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배낭여행 목적지의 최고 강자다. 일본이나 중국 등의 단거리 목적지가 직장인 등을 내세우며 유럽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지만 깊은 역사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유럽의 지존자리를 넘보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가히 배낭여행의 메카이자 표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유럽, 그곳에는 배낭여행의 기본에서부터 최신 유행까지 켜켜이 층을 이루고 있다. 배낭여행의 묘미를 맛보고자 한다면 먼저 그곳으로 가 볼 일이다.

-특정 국가, 도시 한 두 곳만 집중적으로 여행

6일 일정 초단기 배낭상품 직장인에게 ‘인기’
일반적인 유럽 배낭여행의 패턴은 단체배낭과 호텔팩, 개별배낭 등으로 나뉜다. 여기에서 최근에는 각 형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연계한 새로운 형태들이 파생되고 있다. 그렇다고 기존의 상품들이 일거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매년 신규 수요가 이어지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기본 상품들은 일종의 ‘고전’으로서 스테디셀러의 영광을 누린다.

과거에는 평균 여행일수가 20~30일에 이를 정도로 유럽배낭여행은 장기여행이 주류를 형성했지만 최근에는 일주일 안팎의 짧은 일정의 상품들도 세를 넓혀가고 있다. 또 한 번에 여러 국가와 도시들을 체험하는 형태에서 최근에는 특정 국가, 도시 한 두 곳만을 집중적으로 여행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현지에서의 이동수단도 기차 중심에서 버스나 캠핑카 등으로까지 다채로워졌다. 한국인들끼리 단체를 형성해 움직이던 것도 빠르게 소그룹화, 다국적화 추세로 나가고 있다. 배낭여행하면 으레 절약과 고생이 미덕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옛날 얘기다. 최고급호텔에서 자면서 먹을 것 다 먹고, 할 것 다하는 이른바 ‘고품격 웰빙’ 배낭여행도 학생들의 ‘수입증가’ 덕택에 새로운 축으로 부상했다.

비록 새로운 시도와 변화의 물결이 거센 것은 사실이지만 그 물결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초기부터 배낭족들의 검증을 거쳐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고전상품들이다. 처음 도전하는 이들에게는 이들 고전상품이 보다 안정적이고 수월하다. 15일 이상의 장기 단체배낭 상품들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인 셈이다.

고전상품들은 주로 프랑스 파리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영국 런던 등을 거점으로 인근 국가와 도시들을 들르도록 구성돼 있다. 여행일정과 코스에 따라서 동일한 공항을 통해 들어가고 나올 수도 있고 파리로 들어가 런던으로 나오기도 한다. 대체로 2개국 연계 상품의 경우 6~7일 정도,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상품처럼 3개국의 경우에는 8~10일 정도, 5~6개국은 15일 정도로 늘어나 긴 상품은 20~30일에 이른다.

처음으로 배낭여행에 나서는 여행객들인 만큼 여정은 주로 각 국가의 대표적인 도시와 관광명소들을 중심으로 짜여진다. 파리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 스위스의 호반 도시 루째른과 알프스 산맥의 장관, 독일의 고성 투어, 물의 도시 베니스 그리고 로마의 낭만, 영국의 버킹엄궁,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 동유럽의 고색창연한 문화 등 그동안 간접적으로나마 익숙하게 보고 들었던 유럽 문명과 대자연의 심장부를 관통할 수 있다.

유럽 배낭여행이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났다. 실제로 4박6일 일정의 초단기 배낭여행 상품이 일반화됐을 정도로 각박한 직장의 굴레를 벗어나 유럽으로 떠나는 이들도 많아졌다. 일정이 짧은 대신 특정 목적지를 집중적으로 여행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고전적인 배낭상품들보다 훨씬 깊이가 있다. 이들 단기 배낭여행 상품은 대부분 특정 국가 한 곳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많아야 인접국가 한 곳이 더 추가될 뿐이다. 대신 그 국가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들을 보다 여유롭고 깊게 체험할 수 있다. 짧고 굵은 배낭여행인 셈.
학창 시절의 주마간산식 배낭여행에 아쉬움을 느낀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남들과 똑같은 여행은 싫다면 나만의 코스를 짜고 내 식대로 속을 채울 수도 있다. 알프스 빙하특급, 미술기행, 음악여행, 건축기행 등 특정 주제에 맞춰 상품이 구성되는 것이다. 관광지 위주로 구성되는 일반 배낭상품보다는 전문적이고 특화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배낭여행이 진화할지는 유럽을 보면 미리 내다볼 수 있는 것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미리 예약하고 미리 가면 더 저렴
-배낭전문여행사 최대 50만원 할인
-항공사들 조기할인 및 온라인 특가

유럽시장은 4월부터 후끈 달아오른다. 이른바 조기예약할인제로 꼽히는 얼리버드(Early Bird)의 열풍이 불기 때문이다.

배낭 전문 여행사들은 이번 여름 여행객을 미리 유치하기 위해 적게는 20만원부터 많게는 50만원까지 저렴한 요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내일여행(www.naeiltour.co.kr)은 오는 6월19일부터 8월16일 사이 출발하는 프로그램을 5월21일까지 예약할 경우 호텔팩은 35만~25만원, 단체배낭은 15만~20만원 정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블루여행사(www.bluetravel.co.kr) 역시 이달 31일까지 예약하는 이용객에 한해 6월20일부터 8월15일까지 출발상품 중 호텔팩은 30만~20만원, 배낭팩은 10만원(7월15일까지)씩 각각 할인하고 있다. 이밖에 투어익스프레스는 오는 20일까지 최대 30만원을, 투어닷코리아는 오는 22일까지 예약 시 호텔팩 상품에 각종 교통패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항공권도 조기예약을 이용하면 10만원~30만원까지 저렴한 요금으로 구입할 수 있다. 제3국을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경유편들의 경쟁이 가장 치열해 저렴한 요금이 선보이고 있다. 한편 항공권 등을 개별적로 구매할 계획이라면 성수기가 시작되는 6월 말 이전에 여행을 서두르면 좋다.

유럽 직항편을 연결하는 에어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루프트한자독일항공 등은 인터넷을 통해 이달의 할인항공권을 각 80만원, 75만원, 69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경유편으로 영국항공은 이달 특정일을 지정해 59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에미레이트항공도 오는 6월까지 유럽 경유편을 69만9,000원에 판매한다. 이들 항공권은 여행사에 따라 항공사 제공가격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기도 하다.

이지혜 기자 imari@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