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겨울은 끝나지 않았다.
봄의 문턱에서 이토록 새하얀 홋카이도!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더 타워 전경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더 타워 전경 

●적요의 설원 

일본 남부 규슈에 매화가 활짝 폈어도 북부 홋카이도의 겨울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손 뻗으면 살포시 눈꽃이 내려앉는 설국 홋카이도, 그 순백의 겨울에 안긴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Hoshino Resorts TOMAMU) 속으로 살며시 스며들었다.  

토마무 산을 등지고 두 개의 건물이 우뚝하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더 타워(Hoshino Resorts Tomamu The Tower)와 호시노 리조트 리조나레 토마무(Hoshino Resorts RISONARE Tomamu)다. 흰옷을 입은 토마무 산을 병풍으로 두른 두 고층 빌딩은 다른 계절보다 더욱 시선을 이끈다. 

삿포로 도심에서 셔틀버스로 1시간40분을 달리니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에 닿았다. 멀리서도 크게 느껴졌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더욱 커졌다. 키 작은 어린아이가 엄마를 올려보듯 목을 한껏 치키니 그제야 한눈에 들어왔다. 32층·36층짜리 건물이 선사한 그 호쾌한 높이감은 객실에 들어서고도 사라지지 않았다. 층고는 높고 공간은 넓어 쾌적했고, 후련했다.

월풀과 프라이빗 사우나만으로도 일상에서 쌓인 피로를 고스란히 씻겨준다
월풀과 프라이빗 사우나만으로도 일상에서 쌓인 피로를 고스란히 씻겨준다

그저 크다고만 칭찬하기엔 섭섭하다. 두 호텔은 각각의 매력이 뚜렷한데 호시노 리조트 리조나레 토마무는 조용한 휴식에 최적화되어 있다. 토마무 산 전망을 담고 있는 따뜻한 객실, 월풀과 프라이빗 사우나만으로도 일상에서 쌓인 피로를 고스란히 씻겨준다. 반면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더 타워에서는 아드레날린이 퐁퐁 샘솟는 느낌이다. 로비에서 문을 열면 곧바로 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는, 무한 액티비티에 가장 전략적인 위치에 자리해 있다.

사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는 이미 일본 현지에서 사계절 내내 인지도가 높다. 2월의 끝자락,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붐볐는데, 알고 보니 이날 객실은 약 90%가 꽉 찼다고 했다. 특히 호주 사람들의 존재감이 뚜렷했다. 겨울에는 남반구의 여름을 피해 홋카이도를 방문한 호주 사람들이 상당한 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에서는 겨울에 홋카이도로 어학연수를 오면, 일본어보다 영어 실력이 더 늘어서 돌아간다는 확인 불가한 ‘썰’도 있다. 

신선한 게 요리를 특선 메뉴로 선보이는 뷔페 레스토랑
신선한 게 요리를 특선 메뉴로 선보이는 뷔페 레스토랑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는 먹는 데 진심이다. 평일에도 많은 방문객들로 북적북적하지만 여유로운 식사를 보장한다. 레스토랑만 20곳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구색만 갖춘 게 아니다. 홋카이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음식점부터 로컬 식재료를 사용하는 자체 운영 레스토랑까지 홋카이도의 미식을 한곳에 모았다. 그중에서도 다이닝 하루(Dining Hal), 니니누푸리(Nininupuri)는 실패할 확률이 매우 낮다. 다이닝 하루는 신선한 게 요리를 특선 메뉴로 선보이는 뷔페 레스토랑이며, 니니누푸리는 커다란 통유리 창 너머로 압도적인 숲속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이다. 푸짐하게 쌓인 음식에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울 수밖에 없다.

 

부드러운 스노우 파우더가 스키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부드러운 스노우 파우더가 스키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노는 게 제일 좋아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에서는 겨울철 대표 액티비티 스키장을 빼놓을 수 없다. 이용할 수 있는 스키 슬로프만 29개. 숙련도에 따라 세분화된다. 특히 중급자 코스 이상은 이용객이 적어 한낮에도 드넓은 코스를 단독으로 전세 낸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나무에 맺힌 상고대가 보이면 이때부터는 짜릿함을 즐길 일만 남았다. 온통 백색으로 뒤덮인 세상에서 먼발치 아래 홀로 녹색으로 빛나는 더 타워를 등대 삼아 출발해 보자.

영하 10도 이하. 가벼운 스노우 파우더가 포근하게 쌓여 있다. 눈은 성인 남성의 허리춤까지 쌓여 있지만 가볍고 부드러워 그 위로 털썩 쓰러져도 타격이 적다. 스키와 보드 외에도 눈썰매를 타고 내려올 수도 있다. 눈썰매 코스는 4.2km로 일본에서 가장 길고, 무려 20분이나 즐길 수 있다.

너무 예뻐 먹기 아까운 운카이 테라스의 구름 같은 간식들
너무 예뻐 먹기 아까운 운카이 테라스의 구름 같은 간식들

스키장은 겨울에만 즐길 수 있지만 곤돌라는 사계절 내내 멈추지 않고 토마무 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해발 1,088m 위, 구름 위를 걷는 공간 ‘운카이 테라스’가 있어서다. 운카이 테라스에서는 이틀에 한번 꼴, 그러니까 50%의 확률로 운해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운해 위를 걸을 수 있는 클라우드 워크도 있으니 구름 위 세상을 만끽하는 공간이다. 너무 예뻐 먹기 아까운 구름 같은 간식들도 눈길을 끈다. 운카이 테라스는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투숙객에게는 무료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에서는 24시간이 모자란다. 액티비티가 많아도 너무 많아서다. 넓은 평야에서 스노우모빌로 끌어주는 바나나보트는 여름철 계곡 리프팅보다 빠른 속도로 달린다. 하얀 설원 속으로 배기음과 눈을 헤치는 소리가 자주 퍼진다. 노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어린 아이들은 작지만 천국 같은 눈 놀이터와 눈썰매장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들판에 눈이 녹으면 목장으로 변신한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가 개발되기 전까지 이곳은 약 700마리의 소를 사육하고 농사를 짓던 곳이었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는 봄부터 가을까지 말과 염소, 양들이 이곳 푸른 들판에서 풀을 뜯으며 지낼 수 있도록 ‘팜 에리어(Farm Area)’라고 부르는 목장 지대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따뜻한 봄, 들판에 설치한 거대한 목조 침대 또는 해먹에 누워 보자. 진짜 양을 세다가 잠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겨울에서 여름으로 

사계절 어느 때나 찰나의 여름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혹독한 추위를 이겨 내야하는 겨울철에는 그 찰나가 영원하길 바랄 뿐이다. 잠시 겨울이라는 계절에서 벗어날 수 있던 곳은 연중 30도 이상 기온을 유지하는 일본 최대 규모 실내 풀장 ‘미나미나비치’다. 

일본 최대 규모 실내 풀장 ‘미나미나비치’
일본 최대 규모 실내 풀장 ‘미나미나비치’

미나미나비치에는 야외와 연결된 기린노유 노천탕도 있다. 기린노유에 들어서면 실오라기 하나 없는 알몸으로 홋카이도의 추위에 맞설 각오를 해야 한다. 하지만 뜨끈한 노천탕에 들어가면 수승화강, 음양의 조화를 온도로 느낄 수 있다. 노천탕을 둘러싸고 있는 숲 속으로 온순한 여우와 사슴이 가끔 오간다. 

아이스 빌리지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얼음으로 제작됐다
아이스 빌리지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얼음으로 제작됐다

한순간에 추위에 적응할지도 모른다. 얼음마을 ‘아이스 빌리지’는 토마무의 겨울을 기다리게 하는 이유다. 마을을 조성하는 이글루 안에는 테마에 맞춰 얼음 테이블, 의자 등을 설치해 편의점, 바 등 식음 시설들을 운영하고 있었다. 얼음으로 만든 컵과 그릇에 담은 냉라면, 위스키 등은 보기만 해도 이가 시리다. 진정한 이한치한이다. 하지만 발걸음은 결국 곳곳에 피워둔 모닥불 앞으로 자주 향했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라면 홋카이도의 추위는 기꺼이 견딜만했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는 1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운영하는 스노우 시즌과 일본 골든 위크(4월 말 ~ 5월 초)에 맞춰 개장하는 그린 시즌으로 나뉜다. 시즌 공백기인 4월과 11월은 시즌 전환 기간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어머! 일본 가는데 OMO 모르세요?

OMO는 관광객을 타깃으로 도시에서 운영하는 호시노 리조트의 호텔 브랜드다. OMO 이름 뒤로 1, 3, 5, 7 등 숫자가 붙어있는데 이는 호텔의 서비스 등급을 뜻한다. 가성비 넘치는 여행을 원한다면, OMO3을 추천한다. 레스토랑 유무, 룸서비스 등에서 차이만 있을 뿐 OMO는 공통된 서비스 세 가지를 선보인다. 

먼저 로비 휴식 공간 OMO 베이스다. 특별할 것 없는 공간이지만 인테리어 디테일이 살아 있다. 일본 각지에 있는 OMO는 OMO 베이스에 설치된 조명의 갓을 현지에서 유명한 음식의 그릇으로 대체했다. OMO 레인저 서비스도 독특하다. 지역별로 인근 맛집과 음식 정보, 음식을 시각자료와 함께 알려준다. 이를 간략히 지도로 만든 고킨조 맵도 OMO만의 공통 서비스로 제공된다. 


홋카이도 글·사진=송요셉 기자 
취재협조=호시노 리조트 홋카이도 한국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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