상품을 찾는 사람들은 소수지만 ‘스코틀랜드’라는 상징성은 확실한 편이다.

영국관광청 김미경 소장은 “디 오픈 직관 상품의 경우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지만 스코틀랜드 대부분 골프장들의 이용 금액은 한화 약 30만원 내로 한국과 비슷하고 클럽 렌탈도 가능하다”며 “럭셔리 상품은 물론 자유여행객들도 영국 골프를 경험할 수 있는 상품까지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나라와 비슷한 기후로 겨울 시즌보다는 봄~가을 시즌을 공략하고 있다.

사이판 골프여행 상품은 특히 여성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사이판 코랄 오션 리조트의 골프 코스 / 사이판 코랄 오션 리조트
사이판 골프여행 상품은 특히 여성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사이판 코랄 오션 리조트의 골프 코스 / 사이판 코랄 오션 리조트

미주·대양주 홈쇼핑에서도 통한 해외골프…여심을 잡아라!

호주도 새로운 장거리 골프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호주의 겨울은 한국과 계절이 정 반대라 따뜻하고 항공 공급도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해외골프 시장에서는 아직 불모지에 속한다. 여행 목적지로 이미 매력을 갖춘 데다 손꼽히는 유수의 골프장들이 많아 관광과 골프를 함께 즐기기에 적절하지만 정보가 부족한 편이다. 아직까지는 일부 골프 전문 여행사들이 나서 신규 목적지로 시드니, 맬버른, 브리즈번 근교 골프 상품을 하나둘 개발하고 있는 단계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호주 쪽으로도 문의와 예약이 많이 늘었다고 체감은 하지만 워낙 데이터가 없었던 지역이기 때문에 수요가 ‘발생’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를 경유하면 가격 경쟁력도 높다”라고 설명했다.

괌·사이판은 올 겨울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행이지의 4분기 골프 패키지 예약 건수를 살펴보면 사이판은 전체의 39%로 필리핀(46.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하나투어의 경우 12월~2월 출발 기준 여섯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여행이지 정수형 팀장은 “사이판은 올해 2월 진행된 홈쇼핑에서도 1,000명 이상 모객될 정도로 인기가 크게 증가한 지역으로 성별로는 여성들의 예약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오전 18홀 라운드에 오후 9홀을 추가하는 상품이나 라운드 후 리조트 석식+맥주 무제한 상품도 반응이 좋았다”라고 전했다.

장거리 허니문 여행객들의 골프장 예약 문의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은 사이판 코랄 오션 리조트 골프장 / 사이판 코랄 오션 리조트
장거리 허니문 여행객들의 골프장 예약 문의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은 사이판 코랄 오션 리조트 골프장 / 사이판 코랄 오션 리조트

장거리 허니문 여행객들의 예약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신혼여행을 칸쿤, 하와이 등 장거리 휴양지로 선택한 경우다. 익사이팅투어 김주호 이사는 “상담시 골프장 예약을 문의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늘었는데 일반 허니문 여행객들의 여행기간이 평균 7~8일이라면 골프까지 함께 할 경우 9~10일로 체류기간이 좀 더 긴 편이다”라고 말했다. 가격대는 골프장 컨디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80~220달러 선에 형성돼 있다. 다만 골프장을 보유한 일부 호텔들이 투숙객을 위해 1박당 약 50달러를 추가하면 하루 무제한 골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을 한다거나 랜드사들에게 특별 요금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어 요금 경쟁력이 높은 편에 속한다. 하와이 골프 상품 가격은 약 400~500만원대에 포진해 있다.

다만 장거리 골프상품의 시장은 아직 작다. 하지만 동시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골프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상품을 찾는 수요가 커지면서 장거리 목적지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관건은 아직은 작은 시장에서 한 날짜에 출발 가능한 인원을 모으는 것. 한 여행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상품을 찾는 시장은 경기 침체에도 영향을 덜 받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여행사들이 주목할 부분이다”라며 “출발일을 넉넉하게 남겨 두고 특정일에 출발하는 기획 상품에 힘을 주거나 출발 인원을 4인으로 줄이는 방법을 활용해보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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