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효율성 높이는 IT 솔루션 개발 속속
디지털 전환 위한 정부 지원사업도 활발

코로나19로 여행산업은 대전환을 맞이했다. 비대면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여러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DX)이 대두됐다. 관광산업 또한 온라인 채널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속속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1년 펴낸 관광산업 디지털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관광사업체의 전반적인 디지털 전환 수준은 평균 3.05점(5개 항목)으로 평점인 4점(보통) 이하였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수준(1단계)과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시스템이 구축되는 수준(3단계) 사이에 머물렀다. 2022년 또 다른 연구 결과에서는 여행업과 호텔업에서 모바일 기술‧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분석의 활용 및 영향이 높고, 관광상품 및 관광서비스 혁신을 위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행산업 규모에 비해 디지털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여전히 적은 편이다. 디지털 기술에 대응하고 활용하지 못한다면 여행산업 발전에도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업무량을 덜어주고, 수익성을 높여주는 여행산업 특화 IT 솔루션을 살펴봤다. 

관광산업 또한 온라인 채널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속속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픽사베이
관광산업 또한 온라인 채널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속속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픽사베이

여행업과 IT 솔루션의 시너지

IT 기술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일손 부족으로 한숨이 늘어갈 때 ERP 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어딩의 ERP 시스템은 SaaS를 기반으로 한다. SaaS란 ‘Software as a Service’의 약자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운용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일컫는다. PC에 특정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만으로 ERP 시스템 이용이 가능하다.

어딩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효율적으로 모든 예약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다. SaaS 기반이기 때문에 로그인 정보와 관리자 페이지 주소만 인지하고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시스템에 접속해 고객의 예약, 취소, 문의 등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채널링 시스템은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탠다. ERP에 상품을 등록하면 네이버, 카카오, SSG.COM 등 다양한 플랫폼에 상품이 노출된다. 더불어 웹빌더 시스템을 통해서는 여행사에 최적화된 홈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다. 어딩 관계자는 “어딩 ERP의 코어 기능은 채널링으로 파트너 여행사의 반응이 좋다”라며 “노출되는 플랫폼을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오예커뮤니케이션, 트립박스 등에서 여행사를 위한 ERP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MICE 업계를 위한 IT 솔루션도 있다. MICE 전용 항공‧호텔‧투어 실시간 예약 및 운영관리 시스템인 MICE링크의 ‘MRTS(MICE Real Time System)’다. MICE 주최자, 행사 대행사와 상품을 공급하는 공급사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MICE링크는 MRTS를 통해 호텔, 항공, 투어 등 MICE 행사에서 필요한 예약 서비스와 행사 참가자를 관리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관리자 시스템은 운영자, 상품 공급자, 주최자로 구분해 제공 기능에 차등을 뒀다. 어딩의 ERP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SaaS 기반이기 때문에 웹과 앱에서 이용하면 된다. 또 행사 운영자는 개발자의 도움 없이 행사를 위한 홈페이지를 제작할 수도 있다.

개인화가 중요해지면서 여행업계는 개인화 전략으로 마케팅하고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트립빌더의 솔루션은 여행객 개인화에 초점을 맞췄다. 여행 성향과 요구 사항을 분석해 맞춤 관광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SaaS 솔루션이다. 트립빌더에 따르면 트래픽 활성화를 통한 로그 데이터를 쌓을 수 없는 소상공인 여행사는 여행객 맞춤형 상품 제공이 어렵고, 메이저 여행사 플랫폼은 신규 유저에 대한 초기 성향 분석이 어렵다. 트립빌더의 솔루션은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다. 여행업체는 회원과 유저의 성향을 기반으로 한 맞춤 관광 콘텐츠와 일정, 코스 추천이 가능하고, 여행하다 발생하는 여러 돌발 상황에도 최적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올윈에어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그룹좌석 추천 서비스(Group Seat AI)를 올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해 여행객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올윈에어의 좌석추천 서비스는 기내 좌석 현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면서, 한 그룹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좌석도 찾아준다. 이미 여러 항공사가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제는 패키지여행에도 적용 가능하다. 패키지 여행객들은 대부분 출발 7일 전 e-티켓을 받는데, e-티켓에 링크를 삽입해 해당 링크에서 인증 단계만 거치면 항공사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않아도 사전좌석지정이 가능하다.

 

올해 DX 확대 지원한다

여행업계의 특성에 맞춘 IT 솔루션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더불어 정부와 지자체 등 여러 기관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위한 지원사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은 한국관광공사다. 2021년 여행업계 DX 지원에 대한 시범사업 후 2022년부터 정식사업으로 2년째(2024년 기준 3년째) 진행하고 있다. 단순한 예산 지원을 넘어 관광업계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2023년 1:1 맞춤형 컨설팅 지원과 사내 협업 교육, 네트워킹의 장을 마련하며 역량 강화를 도모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참여기업의 과제 수행 후 매출액은 과제 수행 전에 비해 160억원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해 성과를 웃돌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1분기 수혜기업과 제공기업을 선발하고,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기업별 사전컨설팅 및 매칭 실시, 수혜기업 과제 수행 지원, 여행업계 DX 세미나 개최 등을 실시한다. 관광기업혁신바우처 예산은 지난해보다 4억원 증액된 63억원, 업계 디지털 인력 수요에 대응한 미래형 관광인재 양성에 대한 예산은 158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부산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는 지난해에 이어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한다.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는 주로 관광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숏폼 등 트렌드를 활용한 마케팅 프로그램 및 온라인 스토어 등을 지원한다. 제주관광공사는 ‘웰컴 디지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관광업계의 디지털 환경 변화 및 도내 관광업계의 디지털 전환 요구에 대응하고, 온라인 디지털 마케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성했다. 2022년 5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2023년 촬영 장비 외부 대여와 정기적인 스튜디오 교육을 실시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스튜디오 운영(사진‧영상‧장비대여)과 정기교육을 실시하면서, 각 수준에 맞는 단계별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할 예정이다. KATA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여행업 종사자의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3년 연속 ‘여행업 종사자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해 여행업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핵심역량  함양을 위해 지난해에는 모듈형‧코스형‧PBL 교육 세 과정으로 진행했다. 


기술 구축 후 지속성이 관건

여행업계의 디지털 전환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관광공사는 중소여행사가 지원사업 등을 통해 구축한 시스템의 지속성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등 외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생력을 갖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의 디지털 전환 지원사업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제공하는 지원사업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이뤄도 일회성으로 끝나면 사업의 의미가 흐려진다고 생각한다”라며 “디지털 역량을 단시간에 쌓을 수는 없지만, 디지털 전환에 대한 여행업계 종사자들의 열의가 높은 만큼 컨설팅, 교육, 설명회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최하고, 후속 관리 등을 통해 만족감을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여행사와 오프라인 여행사 교류의 장도 넓힌다. 최근 창업한 관광 스타트업은 디지털에 익숙하고, 오래된 역사를 가진 오프라인 여행사들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대응이 미비하다. 특히 여행이 활성화된 현재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관광 관련 활동이 발생하는 만큼 오프라인에 약한 스타트업 기업과 온라인에 약한 오프라인 관광기업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 부산관광기업센터 관계자는 “관광 스타트업은 온라인에 집중하며 오프라인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인바운드 여행상품 판매의 디지털 상거래가 활성화됐지만, 오프라인 부분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어 일반 여행기업들과의 네트워킹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어 관광 활성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다미 기자 dmtrip@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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