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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질 듯 눈부신 햇살, 하늘과 맞닿아 펼쳐진 에메랄드 색 바다, 그 푸르름 아래 펼쳐진 -산호섬과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까지 이 모든 것은 도심의 피로를 날려 버리기엔 최상의 조건을 두루 갖춘 필리핀 휴양지가 뿜어내는 매력들이다. 하지만, 필리핀의 남쪽 섬 ‘보홀(Bohol)’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비취 빛 환상의 아름다운 바다뿐만이 아니라 원시림 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야생동물과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불가사의한 장관까지 천혜의 자연을 ‘덤’으로 품고 있다.

비취 빛 바다 속 ‘유혹’ 발리카삭 호핑 투어



세부 항에서 쾌속 페리를 타고 1시간 40분 거리에 있는 보홀. 필리핀에서 열 번째로 크다는 이 섬은 우리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이빙에 열광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이름만으로도 흥분함직하다. 바닷물이 유난히 맑아 스킨 스쿠버 포인트가 많기로 유명한데, 발리카삭, 팡라오, 까빌라오 등을 포함, 해안을 따라 자리하고 있는 섬들이 모두 세계적인 스쿠버 다이빙의 명소로 유명하다.

보홀의 바다는 청정의 환경 탓일까 비릿한 내음이 없다. 작은 섬들은 환초대로 둘러쌓인 탓에 좀처럼 파도도 없어 초보자도 쉽게 스노우 쿨링을 체험할 수 있다. 수영을 못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이빙을 마치고 배 위에서 일광욕이나 낚시를 즐기는 것도 또 다른 재미. 필리핀 사람들은 대나무에 낚싯줄을 감고 그 끝에 바늘과 추 대신 못을 달아 사용한다. 손으로 물고기가 미끼를 당기는 느낌이 들면 건져 올리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동남아의 아마존~ 로복강 투어와 안경 원숭이



보홀에서의 하루를 바다에서 보냈다면, 또 다른 하루는 육상의 매력에 푸욱~ 빠져 볼 차례. 동남아의 아마존이라 불리우는 로복강 선상 레스토랑 투어와 안경원숭이와의 만남을 놓칠 수 없다.

로복강 투어는 로아이 다리에서 시작, 강의 상류 부사이 폭포까지 주변 경관과 함께 선상에서 필리핀 전통음식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코코넛 잎새로 엮은 그늘집 안에서 필리핀 악사의 경쾌한 연주를 들으며 푸짐히 준비된 먹거리를 나누다 보면 이국의 낮선 이들과도 친구가 된다. 상류로 이동하는 동안, 20~30m 됨직한 야자수가 우거진 산림 사이 사이 400년도 넘었다는 원주민 마을들을 만날 수 있는데 빨래하는 아낙이나 수영하는 꼬마들 모두 인심 좋게 손을 흔들며 반겨 준다.

로복강 투어가 시작되는 곳에서는 ‘타르시어스’라 불리우는 안경 원숭이도 만날 수 있다. 세계에서 제일 작은 영장류로 기네스 북에도 올라가 있는 유명세가 대단한 야생 원숭이. 크기가 9~16cm로 주먹보다 작아 손위에 올려놓고 감싸 안기에도 충분하다.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코알라 마냥 움추린 자세로 낮에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개구리 갈퀴를 닮은 발 모양과 느릿느릿 180도로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자연이 만든 초콜릿 공장 그 달콤한 신비

안경원숭이와의 만남에 흥분한 가슴을 진정시키며, 버스로 우거진 숲길을 한 시간 반쯤 오르면, 1268개의 봉우리가 솟아올라 지평선을 이루는 광활한 장관이 펼쳐진다.

허쉬 촐콜릿을 뿌려 놓은 듯, 뭉뚝하니 부드러운 능선의 원추형 봉우리가 빼곡히 이어지는 달콤한 장관!! 바다 속에서 퇴적된 산호섬들이 융기되어 솟아 올라 만들어졌다 하는 과학적인 설명부터, 오랜 옛날 아고라라는 거인이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흘린 눈물의 방울이 변하여 봉우리가 되었다는 사랑의 전설까지, 초콜릿 힐의 신비로움을 설명하기 위한 수많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나무가 자랄 수 없는 석회암 지형 탓에, 4~6월 건기에는 빌로오드를 씌어 놓은 양, 짧고 마른 풀들이 윤기를 발하며 덮혀 있는데 1천개가 넘는 봉우리들이 저녁 석양을 받아 짙은 갈색으로 빛날 때면, 초콜릿 향내처럼 진한 낭만이 흐른다.

원래는 212개였다는 전망대로 이어진 돌계단에 2개를 더 추가해 사랑을 상징하는 발렌타인 데이와 동일한 214개를 만들어 놓았다는 이야기 덕에 해마다 2월 14일이 되면 연인들이 함께 올라, 세계에서 제일 큰 초컬릿 더미 속에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고도 한다.

-보홀의 다른 볼거리

바클라욘 교회(Baclayon Church) : 보홀의 주도인 따그빌라란 시내에서 7Km 정도 떨어진 외곽에 1595년에 세워진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가 있다. 400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이 고풍스레 묻어 나는 이 곳에는 오늘날에도 미사가 열릴 때면 사람들로 가득 찬다고. 교회의 내부는 독특한 정적에 싸여 있으며, 성스러운 분위기가 사람들에게 평온함을 준다. 교회와 이웃한 건물의 2층에는 스페인 통치시대의 자료와 종교적인 귀중품을 옛 모습 그대로 전시한 박물관이 있다.

-혈맹기념비

보울이라는 작은 마을 해변에는 잔을 높이 들어 맹세를 다지는 이들의 동상과 함께 기념비가 우뚝 솟아 있다. 스페인의 초대 총독 레사스피가 스페인과 필리핀의 우호 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이 곳을 찾았는데, 이때 섬의 추장인 시카추나와 레가스피는 서로의 팔을 칼로 찔러 와인에 피를 떨어뜨려 마심으로 양국의 우호를 맹세했다고 한다.

★가는 방법

보홀에 가기 위해선 세부에서 페리를 타고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 인천에서 바로 세부로 가는 항공편은 세부퍼시픽항공과 필리핀항공이 있다. 경유지 없이 바로 갈 수 있지만 보다 알뜰한 여행을 원한다면 대만의 원동항공을 이용해 보자. 까오슝을 거쳐 세부로 들어간다. 소요시간은 까오슝까지 3시간 다시 세부까지 1시간 30분.

보홀 글=Travie writer 주리 ripouzy@naver.com
사진=유호종 zazabto@naver.com
취재협조=명가트레블 http://www.MGtrav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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