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단순한 기행의 차원을 훌쩍 뛰어넘는 여행지다.
한 때 세계를 호령하던 오스만투르크의 기상과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던 술탄의 궁전,
여인의 신비를 간직한 하렘,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야릇한 선율의 피리소리와 관능적인 벨리댄스, 이슬람 사원의 뾰족한 첨탑과 빙글빙글 돌며 신과의 교감을 추구하는
세마의식 등 터키는 환상적인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

-버섯 모양의 집, 스머프 마을이 있는 지역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터키의 문화유산 가운데서도 종교적인 유적들은 특히 빼놓을 수 없다. 그 가운데 가장 독특한 유적지가 카파도키아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 유산이기도 한 카파도키아 지역은 아마도 터키를 방문해보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만화영화 스머프에 나오는 버섯 모양을 한 스머프들의 거주 지역이 바로 카파도키아를 본 딴 것이다. 그것이 기억 나지 않는다면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 나오는 어느 행성의 한 마을을 떠올려도 좋을 것이다. 그만큼 카파도키아는 지구상에 현실적으로 존재할 것 같지 않은 기괴한 지형을 갖추고 있다.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땅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카파도키아는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약 275km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에 있는 에르지에르 산과 길류산에서 수 만년 전 화산이 분출했다고 한다. 용암과 화산재가 온 지역을 덮었고 그 후 오랜 세월동안 비와 바람의 침식작용으로 부드럽고 쉽게 깎이는 습성을 지닌 응회암지대로 바뀌어 지금과 같은 기암괴석 지형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카파도키아 전 지역에 걸쳐 형성된 이 기괴한 지형에 들어서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가는 지경에 이른다.

이 지역은 네브셰히르와 위르굽을 잇는 도로를 경계로 북쪽과 남쪽으로 나뉘는데 북쪽에는 버섯바위 등의 독특한 지형과 괴레메의 야외박물관, 프레스코화, 우치히사르, 비둘기계곡, 도예의 아바노스 같은 볼거리들이 몰려있다. 남쪽에는 프레스코화가 남아있는 교회유적들과 지하도시가 흩어져있다. 남쪽과 북쪽을 하루에 다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카파도키아를 여행하려면 적어도 이틀은 잡아야 한다.

야외박물관이 있는 괴레메 일대는 카파도키아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으로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과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수도사들의 은신처로 쓰인 동굴터가 집약된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버섯모양 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금방이라도 그 안에서 스머프들이 뛰쳐나올 것만 같은 신기한 지형이다. 실제로 그 괴석의 동굴 안에서 거주하는 사람들도 있고 관광객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나 식당으로 개조된 곳들도 많다.



-열기구를 타고 하늘위로 ‘훨훨’

워낙 다채로운 지형이 넓은 분포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벌룬 투어와 그린투어, 로즈밸리투어 등 다양한 투어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아침 일찍 열기구를 타고 하늘위에서 기암괴석의 환상적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벌룬 투어는 카파도키아 여행의 백미다. 1시간정도 비행하는 비용이 1인당 200달러에 달하지만 그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평생 잊을 수 없는 감흥을 안겨줄 것이다.

그린투어는 카파도키아의 많은 지역을 걸어서 관광하는 코스이고, 로즈밸리투어는 핑크빛 계곡으로 이루어진 여행지를 돌아보는 코스다. 중간 중간 동굴 교회 안에 들어가 벽화를 구경하기도 하고, 박해 기독교인들이 은둔해 지냈다는 지하 동굴을 둘러보기도 한다.
카파도키아를 더욱 경이롭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최대 3만명까지도 수용이 가능한 대규모 지하 도시이다. 이 곳의 형성시기에 관한 정확한 자료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히타이트 시대 즈음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BC 6세기 경 문헌에 의하면 당시 카파도키아는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았고, 조로아스터교가 널리 퍼져 있었다. 카파도키아는 BC 190년 로마가 마그네시아에서 승리를 거둘 때까지는 셀레우스 왕조의 세력권에 포함돼 있었으나, 그 이후는 로마에 충성을 바쳤으며 11세기까지 동로마제국의 보루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실크로드의 중간거점으로 동서문명의 융합을 도모했던 대상들의 교역로로 크게 융성했으며, 초기 그리스도교 형성 시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로마시대 이래 탄압을 받던 그리스도 교인들이 이곳에 몰려와 흙을 파내고 동굴 속에 숨어 살았기 때문이다. 원뿔을 엎어 놓은 듯한 용암층 바위 속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것이다.

바위를 깎아 만든 이들의 거주 공간은 덥고 건조한 기후를 피할 수 있도록 해줬고, 동시에 데린구유라고 불리는 지하도시처럼 쉽게 적들에게 노출되지 않아 종교탄압시기에 기독교인들의 훌륭한 피난처가 되었다. 이러한 응회암 집의 입구는 지상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옮길 수 있는 사다리나 밧줄을 통해 올라갈 수 있게끔 되어 있다.

기독교 박해를 피해 이곳에서 은둔한 사람들은 약 2백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다. 기독교인들이 만든 지하 교회만도 1천 개 정도에 이른다.이중 최고 오래된 것은 7세기경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들 교회를 장식하고 있는 회화들은 비잔틴 예술의 보고라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중요한 유산이다.

그 중 투어코스로 애용되는 동굴은 데린구유와 카이막카르. 120m까지 내려갈 수 있는 지하도시는 현재 지하 8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용인원이 많아지면서 지하 동굴은 더욱 넓고 깊숙해졌고, 내려갈수록 그 지형도 미로와 같이 복잡해졌다. 지하동굴 안에는 주거지로 사용하던 방이나, 부엌, 교회, 곡물저장소, 동물 사육장, 포도주 저장실, 성찬 및 세례식을 행한 장소, 신학교, 지하매장지 등 완전히 도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지하수를 공급받는 곳도 있고, 산소를 공급받거나 환풍을 위한 시설도 마련돼 있다. 긴급 시 다른 지하도시로 피신할 수 있는 지하터널이 9km나 이어져 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지하도시를 건설할 수 있었는지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다.

터키를 여행하려면 적어도 세계사를 기술한 사회교과서를 한 번쯤 숙독할 것을 권유한다. 평소 성경을 자주 접하고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기독교인이라면 금상첨화다. 가방 한귀퉁이에 쉽게 읽을 수 있는 세계사 단행본과 해설판 성경을 한 권씩 챙겨 넣자.

-나스커뮤니케이션 나은경 대표이사 02-336-3766

+++++플러스 α+++++

★인구 : 약7500만명 (평균 연령 35세로 세계적으로도 가장 젊은 나라다.)
★수도 : 앙카라
★항공편 : 서울-이스탄불 직항편은 터키항공 (02-777-7055)이 월·목·토요일 1주일에 3차례 뜬다. 전세기를 띄우던 대한항공 (1588-2001)도 최근 정식 항공운항권을 얻어 5월부터 주3회 정기취항하고 있다. 이스탄불까지는 11~12시간 소요.
★시차 : 한국보다 6시간 늦다.
★화폐 : 올해초 화폐개혁을 통해 터키 리라를 예테르(YTL)로 바꿨다. 1달러에 1.25 YTL 정도. 1유로는 1.45YTL. 우리돈으로 850~900원쯤 된다. 달러와 유로 모두 통한다.
★공중화장실 : 대부분 유료다. 0.50YTL 정도니 항상 잔돈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쇼핑과 흥정 : 물건값은 보통 50% 이상 깎을 것. 50~70% 정도에 사면 큰 손해는 보지 않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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