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미 기자
                                           김다미 기자

키오스크로 주문받는 시대다. 종업원과 말하지 않아도 터치 몇 번에 주문한 음식을 받을 수 있다. 빠르고 편리해졌다. 여행도 똑같다. 이제는 항공 카운터에서 길게 줄을 서지 않아도 키오스크로 직접 탑승수속을 하고 수하물도 셀프로 부칠 수 있다. 작년 11월 홍콩으로 가족여행을 떠났을 때,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카운터 대신 훨씬 줄이 짧은 키오스크에서 간편하게 탑승수속을 마치고 여유롭게 공항을 누볐던 기억이 생생하다. 자동화 기기와 전자 시스템 도입으로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전자 시스템이 익숙해진 시대, 키오스크는커녕 여전히 수기로 발권하는 공항도 있다. 무안국제공항이다. 무안공항은 항공권 발권 시스템이 타 공항 대비 열악하다. 자체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항공사들은 좌석과 이름 등을 티켓에 손으로 적어 발권해 주고 있다. 수기로 발권할 경우 오기재에 따른 혼선은 물론 탑승수속 지연에 따른 고객 불편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몇 년 전 타 공항에서 모 LCC가 전산장애 탓에 수기발권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1~4시간가량 지연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무안공항은 아직 타 지방공항과 비교해 이용객이 많지 않아 괜찮지만,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문제다.

열악한 공항 인프라는 정규편 취항에도 걸림돌이 된다. 무안공항에서는 현재 기타큐슈, 나트랑, 씨엠립 등 여러 목적지로 국제 전세기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용객을 안정적으로 꾸준히 흡수할 수 있는 정규편은 전무하다. 한 지방 여행사 관계자는 “무안공항 정규편 취항을 추진했던 한 외항사가 전산 시스템 도입을 요구했지만, 여러 이유로 이뤄지지 않아 취항을 보류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기편을 통해 꾸준히 이용객 수가 늘고 있는 김해공항, 청주공항, 대구공항 등과 선명하게 비교되는 대목이다.

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세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규 노선이 필요하다. 최근 전라남도는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 제공 및 정기선에 대한 운항장려금 지원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 공항이용 촉진을 위한 재정 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항의 근본적 토대인 시스템 인프라가 개선되지 않으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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