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속 18세기 영국을 산책하다



어떤 곳의 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여행지 사진을 보면 사람들은 금새 알아차린다.

“해외여행 갔다 왔구나”, “일본은 어땠어?”, “파리여행 언제 갔었어?”라고.
어디를 가든 그곳을 그곳답게 하는 첫 번째 매개체는 풍경일 것이다. 요즘의 도시들은 네모반듯한 고층 빌딩과 비슷한 차들, 다국적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 낯설음이 사라져가고 있는 듯도 보인다. 그래서일까 색다른 풍경의 여행지가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또 아무리 관광지스러운 사진을 내켜하지 않는 여행객이라도 그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에서 증명사진 한 장 박고 오게 마련임을…

-빅토리아 정통의 상징 ‘주의사당’

캐나다의 브리티쉬컬럼비아(BC)주 서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 빅토리아는 고풍스러운 거리 풍경과 깔끔한 인상으로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산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픈 그런 곳이다. 가로수가 늘어져 있는 풍경은 아니지만, 가로등을 따라 걸려 있는 색색의 꽃 화분과 나지막한 건물들이 늘어선 상점가의 소박한 조명들이 한껏 기분을 고조시켜준다.

어디라도 찍으면 스트리트 화보촬영 분위기가 날 것 같지만, 가장 빅토리아스러운 사진이라면 주의사당(Parliament Buildings)을 우선 꼽는다.

빅토리아는 브리티쉬컬럼비아주의 주도로써, 주 의회를 소집하고 있다. 주의사당으로 쓰이고 있는 건물은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 지난 1897년에 완공됐다. 빅토리아는 영국 여왕의 이름을 딴 도시명의 유래를 비롯해 영국풍이라는 수식이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이다. 주의사당 건물을 비롯해 고전적인 건물들을 잔뜩 만날 수 있다. 제인 오스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을 법한 복장의 사람들이 지금 거리를 거닐어도 전혀 낯설어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주의사당은 또 지난 1970년대에 보수공사를 진행했는데, 조지 밴쿠버 선장의 동상을 새로 세웠고, 내부도 스테인드 글라스를 장식해 더욱 멋스러워졌다. 3000여개의 전구가 반짝거리는 야경도 유명하다. 건물의 윤곽을 따라 설치된 전구는 항구의 촉촉한 밤과 어우러져 아스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www.legis.gov.bc.ca

- 고풍스럽다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페어몬트호텔'



‘고풍스럽다’는 수식어를 놓고 봤을 때 빼놓을 수 없는 대명사로 페어몬트 호텔 체인이 있다. 캐나다의 주요 관광지라면 어느 곳에서든 만나게 되는 고성같은 외관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페어몬트는 주의를 구현한다. 빅토리아와 조화는 더 말할 나위 없다. 항구가 바라보이는 곳에 주의사당과 이웃해 있는 페어몬트엠프레스호텔(The Fairmont Empress Hotel)은 마찬가지로 방문객들에게 사랑 받는 장소 가운데 하나다.

1908년에 영국 건축가에 의해 설계됐으며, 본래 116개 객실이었다가 리모델링을 통해 현재 약 460개 객실을 보유하게 됐다. 숙박료는 미화로 약 500여달러 전후에서부터 시작되고, 바로 박람회장인 빅토리아 컨퍼런스와 연결돼 있어 행사기간에는 만원을 이룬다. 빅토리아 뿐 아니라 페어몬트 체인은 고급스러운 분위기 못지않게 영국 왕실과 유명인사들이 선호하는 호텔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페어몬드엠프레스는 빅토리아에서 애프터눈티(Afternoon Tea-오후의 차)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여행책자 등에 보면 벵갈라운지(Bengal Lounge)의 매운 카레도 추천음식이다. www.fairmont.com/empress

-옛 고성과 담쟁이넝쿨의 운치 ‘하틀리파크’



과거 빅토리아를 찾은 영국인들은 푸른 하늘의 화창하고 온화한 날씨를 한껏 즐겼다. 마침 일본을 통해 건너온 정원 문화를 즐겼던 부유층들은 빅토리아에서 고성을 짓고 주위에 아름다운 공간을 잔뜩 만들어 놓았다.

지금은 대학 건물의 일부이기도 한 하틀리파크는 부차드가든과 같이 일본풍 정원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강을 끼고 있는데, 건너편은 미국의 시애틀이다. 미국이 지척에 있다고 생각하니 강 너머를 바라보노라면, 생소한 감회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틀리고성은 영화 엑스맨2에서 돌연변이들의 학교로 등장한다. 영화 엑스맨은 첨단을 지향하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고풍스러운 공간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하틀리파크 역시 푸른 숲과 담쟁이 넝쿨, 그리고 오래된 고성 특유의 웅장한 매력이 한데 어우러져, 이튼스쿨 등과 같은 품격과 정통스러움이 느껴진다.

하틀리파크에서 방문객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영화에 등장했던 방에서 메이플 쿠키와 메이플티를 맛보며 수다를 떨고, 아름다운 빛깔의 향비누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참가자에게는 수제 비누를 기념으로 증정한다. 이밖에 첨단을 지향하는 이벤트로 대학에서 개발하고 있는 GPS(위치 추적 탐지기)를 이용해, 보물찾기에 나선다. 기계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마치 영화 속 요원이 된 것 같다. www.hatleypark.ca

+++++플러스 α+++++

빅토리아와 한국을 연결하는 직항편은 없다. 가장 가까운 곳으로 빅토리아 속해 있는 브리티쉬컬럼비아주 밴쿠버와 인천을 연결하는 하늘길을 에어캐나다와 대한항공이 잇고 있다. 또한 빅토리아는 미국의 시애틀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기도 하다. 빅토리아 공항까지 항공편을 추가로 이용하거나, 버스 또는 렌터카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항구도시인 만큼 페리편도 운항된다.

빅토리아에 관한 보다 자세한 관광정보는 한국에 개설돼 있는 브리티쉬컬럼비아주 관광청 서울사무소에 문의(02-777-1977)하면 된다. 한글 홈페이지(www.hellobc.co.kr )도 운영하고 있어 참조 가능하며, 영문 서비스로 제공되는 본청 홈페이지(www.tourismvictoria.com)를 통해 풍성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취재협조=빅토리아 관광청
빅토리아 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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