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수지 적자폭이 확대일로에 있다. 나름대로 노력들은 하고 있지만, 그 폭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2004년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금년에 다시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국민의 해외여행은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경험자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경제적 측면에서 소비력이 높은 40대 이상의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골프여행객과 유학 및 연수여행 출국은 정례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내국인의 해외관광성향은 꾸준히 증가될 것으로들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내관광매력의 부족과 열악한 관광활동 환경, 그리고 값비싼 관광구조는 국민관광수요의 상당한 부분을 해외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관광수지 적자폭확대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그 가운데서 가장 주목해야할 요인은 관광공급구조의 낙후성에 있다. 거대한 역사문화유적과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한 중국, 친절한 서비스와 쾌적한 인프라를 갖춘 일본, 연중 따뜻한 기온과 아름다운 해양자원을 보유한 동남아 등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차별화된 매력요소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대적 열위에 있는 상황에서 외래관광객의 한국방문을 견인할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리조트단지나 테마파크 개발을 위한 인센티브도 부족하다. 이를테면, 홍콩의 경우에 디즈니랜드유치를 위해 합작지분의 57%를 정부가 직접 투자했으며, 정부 대출이자 상환기간을 25년으로 보장했다. 그리고 인프라 건설투자액이 136억 달러였고, 소방서, 경찰서, 응급병원 등의 간접인프라도 지원하였으며, 토지매입을 위하여 정부보장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우리로서는 엄두도 내기 힘든 파격적인 지원이다. 외자유치를 해야 한다고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이웃에서 이러한 공격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 데는 그저 아연해할 따름이다.

최근에 기업도시로 선정된 6곳 중에서 3곳이 관광레저도시 건설을 내걸고 있다. 언뜻 보고 이제 뭐가 좀 될 모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요원한 일이다. 사막의 신기루 같은 라스베이거스를 건설하겠다는, 아니 어쩌면 그 도시를 능가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웅대한 포부를 지닌 사람들이 있다니 그 배포의 크기가 놀랍기도 하다. 금년으로 100주년을 맞는 라스베이거스는 지금도 최고를 향한 지속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남과같이 해서는 남보다 잘할 수 없다’는 평범한 금언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설령 닮아간다 하더라도 가까운 시일 안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는 하나의 가능성을 보았다. 청계천복원이 그것이다. 외국인들도 입이 벌어지는 모양이다.
어떻게 이러한 일을 해냈느냐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낸 것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저들을 보면 관광공급구조 개선을 위해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세계의 도시들이 공통적으로 앓고 있는 병을 우리가 먼저 치유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요란한 일도 아니요 어렵기만 한 일도 아님을 이번에 보았다. 우리의 생활문화 환경을 복원하고 가꾸는 일이다.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 잡는 식이다. 이러한 곳이 생활문화관광지이다. 유럽의 크고 작은 도시를 부러워하는 것도 다른데 있는 게 아니다. 도시마다 나름대로 오랜 시간이 스며있고, 색깔이 있다. 볼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그 속에 깃든 이야기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지 않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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