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해외여행…가깝고 저렴한 ‘아시아’로 집중
대중성·수익성 확인한 프리미엄 패키지여행에 정성
신상품 개발·여행사 특화 IT 솔루션 도입에도 적극

올해 여행시장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출발한다. 코로나19로부터의 완전한 정상화를 기대하면서도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인한 경기 불황이 여행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걱정이 공존해서다. <여행신문>이 여행업계의 새해 전망과 전략 등을 살피고 올해 여행산업의 모습을 예측해봤다.

회복 그 이상으로 목표 상향

올해 여행·항공업계의 목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그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국제선 항공 공급이 95% 이상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안정적인 운임을 기대하는 한편 수익성이 높은 테마여행이나 프리미엄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등 시장에 나타난 긍정적인 신호들 덕분이다. 하지만 여행업계는 올해 가장 우려되는 요소로 경기 불황을 꼽으며 장밋빛 전망만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많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는 지난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분석과 올해 4월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도 상반기 걱정을 키우는 요소다. 이에 따라 올해 해외여행 시장의 최대 격전지는 아시아가 될 전망이다. 장거리 지역보다는 비교적 가격 부담이 덜한 아시아 지역으로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여행사들은 양질의 프리미엄 패키지여행 판매에 전력을 쏟는다. 프리미엄 패키지여행은 지난해 여행사들의 영업이익에 효자였음은 물론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며 선순환 구조를 형성했다. 그 결과 여행사들은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긴가민가했던 프리미엄 패키지여행에 대한 시장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는 프리미엄 패키지여행의 구성을 더욱 가다듬고 다양하게 개발해 판매 비중을 더욱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선보이기 시작한 내일투어, 마이리얼트립, 투어비스 등 자유여행 플랫폼들의 패키지여행 서비스도 주목할 대상이다. 

 

양대항공사 합병 추이에 시선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결과에 촉각을 세운다. 당초 계획보다 2년 넘게 늦어지고 있지만 합병시 통합FSC와 통합LCC의 탄생은 물론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데 탄력을 받게 되면서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구도가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올해 4월 청주공항 거점 사용의 의무 기간이 종료되는 에어로케이의 김포·인천국제공항 진출 가능성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국제선에서 날갯짓을 시작한 이스타항공의 추격전도 관전 포인트다. 또 중국 인·아웃바운드 여행 수요가 기대보다 더딘 상황이 길어지면서 항공사들의 노선 전략도 한국인들의 인기 여행지인 일본을 비롯한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 집중되는 한편 경쟁이 치열해지며 신규 목적지나 계절성이 강한 목적지에 부정기편을 활발하게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무게가 쏠려 있다. 

 

테마여행 개발·디지털 전환에도 가속도 

보다 성숙한 여행을 독려하는 주한외국관광청들의 지원도 뜨겁다. 한 도시에 보다 오래 머무르는 상품이나 사이클, 마라톤, 골프, 와인·위스키, 스파, 트레킹, ESL 교육 등 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테마여행 상품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여행사 지원금 예산이 확대된 관광청들이 있는가 하면 신규 상품 개발을 위한 지원책으로 여행사 담당자가 개인적으로 다녀오는 스터디 투어도 ‘셀프 팸투어’로 인정해주는 관광청도 있다. 한편 지난해 확실한 상승세를 탄 테마 중 하나는 크루즈 여행으로 올해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주자이기도 하다. 올해는 싱가포르 등 아시아 크루즈 노선에서 가족여행객의 수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관광개발을 비롯해 롯데제이티비, 하나투어가 올해 한국에서 출발하는 국제 크루즈 전세선을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여행산업의 디지털 전환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업무가 많아지고 있는데다 인력난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며 효율적인 업무 생산성이 더욱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주요 여행사들의 사업계획 안에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하거나 ERP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유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여행사 업무에 특화된 IT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는 업체들도 존재감을 키우며 영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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