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이익 전년대비 110~150% 목표
프리미엄 여행 수요 존재감·만족도 뚜렷
ERP·자동화 시스템 등 기술 도입에 적극

지난해 여행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한해를 보냈다. 코로나19의 각종 제약에서 벗어나 해외여행이 본격화되면서 전력 질주했고, 그 결과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오랜만에 성취감을 맛 봤다. 새해 여행사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규모로 완전한 정상화를 준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더 탄탄한 수익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전술을 펼칠 전망이다. 

여행사들은 올해 해외여행 수요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여행지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은 바다전 망을 가진 호요소 료칸 /여행신문 CB
여행사들은 올해 해외여행 수요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여행지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은 바다전 망을 가진 호요소 료칸 /여행신문 CB

지난해 여행시장은 지속적인 ‘회복세’를 이어갔다. ‘성장세’라고 표현할 수 없는 이유는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수는 물론 대부분 여행사들의 실적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시기나 업체에 따라 편차는 있었다. 지난해 2019년 실적의 70~80% 정도로 회복했다는 여행사부터 ‘거의’ 근접하게 회복했다거나 아예 100% 이상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여행사까지, 성과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올해 각 여행사들이 느끼는 부담이나 목표 또한 차이가 크다. 주요 여행사들은 사업계획 및 실적 목표를 구체적으로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각사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대비 적게는 약 +10%에서 많게는 약 +50%까지 목표치를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사의 회복 속도나 규모는 다르지만 공통적인 목표는 완전한 정상화다. 여행사들은 송출객수로나 매출, 영업이익 등 숫자로 증명할 수 있는 정상화에 목표를 두고 달릴 전망이다. 이를 위해 올해 여행사들은 중저가 패키지여행 상품을 지양하고 프리미엄 상품을 전략적으로 확대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프리미엄 상품의 선전이 돋보였을 뿐만 아니라 영업 이익률 면에서도 존재감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의 ‘제우스’ 및 ‘하나팩 2.0’, 모두투어의 ‘모두 시그니처’, 참좋은여행의 ‘라르고’, 내일투어의 ‘특별한’, 한진관광의 ‘KALPAK’ 등이 대표적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송출객수로는 회복률이 70% 정도였는데 매출 및 영업이익은 90%에 달했다”라며 “높은 영업이익률에는 하나팩 2.0 등 프리미엄 상품의 역할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상품의 경우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높고 컴플레인은 낮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은 물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지난해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시장성과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검증했다고 평가하는 여행사들은 올해 지역별로 상품을 더욱 다양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하지만 여행업계의 시선에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경기 불황이다. 코로나19로 꾹 참고 있었던 여행에 대한 소비 욕구는 지난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 고물가 등 각종 경제 지표가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며 올해 여행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역시 상반기 MICE는 물론 해외여행 시장에도 우려의 대상이다. 이미 올해 1분기 겨울 성수기 예약률이 기대를 밑돌고 있다는 목소리에도 옅은 걱정이 깔려 있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은 올해 해외여행 수요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여행지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하고 가까운 만큼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장거리 여행지의 경우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는 서유럽 국가는 파리 올림픽 효과로 자유여행객 수요가 강세를 이루고, 단체 패키지여행 수요는 미국, 호주, 유럽 등 에어프레미아를 비롯한 저비용항공사들이 취항하는 노선에서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올해 다소 어두운 경기 전망에 따라 장거리보다는 중단거리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판단해 항공, 패키지, 호텔 등 많은 기획전 및 프로모션을 중단거리 상품에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노랑풍선도 올해 핵심 경영 계획에 일본, 베트남, 태국 등 주요 인기 여행지의 전세기나 호텔 인벤토리 등을 공격적으로 선점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기도 했다. 

올해 여행사들은 시스템 개발에 보다 투자해 인당 업무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픽사베이

한편 올해 여행사들은 시스템 개발에 보다 투자해 인당 업무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행업계는 심각한 인력난을 겪으며 전방위적으로 충원에 노력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력난이 여행업계에 한정된 문제가 아닌 전 산업에 걸쳐 심화되고 있는 문제라고 판단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시선을 옮기고 있다. 또 여행산업에서 인건비는 곧 영업 이익과 직결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미 모두투어, 여행이지, 여기어때 등이 지난해 홈페이지 및 모바일 서비스를 개편했고 그밖에 참좋은여행 등을 비롯한 여러 여행사들이 올해는 보다 효율적인 ERP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단순하지만 반복되는, 그러면서도 여행사에는 꼭 필요한 업무를 자동화해주는 프로그램과 AI 챗봇 등의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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