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류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언론매체에 등장하고 있다. 이제 한류는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이 됐다. 그러나 한류가 쓰이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한류는 1999년 중반 중국 언론 매체에서 처음 쓰기 시작한 신조어로 다른 문화가 매섭게 파고든다는 뜻의 한류(寒流)의 동음이의어인 한류(韓流)가 통용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곧이어 홍콩, 대만, 일본, 베트남 등지에서 젊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한류가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한국의 음악, 드라마, 패션, 게임, 음식, 헤어스타일 등 대중문화와 한국의 인기 연예인을 동경하고 추종하며 배우려고 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이러한 움직임을 적극 활용하는 차원에서 그것을 다시 가공해 관광, 쇼핑, 패션 등 연관 산업 분야에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새로운 조류 및 풍조로서 소위 신한류(新韓流)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신한류 현상이란 한국 현지에서 부는 한국대중문화 붐으로서 한국의 가수와 공연을 보기 위해 또는 드라마 촬영지를 답사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것 등 일종의 기획된 열풍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렇게 보면 한류의 의미는 한국문화에 대한 열풍, 한국대중문화 바람, 한국 대중문화 열기, 한국대중문화 붐 등 대체로 한국의 대중문화를 뜻하는 것 등으로 널리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류는 문화의 한 측면이다. 신한류 현상은 문화와 관광이 접목되는 유행현상이다. 한류는 경제적 이득을 가져오는 것이 이러한 문화관광의 목적이다. 동아시아권에서 불고 있는 한류를 미래관광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한 예는 여러 곳에서 보인다. 그 한 예가 한류우드다. 오는 2008년까지 한국드라마 등을 주제로 한 한류 테마파크가 김포공항에서 가까운 경기도 고양시에 건설될 예정이라는 것은 이미 신문지상에 보도된 바 있다. 한류우드는 미국의 할리우드를 본 따 이름을 명명했다. 이곳은 테마파크의 규모가 도쿄 디즈니랜드의 두 배에 이르며 2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테마파크가 될 것이며, 그 내부에 ‘겨울연가’ 주인공 배용준 등의 한류스타거리를 비롯해 스타마을, 드라마 · 영화 촬영장, 한류를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및 쇼핑시설, 문화시설,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문화관광의 경제적 측면을 보면, 일본 제일생명경제연구소의 조사결과, 인기드라마 ‘겨울연가’의 경제효과는 일본과 한국을 합해 약 2,300억엔에 달하며 지난해 4월부터 10월 사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약 18만7000명, 한국에 299억엔의 관광수입을 가져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유행현상이라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류에 대한 주변국가에서의 냉소적인 반응을 언론을 통해 가끔 볼 수가 있다. 청소년들의 관심은 그들이 성장함에 따라 다른 곳으로 향해질 수도 있다. 동아시아 국가의 청소년들의 관심이 우리에게 쏠렸을 때 진정한 우리의 문화를 알리고 문화관광의 기틀을 잡아야 할 것이다. 최근 신문지상에 조그마한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 한일 양국을 도보로 80일을 꼬박 걷기만 한 사람이 있어 화제가 된 것이다. 독도문제가 한일양국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을 때, 한 일본인이 묵묵히 간고등어 길을 걸어갔다는 것은 양국의 문화와 우정을 다시금 생각게 하였다.

주인공 마미야 다케미씨는 필자와 동문이다. 그는 3월9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를 출발해서 나고야, 교토, 쓰시마, 부산, 경주, 안동, 원주를 거치며 2200㎞를 걸어온 것이다. 그가 걸어온 도중에는 간고등어길, 즉 영덕에서 잡힌 고등어를 상하지 않게 소금에 절여 안동까지 옮기던 ‘간고등어길’과 똑같은 길이 일본에도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교토시에서 후쿠이현 오바마시에 이르는 간고등어길이 그것이다. 영덕에서 안동까지 거리가, 오바마에서 교토까지 운송거리와 똑같은 80㎞이고, 동해바다 생선을 상하지 않게 간을 내서 내륙도시로 옮긴 점이 똑같다고 그는 주장한다. 당연히 안동과 교토에서 먹는 간고등어의 맛은 똑같다. 이러한 문화적 공통점을 강조하기 위해 양국 간고등어길을 모두 도보로 통과했다고 한다. 한류가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다가 사라진다지만, 양국간의 공통적인 간고등어길은 문화적 공통점을 지닌 채 많은 사람들로부터 기억될 것이다. 이것은 문화관광자원으로 개발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여기서 우리는 한류를 보는 관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간고등어길과 같이 선조들이 남기고 간 유산이며, 이문화 국민들이 서로를 기억할 수 있는 문화관광의 증표로서 한류의 앞날을 조명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