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자연미 느낄 수 있는 ‘란타우 섬’
-수도원서 맛있는 중국식 채식식단 ‘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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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글·사진〓Travie Writer 장다정 akatowel@hotmail.com
취재협조〓홍콩관광청 02-778-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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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가장 큰 섬인 란타우 섬은 제주도 보다 작고 서울보다 조금 더 크다. 홍콩을 한 번이라도 방문해본 사람들이라면 알게 모르게 모두가 이 섬에 한 번씩은 발도장을 찍었다. 의아해 할지도 모르지만, 홍콩 첵랍콕 공항이 있는 곳이 바로 란타우 섬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홍콩을 방문할 사람들은 다른 곳 보다 란타우 섬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 홍콩의 새로운 모습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청명한 가을의 하늘과 햇살이 내리쬐는 아침, 란타우 섬의 포린 수도원으로 향한다. 한 섬 안에 같이 있어 공항에서 그다지 먼 곳도 아니건만, 북적이는 홍콩의 거리를 느끼려는 여행자들은 의례히 도심으로 나가는 고속철에 몸을 맡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국토의 19%만이 이용되고 나머지는 돌산으로 남아있는 홍콩의 자연이 보고 싶다면, 편히 쉬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면 꼭 오르기를 권하고 싶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

란타우 섬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주의할 사항이 하나 있는데, 란타우 섬만을 돌아다니는 버스와 택시가 있다는 사실이다. 시내에서 포린 수도원을 비롯한 란타우 섬을 돌아보려면 하늘색의 란타우 섬 택시를 타야한다. 붉은 색의 시내 택시를 잡아타고 가자고 해봤자 바로 거절당한다. 옹핑 고원에 오르는 입구는 일차선의 좁은 길이 차지하고 있다.

보통 일차선 도로보다 좁은 이 길을 버스로 어떻게 가나 고민하는 것도 잠깐, 능숙한 운전사의 솜씨는 가히 진기명기다. 내려오는 차와 만나면 간간히 멈추어 서지만, 일차선의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40분 정도 오르는 동안, 엄청난 멀미를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웬만한 산길에 버금갈 정도로 가파르고 구불거린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 내에 케이블카가 완공된다고 하니 멀미를 하지 않아도 쉽게 정상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란타우 섬 통총에서 출발해 포린 수도원까지 연결되는 이 케이블 카는 15분 정도 걸리는데, 란타우 섬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포린 수도원에 내리면 우리를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청동 대불상이다. 영화 ‘무간도3’에서 조직의 보스들이 만나 협상을 벌이던 장면에서 보였던 바로 그 청동 대불상이다.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 청동 대불상은 포린 수도원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보련선사 좌불청동상이라고도 불리는 이 불상은 무게가 200톤에 높이만도 26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불상 아래 마련된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이 청동상과 관련된 각종 전시물들과 불교 전시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부처의 손가락 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사실이다. 유리창으로 막혀있고 접근이 쉽지 않아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어렵지만, 존재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1921년 설립된 포린 수도원은 이 섬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원인데, 도교와 불교가 공존하는 홍콩에 있는 불교 사원 중의 한 곳이다. 원래는 수도승들의 은신처로 사용되기 위해 건립됐으나 이후 화원과 불당을 모신 대중적인 모습으로 변모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이곳에 도착하면 심신이 편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인데, 시내에서 떨어져 맑고 신선한 기운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 수도원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중국식 채식 식단을 맛볼 수 있다. 중국식 코스 요리로 나오는 이들 음식들은 고기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정통 중국음식의 맛을 그대로 가지면서도 고기가 들어가지 않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포린 수도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이 바로 반야심경 산책로이다. 늘어선 나무 사이로 적당히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며 도착하게 되는 것은 고원의 꼭대기.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비롯해 익숙한 반야심경의 여러 구절이 음각돼 있는 나무들을 만나게 된다. 특이한 것은 맨 위쪽의 나무에는 아무것도 쓰이지 않았다는 사실인데, 이는 불교의 아무 것도 없다는 공을 뜻한다고 한다. 최고의 지혜는 욕심 부리지 말고 지금 있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라는 의미를 담은 나무라고 할 수 있다. 각 나무의 글귀들을 음미하면서 오르다 아무 것도 적히지 않은 마지막 나무를 쓰다듬으며 지금의 나에게 만족하는 것이 최고의 삶임을 깨달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라마섬에서 먹는 씨푸드 〓 홍콩의 대스타 주윤발의 고향으로도 유명한 라마 섬에 위치한 레인보우 시푸드 레스토랑은 이미 상도 여러 번 받을 만큼 홍콩에서 인정받은 곳이다. 랍스터와 새우, 게 등 각종 해산물 요리가 푸짐하고 맛있게 나온다. 미리 예약을 하면 무료로 크루즈를 타고 갈 수 있는데 약 30분 정도 걸린다. 가는 동안 맥주와 각종 탄산음료를 마실 수 있다. 가는 동안 볼 수 있는 홍콩 앞 바다의 모습도 일품이다. 저녁을 먹으러 가면 해지기 전의 바다와 해가 진 후의 야경과 어우러진 바다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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