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글·사진=김선주 기자, 취재협조=이엔티투어

무릉도원이 떠올라서였을까, 하이링다오(Hailing Island)라는 중국어 발음보다 해릉도라는 한자 발음이 더 마음에 들었다. 골프의 무릉도원과도 같았으니까! 해릉도를 거점 삼아 중국 광둥성 골프투어의 진수를 맛봤다. 

 

해릉도GC는 각 홀마다 독특한 풍광과 매력을 뽐낸다
해릉도GC는 각 홀마다 독특한 풍광과 매력을 뽐낸다

해릉도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중국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넉넉잡아 서너 시간은 달려야 닿는다. 수고스럽다면 수고스러운 거리지만 해릉도가 선사할 무릉도원 같은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그 정도는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 해릉도에 반해 지금까지 몇 차례나 골프 여행을 다녀왔다는 누구 말마따나, 사실 멀다고 하기에도 뭣하다. 동남아 다른 목적지보다 광저우공항까지 두어 시간 비행시간이 짧은데다가 비행기에서 내려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재미들도 많으니 말이다. 해릉도로 곧장 향할 일도 아니다. 도중에 다른 골프장에 들러 18홀 라운드를 돌고 가도 되고, 아예 다음날 출발해도 상관없다. 귀국길에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장거리 이동에 따른 부담을 훌훌 털어낼 수 있다.

이중삼중으로 파도치듯 앉아 있는 그린이 많아 세밀하면서도 과감하게 접근해야만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이중삼중으로 파도치듯 앉아 있는 그린이 많아 세밀하면서도 과감하게 접근해야만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해릉도는 광둥성 양장(Yangjiang, 양강)시의 남서쪽에 있다. 광둥성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광둥성의 어항’으로 불릴 정도로 해산물이 풍부해 ‘입 짧은’ 골퍼라도 이곳에서는 과식하기 일쑤다. 해산물 가게들이 무려 2km나 어깨를 맞대며 늘어선 거리가 있을 정도다. 연중 비 오는 날이 55일에 불과하고 겨울철 평균 기온이 20~24도인 기후는 골퍼에게는 축복이다. 아름다운 해변들도 여럿이고 각종 레저 활동도 활발하니 더할 나위 없다. 그래서 중국인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데, 특히 7~8월 여름에는 중국의 부호들이 휴가를 즐기기 위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이때는 호텔이며 골프장이며 모두 북적거려 틈을 찾기 어렵지만, 겨울철에는 여유가 있어 따뜻한 겨울 골프 라운드를 원하는 한국인 골퍼에게 제격이다.

일단 라운드를 시작하고 나면 변화무쌍한 매력 덕분에 단조로울 틈이 없다.
일단 라운드를 시작하고 나면 변화무쌍한 매력 덕분에 단조로울 틈이 없다.

해릉도 골프투어의 전초기지는 ‘바오리 인탄GC(Baoli Yintan Golf Club)’다. 한자어 발음으로 보리은탄GC라고도 말하고 그냥 은탄GC라고도 부르고, 아예 해릉도GC라고도 하는데 모두 같은 곳이다. 해릉도에는 골프장이 이곳 하나뿐이니 헷갈릴 이유가 없다. 18홀 규모라는 점이 처음에는 다소 아쉽게 다가오지만, 일단 라운드를 시작하고 나면 변화무쌍한 매력 덕분에 단조로울 틈이 없다. 화이트티 다음에는 블루티로 옮겨보라, 이건 완전히 새로운 골프장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바닷가를 품은 링크스 코스 특유의 호쾌함은 물론 평지 코스인데도 숲에 둘러싸인 것만 같은 아늑함도 선사한다. 넓은 듯 좁고 쉬운 듯 어렵다. 매력적인 코스 설계에 걸맞게 페어웨이와 그린 관리 상태도 매우 훌륭해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다. 특히 이중삼중으로 파도치듯 앉아 있는 그린이 많아 세밀하면서도 과감하게 접근해야만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해릉도GC는 바닷가를 품은 링크스 코스 특유의 호쾌함은 물론 평지 코스인데도 숲에 둘러싸인 것만 같은 아늑함도 선사한다.
해릉도GC는 바닷가를 품은 링크스 코스 특유의 호쾌함은 물론 평지 코스인데도 숲에 둘러싸인 것만 같은 아늑함도 선사한다.

시그니쳐 홀은 단연 파5 아일랜드 홀이다. 숨겨진 워터 해저드를 무사히 통과한 뒤 견고한 거리감으로 주저하지 않고 어프로치 샷을 해야만 호수 속 섬 위의 작은 그린에 오를 수 있다. 실패하면 실패해서, 성공하면 성공해서, 자꾸만 생각나는 홀이다. 카트를 타고 페어웨이 여기저기를 누비다가도 클럽 대신 휴대폰 카메라 앱을 켜게 만드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홀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이색적인 풍광을 자랑해 골프 인스타용으로 손색이 없어서다. 잔잔한 호수가 어느새 넓고 짙푸른 바다로 변하기도 하고, 키 큰 수목이 다음 홀에서는 하늘로 높게 솟은 깔끔한 빌딩으로 변신해 호위하듯 코스를 감싼다. 괜히 중국 10대 골프장, 아시아 100대 골프장으로 선정된 게 아니다.

                 크라운 플라자 호텔 조식 뷔페는 중식부터 양식까지 다채로운 메뉴들로 제공된다
                 크라운 플라자 호텔 조식 뷔페는 중식부터 양식까지 다채로운 메뉴들로 제공된다
                               해릉도GC 인근에 있는 해상 실크로드 뮤지엄
                               해릉도GC 인근에 있는 해상 실크로드 뮤지엄

골프장과 호텔은 서로 바짝 붙어 있어 편리하다. 시간은 물론 체력도 아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가! 국제적 감각이 물씬 풍기는 크라운플라자호텔(Crown Plaza Hailing Island)에서 해릉도GC까지 전동차를 타면 고작 3분, 천천히 걸어도 10분이면 닿는다. 호텔 조식 뷔페는 중국요리부터 서양요리까지 다채롭고 맛깔스러워 누구든 서너 접시는 기본으로 해치우기 마련이다. 모든 객실에서 보이는 바다 풍경과 파도 소리는 덤이다. 아, 5분 거리에 있는 ‘해상 실크로드 박물관(Haishang the Silk Road Museum)’도 빠뜨릴 수 없는 덤이다. 중국 남송 시기 때 상품을 가득 싣고 침몰한 ‘난하이 선’을 건져 올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물 많고 물 좋아 도전적인,

가오밍 실버오션GC (Gaoming Silver Ocean Golf Club)

가오밍 실버오션GC는 물 많고 물 좋아 호젓한 분위기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가오밍 실버오션GC는 물 많고 물 좋아 호젓한 분위기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해릉도 가는 길의 중간쯤에 ‘물 좋은’ 골프장이 하나 있다. 포산(Foshan, 불산)시의 가오밍 실버오션GC(Gaoming Silver Ocean Golf Club)이다. 광저우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데, 시간적으로도 지리적으로도 대략 공항과 해릉도 사이의 중간 지점이다. 그래서 공항과 해릉도를 오갈 때 중간 기착지로서 들르기 좋다. 오전 도착 항공편의 경우 당일 18홀 라운드도 너끈하며, 보기 드물게 야간 나이트 플레이가 가능해서 좀 늦게 도착하더라도 상관없다. 그렇다고 휴게소 같은 역할에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 자체의 매력도 해릉도GC 못지않다. 포산시에서 유일하게 국제 표준을 맞춘 18홀 규모 골프장으로 이 지역에서는 상당히 도전적인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산악형 자연을 거의 그대로 살린 채 적재적소에 호수와 언덕, 산이 페어웨이와 그린을 에워싸도록 설계했다.
산악형 자연을 거의 그대로 살린 채 적재적소에 호수와 언덕, 산이 페어웨이와 그린을 에워싸도록 설계했다.

산악형 자연을 거의 그대로 살린 채 적재적소에 호수와 언덕, 산이 페어웨이와 그린을 에워싸도록 설계했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물도 많다. 넓은 호수가 페어웨이를 깊숙이 파먹고 들어온 홀도 많아 평소 스코어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한마디로 공 많이 준비해오라는 당부가 뒤따르는 골프장이다. 2022 미스월드 그레이트 베이 골프대회, 2021년 광둥성 주니어 골프대회 등 크고 작은 골프대회가 자주 열리는 이유다. 골프텔 개념의 숙소 후빈호텔(Hubin Hotel)이 있어 숙박 라운드도 가능한 것은 물론 클럽하우스와 식당도 함께 있어 라운드 때 이동 편의성도 높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이곳의 명물 중 하나인 수상 연습장에서 드넓은 호수 위로 호쾌하게 샷을 날려볼 일이다.

                           가오밍 실버오션GC의 클럽하우스. 호텔과 식당도 함께 있어 편리하다
                           가오밍 실버오션GC의 클럽하우스. 호텔과 식당도 함께 있어 편리하다

 

지루할 틈 없이 정교하다!,

딩롱GC (Dinglong Golf Club)

딩롱GC의 17번 파3 아일랜드 홀. 작지만 큰 매력을 지녀 라운드 후 뒷담화의 주인공이 된다
딩롱GC의 17번 파3 아일랜드 홀. 작지만 큰 매력을 지녀 라운드 후 뒷담화의 주인공이 된다

해릉도에서 서쪽으로 더 달리면 광둥성의 최남단 땅끝마을 장장(Zhangjiang, 장강)이 반긴다. 최남단이니 당연히 겨울에도 따뜻하고, 따뜻하니 당연히 겨울 골프투어 목적지로 최적이다. 딩롱GC(Dinglong Golf Club)는 바로 그곳에 있다. 산악형 골프장으로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코스 설계가 정교하고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긴요한 지점마다 입을 벌리고 있는 94개에 이르는 벙커와 유리 바닥이라는 표현이 난무하는 관리 잘된 그린도 라운드를 쫀득쫀득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17번 파3 홀은 작지만 큰 매력을 지녀 라운드 뒷담화의 주인공이 되기 일쑤다. 길이 150야드의 아일랜드 홀이어서 긴장했다가도 생각보다 쉽게 성공한 온그린에 방심하지만, 이중삼중으로 난도를 바짝 높인 그린 공략에 실패하면서 결국 좌절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다.

                     외부의 간섭에서 차단된 채 느긋하고 홀가분하게 나만의 라운드를 누리면 그만이다.
                     외부의 간섭에서 차단된 채 느긋하고 홀가분하게 나만의 라운드를 누리면 그만이다.

 

                     딩롱GC는 산악형 골프장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딩롱GC는 산악형 골프장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이곳은 16km 해안선을 자랑하는 룽베이 국제해양휴양단지 아닌가. 외부의 간섭에서 차단된 채 느긋하고 홀가분하게 나만의 라운드를 누리면 그만이다. 그래서 장기체류 골프여행객들도 많다. 단기 여행자들은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Four Points by Sheraton Wuchuan, Loong Bay)에 머무는 게 일반적이지만, 장기 여행자들은 관광단지 안에 들어선 다양한 숙박시설 중 저렴하고 깔끔한 방을 잡아 여유를 만끽한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전경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전경

 

 

이엔티투어는 해릉도를 중심으로 한 광둥성 골프 상품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 모객에 나섰다 / 이엔티투어
이엔티투어는 해릉도를 중심으로 한 광둥성 골프 상품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 모객에 나섰다 / 이엔티투어

광둥성 골프, 이처럼 다양할 순 없다! 이엔티투어, 해릉도 필두로 모객 본격화

해릉도GC이엔티투어는 지난 10월 주요 골프전문여행사를 대상으로 해릉도를 중심으로 한 광둥성 골프 스터디투어를 진행한 데 이어 관련 상품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 모객에 나섰다. 광둥성의 관문인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중국남장항공이 연결하고 있어 항공 연결 다양성과 접근성이 높다. 이엔티투어는 이들 항공사와 해릉도GC, 가오밍 실버오션GC, 딩롱GC 3개 골프장을 연계해 다양한 조합의 상품을 출시했다. 3개 항공사와 3개 골프장을 조합한 다채로운 상품을 통해 고객별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11월30일 단 한차례 운영되는 3박5일 시즌오픈 특가상품(가오밍 실버오션GC+해릉도GC)부터 대한항공을 이용한 3박4일 가오밍 실버오션GC 단독상품, 중국남방항공을 이용한 10박11일 3개 골프장 연계 상품까지 다양하다. 상품에 따라 여행사 판매수수료를 차등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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