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 편집국장
                    김선주 편집국장

2023년이 포스트 코로나19의 원년이었다면, 2024년 새해는 그동안 다진 기반을 발판으로 완전 정상화를 이루는 첫 해가 되어야 하겠다. 회복을 넘어 코로나19로 잃어버린 3년의 몫까지 온전히 되찾기를 바랄 뿐이다.

지난해 이룬 결실은 값졌다. 11월까지 전년동기대비 293% 증가한 2,030만명이 출국해, 연간으로는 2,300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11월)과 비교하면 77% 회복한 수치다. 11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래객도 999만명(276%↑)에 달해 연간 1,100만명 돌파를 기정사실화했다. 이는 2019년의 62% 수준이다. 만족할 만한 성적임에 틀림없다. 갈수록 성장 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인·아웃바운드 모두 11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각각 월간 실적 100만명, 200만명 이상을 달성했다. 특히 11월 출국자 수는 2019년의 99%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승세라면 기존 최고기록(2019년 외래객 1,750만명, 출국자 2,871만명)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내용에서도 의미가 컸다. 코로나19로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확산돼 대면·접촉이 불가피한 여행은 타격이 불가피하며, 불특정 다수의 단체여행인 패키지여행은 특히 타격이 심할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던 여행 펜트업(보복소비) 수요도 꺼지지 않은 채 지속됐고,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패키지여행의 가격 합리성을 부각시켰다. 첨단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트래블테크 뉴플레이어들에게 자리를 뺏길 것만 같았던 전통 여행사들 역시 대부분 원래 있던 그 자리에서 굳건하다. 위기와 변화 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여행과 여행자 그리고 여행업은 코로나19 이전의 흐름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은 것 같다. 잠시 멈췄을 뿐 근본적 속성에는 변함이 없었던 셈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국내외 정치와 외교, 경제에 내포된 불확실성 탓이다. 당장 1월13일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양안 긴장이 높아졌고, 3월 러시아 대선과 4월 우리나라 총선, 11월 미국 대선 등도 여행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은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 요인도 많다. 주요 국가들의 통화 긴축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중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 등으로 경제 전망도 불투명하다. 개인적으로는 기술 진보의 새로운 장을 연 생성 AI가 과연 어느 수준까지 진화할 것이며 이로 인해 여행과 여행업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지 걱정반기대반이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련다. 다행히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 없는 연착륙에 성공하고, 세계 각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고금리 부담도 빠르게 완화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종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그렇게만 된다면 다행이고 또 다행이다. 그럴수록 여행업계는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더욱 더 내실을 다지고 체력을 키워야겠다. 출혈경쟁이나 소비자 기망행위 등과 같은 고질적인 병폐에서 탈피하고 내부의 불안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그게 정상화를 넘어 잃어버린 3년까지 온전히 되찾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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