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은 기자
           손고은 기자

올해 주요 여행사들은 공통적인 핵심 전략으로 테마 여행 상품 확대를 언급했다. 옵션과 쇼핑이 따라붙는 저가 단체 패키지여행보다는 개인의 비슷한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여행자를 모으겠다는 의지가 담긴 전략이다. 가격 경쟁 대신 여행사 본질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라 반갑고, 기대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선다. 아직까지는 개인보다 ‘단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현재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테마 여행 상품을 살펴보면 개인의 관심사를 반영했다는 여행 상품인데 출발 조건이 단체 여행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최소 출발 인원이 15명~20명 이상 단체인 경우가 많아 몇몇 특정일에만 모아 출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그동안 판매해오던 일반적인 패키지여행 일정에 계절성을 입히거나 액티비티, 식당, 미술관 등을 추가해 약간의 일정을 변형한 상품을 테마 여행으로 분류하는 모습도 종종 포착됐다. 또 절대적인 상품 개수도 적어 테마 여행을 찾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직접 검색과 필터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테마 여행에 대한 여행사들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테마 여행에서 시장성이나 대중성은 확인했지만 현재와 같은 단체 형태의 테마 여행으로는 패키지여행처럼 언젠가는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렇다고 규모의 경제를 무시할 수도 없다. “테마 여행이 좀 더 개인에게 최적화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되면 수익률이나 소비자 만족도는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가격도 상승해 시장성이 떨어질 테고, 그 와중에 당장 달성해야할 실적이 쌓여있으니 결국 대량 모객이 가능한 상품 쪽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라는 여행사 직원의 말에도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한 번 더 묻고 싶다. 당장의 조급함에 쫓겨 혹시 쉬운 길을 걷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개인의 취향과 관심을 반영한 여행이 테마 여행이라면 앞으로의 테마 여행은 ‘단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보다 소규모, 개인에게 맞출 필요가 있겠다. 각종 콘텐츠와 제품, 서비스 등 세상의 모든 것들이 개인을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는, 그야말로 초개인화 시대 아닌가. 지난해 공개적으로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중소 여행사들 중 몇몇은 코로나19 이전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일군 동력으로 ‘소규모 단위의 테마 여행’과 ‘커스터마이징 여행 서비스’를 꼽기도 했다.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시작이 반이고 의미 없는 실험은 없다. 수 년 전, 테마 여행도 여행사들에게는 도전의 영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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