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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특수한 층을 제외하고 이제는 누구나 직업이라는 것을 가지고 경제활동에 필요한 돈을 벌어야 하는 시대이다. 직업이 없어도 사는데 지장 없을 만큼 돈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사람들도 사회 구성원으로 올바른 생활을 하려면 직업을 가져야 한다.
현재는 그 직업 이라는 것에 귀천이 따로 없다고 하지만 아직도 직업에 귀천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맞는 말이다. 그럼 우리가 몸담고 있는 여행업은 어느 쪽에 속할까? ‘귀(貴)’한 직업일까? 아니면 ‘천(賤)’한 직업일까?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평생을 장인정신으로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그 장인 정신을 대표하는 업종 중 하나가 도자기 굽는 도공들이었다. 우리나라 자기가 중국으로부터 유래됐지만 그 관련 기술은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 기술이 가장 발달됐다.

이러한 기술에 의해 탄생한 도자기들은 현대에도 외국 유명 골동품 경매 시장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1996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조선철화백자용문호”가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인 지금 돈으로 거의 100억에 가까운 842만 달러에 낙찰된 것은 그러한 우리 선조들의 장인정신을 충분히 인정받은 결과일 것이다. 어릴 적에 봤던 TV 사극 가운데 도공이 노력하고도 스스로 인정할 만한 작품이 안 나오자 마지막에 자신의 몸을 가마 속에 던져넣어 기어이 불후의 걸작을 후대에 남겼다는 내용이 기억이 난다. 또 많은 역사학자들은 이러한 도자기 만드는 기술을 탐낸 왜국에서 조선을 침략해서 수많은 도공들은 납치해 간 임진왜란을 도자기 전쟁이라고도 한다.

그 직업군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종사자들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종사하고 있는 여행업은 어떠한가. 아직까지 ‘귀(貴)’한 직업 쪽에서 조금 멀리 있다는 느낌이다. 많은 분들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가끔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동료들이나 후배들을 만나서 대화하다 보면 이것을 느낄 수 있다. 가령 관리자 또는 회사대표라고 하는 사람이 스스로 후배들이나 직원들에게 여행업에 종사하는 것을 불행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스스로 자신에 대한 직업관이 투철하지 않으면 어느 분야에서나 성공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이제는 프로슈머(prosumer)라 해서 일반 소비자도 전문가 수준에 이르는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더 어렵고, 성공하기도 그만큼 더 어렵다.

정보통신 발달로 소비자간 정보유통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은 관심분야에 대한 지식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 지식검색 등을 가끔 들어가 보면 정말로 여행자들 수준이 얼마나 높은 지 실감할 수 있다.

여행업은 점점 더 다양한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내가 느끼는 것이 맞다면 여행이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강, 경제, 교육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우리가 여행업에서 성공하려면 우리가 먼저 확실한 직업의식을 확립하고 보다 치열하게 공부하고 노력해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여행업을 우리 스스로 좀더 ‘귀(貴)’한 직업군으로 가깝게 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1588-0074


한재철 (주)투어엣@커뮤니케이션 부사장 touralb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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