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조금만 생각하면 이내 가슴이 답답해진다. 제대로 준비가 되지도 않은 가운데 맞는 본격적인 주말여가시대. 뻔히 전개될 상황에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하고 있어야 하니 말이다. 사람들이 어디로 얼마나 나가서 지갑에 든 돈을 얼마나 쓰고 올지를 알 수가 없다. 그 가운데 어느 정도가 국외로 빠져나갈 것인가도 제대로 예상하지 못하고 나름대로 점치기를 하고 있을 따름이다. 준비를 한다고 한 경우에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시원하게 새로 뚫린 폭넓은 도로는 텅텅 비어있는데, 옆으로 가려는 도로에는 자동차가 마냥 서있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어디에 원인이 있는 것일까?
조금 더 생각해보자. 지난해에 국외로 나간 관광객이 883만 명이다. 이 사람들이 10달러씩만 절약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될까? 간단히 계산해 보더라도 883억 원이 넘는다. 국내관광객은 3억70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니 이들이 한 사람당 1,000원씩만 절약할 수 있었다면 그 액수는 3700억 원에 이른다. 이들 두 가지를 합하면, 자그마치 4500억 원이 넘는다. 이 돈을 관광부문의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수년 안에 관광선진국이 될 것이다. 물론 돈 만으로 관광선진국이 될 리는 없다. 여러 가지 여건이 동시에 성숙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기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하겠다. 선투자를 해야 할 부분을 찾아 투자를 해야 한다.
관광선진국이 되기 위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 중 하나는 믿을 수 있는 다양한 관광통계를 생산해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개인과 기업이 살림을 하듯이 나라의 살림도 제대로 꾸리기 위해서는 정확한 통계자료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물론 지금도 국가기관에서 관광통계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그 통계는 한마디로 공급자위주의 통계이다. 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기존의 관광통계의 품질에 대하여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으며, 응답자의 96.6%가 기존의 통계가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냥 조사해 보고서 내는 식의 통계생산이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통계를 생산해내어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적을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우리의 상황이고 보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따끈따끈한 통계를 생산하여 제공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그 복잡한 노동통계도 이제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면, 이제 관광부분의 통계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획기적인 투자를 해야 할 시점이다. 국민의 진정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는 주말의 황금 같은 시간을 도로위에 선채로 보내지 않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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