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신문 주요 기사로 본 2023년

2023년 여행업계는 완전 회복을 넘어 코로나19로 잃어버린 3년(2020년~2022년)을 되찾기 위해 숨 가쁘게 질주했다. 비록 회복과 성장의 낙수가 고르게 퍼지지는 않았지만, 팬데믹 때보다 더 나빠질 게 없다는 시장 회복에 대한 확신과 믿음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여행신문 기사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19 원년이었던 2023년을 되돌아봤다. 

 

●진정한 포스트 코로나19

여행시장 회복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던 중국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1월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3월에는 중국 관광비자 발급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4월부터 코로나19 이후 첫 중국 단체여행팀이 속속 중국을 찾기 시작했다.

문제는 인바운드 부문이었다. 연초에 중국 정부는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허용했지만, 한국 등은 단체여행 허용 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았다.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막혔던 중국인 단체의 한국 여행은 8월에 들어서야 빗장이 풀렸다. 이로써 한국과 중국 간 인-아웃바운드 양방향의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졌다. 중국의 빗장 해제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5월 코로나19 세계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한 것도 큰 호재였다.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태세를 ‘비상’에서 ‘경계’로 낮추는 등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관련 출입국 규제를 빠르게 완화 또는 폐지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진정한 포스트 코로나19 체제가 도래했다.

 

●보란 듯이 승승장구

포스트 코로나19 원년의 과실은 달콤했다. 코로나19 3년 동안 사실상 막혔던 국제교류가 다시 가능해지자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여행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아웃바운드 부문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한국관광공사 관광통계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까지 내국인 출국자 수는 총 1,824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대비 75% 수준까지 회복했다. 특히 월간 출국자 수가 7월 이후 10월까지 4개월 연속 200만명을 돌파하며 가파른 회복세를 증명했다. 이런 추세면 2023년 연간 출국자 수는 2,200만명대에 이를 전망이다.

외래객 방한 관광 추이 곡선 역시 가팔랐다. 10월까지 888만명의 외래객이 방한해 2019년 동기대비 61% 수준까지 회복했다. 주목할 점은 7월 이후 10월까지 연속 4개월 월간 100만명 이상 방한했으며, 10월 기록(123만명)은 코로나19 이후 최고치였다는 점이다. 이 추세라면 2023년 연간 외래객 수는 1,100만명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회복세는 여행사와 항공사의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상장 항공사 중 상당수가 올해 3분기에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으며, 대부분의 상장 여행사 역시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고르지 못했던 회복세

전반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그 회복의 효과가 고르게 퍼지지는 않았다. 여행사보다는 항공사에, 중소 업체보다는 대형 업체에, 지방보다는 수도권에, 인바운드보다는 아웃바운드에 더 치우쳤다. 중견 여행사 투어2000이 돌연 영업을 중단한 채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강원도 양양 거점의 LCC 플라이강원이 날개를 접었다는 사실에서 이와 같은 회복상의 불균형 을 읽을 수 있다. 지방 역시 국제선 노선이 속속 재개됐지만 수도권에 비해 수요가 부족해 고전하는 지역이 많았다. IT 기반의 각종 솔루션과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여행플랫폼이나 여행테크의 공세 앞에서 전통 여행사들의 입지가 위축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출입국 현황을 기준으로 1~10월 인바운드는 2019년 동기대비 61% 회복한 데 비해 아웃바운드 부문은 75% 수준으로 회복 속도가 더 빨랐다. 그 아웃바운드 부문 역시 자세히 보면 고르지 못했다. 오염수 방류라는 부정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일본, 그리고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지역에 성장의 힘이 집중됐다. 인-아웃 양쪽의 빗장이 풀리면서 기대를 모았던 중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더딘 행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로나19 시기 호황을 누렸던 국내여행 부문도 해외여행이 본격화되면서 눈에 띄게 주춤해졌다.

 

●발목 잡은 내외부 악재

회복과 정상화의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각종 내외부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의 전쟁이 시작돼 이중고로 작용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이스라엘 성지순례는 물론 이집트 등 인근 지역 여행도 악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튀르키예 대지진과 역대급 위력으로 괌을 덮친 태풍 마와르까지 크고 작은 자연재해가 여행업계에 걱정을 안겼다.

경제 상황도 썩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2022년부터 지속된 고금리, 고물가 여파가 지속됐고, 국내는 물론 세계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시선도 많다. 코로나19 시기 억눌렸던 여행수요 덕분에 폭발적인 성장을 거둘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신규 수요를 촉진해야만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급격한 회복 과정에서 다시 고개를 든 저가 출혈경쟁 등 여행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도 걱정거리로 부상했다. 

 

●잃어버린 3년 되찾자

잃어버린 3년을 만회하기 위한 기반 정비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통해 2027년까지 외래관광객 3,000만명 유치를 위한 기반을 다지고, 이를 위해 외국인의 방한 걸림돌 중 하나로 작용했던 전자여행허가제 K-ETA 제도도 완화해 적용하기로 했다. 공정위의 시정조치로 여행사 업무 시간 외에도 항공권 취소 업무가 가능해지는 등 제도적 미비점도 다수 개선됐다. 

항공 공급 추이를 보면 완전 정상화가 그리 머지않았음을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3년 동계 시즌 국제선은 최대 221개 노선 주 4,300회 운항에 달할 전망으로, 이는 2019년의 평균치 주 4,619회의 93%에 해당한다. 각 여행사와 항공사들도 올해 다진 발판을 기반으로 2024년에는 완전 회복을 넘어 코로나19로 읽어버린 3년의 몫까지 되찾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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