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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hoon2@hanyang.ac.kr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여가·관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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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을 위한 다른 생각

한국관광은 6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림픽, 월드컵 등의 메가 이벤트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며 2004년에만 580만 명 이상의 외래 관광객과 880만 명 이상의 국외관광객 그리고 3700만 명이상의 국내여행자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행자들의 불만누적, 낮은 가격의 부실 여행상품, 관광산업의 수익구조 불안, 여가관광현상의 양극화 확대, 실질적 여가관광정책의 부재 등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다. 거의 반세기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관광의 미래를 위해서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우리를 즐겁게 하라. 그동안 해방 후 외래 관광객 위주의 전반적 관광정책은 성장을 이끌어 내고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가 더 발전적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즐거운 여가관광 환경과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즐거울 때 관광객에게도 즐거울 수 있으며, 내부적으로 안정된 시장이 확보되어 있을 때 관광서비스의 지속적 발전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외래 관광객을 위한 거대 관광개발 프로젝트 중심에서 내부적 국민관광과 국민여가에 대한 정책중심으로 체제를 재편해야 한다.

둘째, 양적 사고에서 벗어나라. 2008년 1000만 외래 관광객 목표, 관광수지 역조현상에 대한 비난적 사고, 전국 각지의 관광개발계획 수립 등 관광의 양적인 사고는 아직도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남한의 외래 관광객 수는 현재도 결코 적은 수가 아니며 오히려 문제는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관광내용이다. 이들이 한국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고 돌아가는지, 다시 한국에 오고 싶어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며 이와 함께 외국에 나가는 우리 관광객의 수와 지출에 대한 걱정보다는 무엇을 보고, 어떻게 여행했으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고려가 더 중요하다.

셋째, 지방을 보게 하라. 한국관광의 약 84%가 서울을 들르고 서울 중심에서 관광활동을 하다가 떠나곤 한다. 외래 관광객의 지출수준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주된 아시아 방문객 체류일수인 4.2일을 포함해, 전체 관광객의 체류기간이 약 5.6일로 체류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서울과 지방의 관광은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지방의 독특한 문화와 축제 및 음식들이 관광매력으로 확장되어야 한국관광의 미래가 보장된다.

넷째, 사람을 만나게 하라. 가이드만 따라다니면서 좋은 경치와 유명 사적을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관광욕구 중 하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만남을 통해 한국과 한국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의 스타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대학생들, 주부들, 직장인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탁주 한잔 마실 수 있는 상품이 필요하다. 인사동을 걷고, 청계천을 걷고, 압구정을 걸으면서 사람들의 삶과 모습을 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매력적인 상품이다.

그동안 급하게 달려온 한국관광을 다시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를 위해서는 기존 타성에서 벗어나 본질에 대한 지속적 탐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창조와 미래를 위해서는 성장위주의 양적팽창보다는 질적 발전방향으로 우리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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