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주최 골프대회 모객 순항…내년 더욱 확대
타깃 확보·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 수익은 ‘글세’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켠 올해 해외골프 시장에는 여행업계에서 주최한 아마추어 골프대회가 인기를 끌었다. 이는 명랑골프 대신 보다 진지하게 해외골프를 준비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아마추어 골프대회가 확대되고 있는 배경과 모객 현황, 경쟁력과 한계 등을 살펴봤다.

 

여행업계 주최의 아마추어 골프대회가 인기를 얻고 있다 / 픽사베이
여행업계 주최의 아마추어 골프대회가 인기를 얻고 있다 / 픽사베이

올해는 필리핀항공, 여행이지가 각각 해외에서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개최했고, 동계시즌에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마추어 골프대회는 특정 날짜에 다수의 인원을 모아야하는 만큼 모객력이 관건인데, 올해 여행업계의 주최로 진행된 아마추어 골프대회는 대체로 순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이지는 지난 3월 베트남 다낭에서 첫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개최, 목표 인원이었던 80명을 모두 모아 출발에 성공했다. 필리핀항공의 경우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기존 연1회에서 4회로 확대했으며, 하나투어는 12월6일 예정되어 있던 대회가 빠르게 모객 마감되며 12월15일 대회를 추가하기도 했다. 하나투어는 “내년부터 분기별 1회로 대회를 확대 진행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골프 전문 여행사 이룸투어는 내국인만 참여하는 골프대회에서 벗어나 전 세계인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아마추어 골프대회 상품도 준비 중이다.

                      아마추어 골프대회는 소비자들의 만족도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 픽사베이
                      아마추어 골프대회는 소비자들의 만족도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 픽사베이

여행사들에 따르면 아마추어 골프대회는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 대부분이 관리가 잘 되어 있는 명문 골프장인 경우가 많고, 대회에 따라 프로 선수들이 동행해 함께 라운드에 참가하거나 코칭 시간을 갖는 경우도 있어서다. 다양한 경품과 양질의 식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 공통의 취미를 가진 참가자들 간의 자연스러운 네트워킹 등도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여행이지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실제 고객들 중 약 30~40명은 내년 대회에도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만큼 호응이 좋았다”며 “내년에도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익적인 면에서는 물음표가 생긴다. 골프장 섭외와 단체 항공 좌석 확보, 협찬사 물색 등 기초적인 작업부터 피켓·이름표·조편성 등 사소하게 준비해야할 것들이 일반적인 골프 상품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아마추어 골프대회는 품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어느 정도 가격 저항선이 형성돼 있어 가격을 마냥 올릴 수는 없다”며 “투입되는 리소스 대비 수익은 적은 편이라 자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 아마추어 골프대회가 전부 흥행 보증수표라고 볼 수만은 없다. 대회를 준비했다가 모객 부진으로 무산된 경우도 있다. 모객력이 중요한 만큼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여행사들 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도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크다. 골프에 진심인 확실한 타깃을 확보할 수 있고 여행사 브랜드 이미지를 넓히는 효과가 크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더라도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여행사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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