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혁
shkim@sejong.ac.kr
세종대학교 학장


상징이란 어떠한 사상이나 개념 따위에 대하여, 그것을 상기시키거나 연상시키는 구체적인 사물이나 감각적인 말로 바꾸어 나타내는 것, 또는 그 사물이나 말이다.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라 할 때의 비둘기, 백색은 ‘순결의 상징’이라 할 때의 백색 따위를 말한다. 상징으로는 기와, 재래시장, 운동경기, 높은 건물, 동물, 한국인의 표정, 한글, 민화, 영화 등 수많은 것들이 있지만, 이것은 나타내고자 하는 표상의 부분, 또는 전체를 상기시키거나 연상시키기도 한다. 상징이란 직접적 경험에서보다는 다른 의미로서 탈바꿈하여 투영되는 경우에 사용되는 일반적 용어이다. 예를 들면 대상, 행위, 언어, 복잡한 행동 등은 단지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외의 아이디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만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전통이라도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전통이 서로 역사의 장(場) 위에서 그 맥을 잇게 하고, 서로의 의미와 역할이 한 곳에 어울려 표현될 수 있도록 현대적 이미지로 재창조되고, 전통의 현대적 재창조가 시각적으로 표출돼야 외국인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물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한국의 상징으로 표출되며, 강력한 상(象), 즉 한 국가를 대표할만한 상징은 관광객 흡인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므로, 국가 이미지 개선은 외래방문객 유치에 중요한 변수라는 지적은 국가의 관광상징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는가를 말해주고 있다.

어느 관광상징 연구에 의하면 각 국가마다 다양한 문화와 이색적인 상징을 갖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관광상징의 유형의 종류를 종합해 보면, 자연상징은 그랜드 캐년, 히말라야산, 후지산, 에어즈락 등이며, 스포츠상징은 태권도, 스모, 쿵푸, 킥복싱, 야구, 농구, 크리켓 등이다. 음식상징은 김치, 스시, 스파게티, 피자, 에스까르고가 있으며, 건축물상징은 만리장성, 에머랄드 사원, 피사사탑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동물상징으로는 캥거루, 팬더곰, 코알라, 코끼리 등이 있을 것이며, 의상상징으로는 한복, 기모노, 카우보이복, 멕시코모자, 아바야 등이 있다. 문양상징으로는 태극마크가, 자연특산물상징으로는 인삼이나 오팔이, 국가상징으로는 국기나 국토 모양이, 유명인으로는 엘비스 프레슬리, 마이클잭슨 등이 있고, 언어로는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등 여러 가지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보면 그 유형별로 상징은 매우 다양함을 알 수 있다.

관광상징은 관광객으로 하여금 여행충동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며, 홍보용 시각적 상징의 구성에 따라 관광객의 방문동기가 달라질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이것과 관련된 조사가 행해지고 있을까? 물론 정부관련 기관과 연구소에서도 한국관광에 대한 인지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이에 대한 대책에 여념이 없다. 보고서들은 그 대응전략으로서 한국국가홍보 강화, 한국적 이미지의 포지셔닝, 한국관광 매력요인의 개발 및 관리강화, 상품개발 전략의 차별화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대안개발에 노력하고 있으나 관광객 유인에 기대한 만큼 현저한 효과를 보이고 있지는 못하다.

한편, 관광이미지 창출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서 관광인쇄 광고물이 사용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도 관광포스터와 브로셔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관광브로셔가 능동적인 정보입수매체라는 점에 비해 관광포스터는 불특정다수가 수동적인 노출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효율적 사용에 따라 관광브로셔보다 더 높은 홍보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매체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도 관광포스터의 이용 빈도가 높은데, 문화관광부가 2004년 발행한 ‘관광동향에 관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관광홍보간행물로는 브로셔가 27만부로 가장 많고, 관광홍보시각물로는 관광포스터가 8만5000부로 가장 많은 발행부수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포스터를 해외 잠재관광객들이 정말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상징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일어날 수 있다. 더 나아가 과연 한국의 공식적인 해외마케팅을 한국관광공사가 담당하고 있는데, 그들이 실시하는 국가적 홍보포스터가 출발지 주민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으로서 잘 인식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현재까지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포스터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지고 있으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관광상징 포스터에 대한 연구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 형편이다.

그러므로 외국 잠재 관광객이 느끼는 한국 상징에 대한 인식들, 예를 들면 전세계 지역별로 어떠한 관광상징 포스터의 내용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러한 포스터가 방문객의 방문욕구를 어느 정도 유발시켜주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다시금 중요하게 된다.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시점에 와 있다. 과연 우리가 알리려는 것들에 대한 노력이 외국인들에게 잘 인식되고 있는가? 해외여행객들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이제는 외국여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되는, 관광객들의 특성에 따라서 그들의 한국관광상징에 대한 인식에는 어떻게 차이가 나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고, 각 국가별 한국관광인식에 대한 우리의 대책이 시급한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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