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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남쪽에 위치한 윈난성은 미얀마와 라오스, 베트남 등 3개국과 접해있어 다양한 문화의 접목이 있어왔던 곳이다. 또한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가운데서 가장 많은 26개의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기도 해서 다양한 문화들이 표현되는 곳이다. 남한의 4배정도 크기를 가진 윈난성은 남쪽이 해발 1000m정도에 열대기후를 가지고 있고 서북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다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티벳까지 이어지며 다양한 환경을 연출한다. 윈난성의 대부분은 해발 2000m이상의 고지대 지역이다.

윈난성은 전 세계 배낭여행족들에게 인기가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태국의 카오산로드를 통하거나 구이린과 쿤밍을 통해 여강을 지나 호도협을 지나가서 티벳을 거쳐 실크로드로 향하는 여행길은 배낭여행객에게 유명한 여행길이다. 배낭여행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문화들이 만나고 있는 윈난성과 그중에서도 새롭게 떠오르는 여강은 우리에게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분명히 가볼만한 매력이 있고 일정이 끝나더라도 독특하고 재미있는 추억을 안겨준다.



-다시 가고 싶은 여강고성

미지의 도시였던 여강은 지진에 많은 건물들이 파괴됐다. 하지만 복원계획을 세우며 전통적인 모습들을 갖춘 건물들만 도시 안에 남게 하고 나머지 건물들은 철거하거나 외곽으로 이주를 시켰다. 그래서 지금의 여강고성이라고 불리는 전통의 모습이 남아있는 올드타운과 새로 개발된 뉴타운으로 구별돼 관리되고 있다.

여강은 소수민족인 나시족의 주요한 근거지이다. 여강고성 안을 돌아다녀보면 나시족의 전통복장을 갖춘 여인들을 상점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거리는 옥룡설산에서 내려온 작은 시냇물이 곳곳을 통과하면서 운치있는 풍경을 만들어준다. 고성 내에는 여러 가지의 편의 시설이 가득차 있고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이 발달돼 있다.

여강고성의 모습을 우리나라로 비교하자면 인사동거리와 가회동을 합쳐서 크게 확대해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꼬불꼬불한 골목사이사이로 차있는 목조건물들과 반들반들해진 포석로, 그 안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상점들과 카페들은 거대한 쇼핑타운을 형성해가며 여강고성만의 독특한 느낌을 보여준다.

관람의 출발은 물레방아다리부터 시작된다. 중국의 강택민(장쩌민) 주석이 직접 썼다는 하얀색 벽을 따라서 안쪽으로 들어간다. 가옥들은 대부분 2층 이상을 넘는 것이 없어서 거리로 내밀어져있는 지붕의 처마들이 반들반들해져 있는 바닥의 돌과 잘 어울린다. 바닥에 깔려진 돌은 큰 도로일 경우 생김새가 크고 막힌 도로이거나 작은 샛길로 가면 돌의 크기가 작아진다. 그래서 길을 잃게되면 바닥의 돌의 크기를 가지고 판단하면 된다.

돌길을 터벅터벅 걸어서 여러 가지를 파는 상점을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고성의 중심인 사방가(쓰팡지에,四方街)가 나온다. 이곳에서 여러 가지 행사도 열리고 관광객들이 모여서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사방가 끝 쪽으로 연결되는 언덕으로 올라가서 사자산 정상에 있는 5층짜리 목조건물인 완꾸로우를 찾아가 전체 풍경을 구경해본다. 아니면 그 앞쪽에 있는 전망대 카페를 찾아가서 기와로 만들어진 지붕들이 촘촘히 바닥의 돌처럼 박혀져 있는 듯한 고성의 전체 풍경을 볼 수 있다.



윈난성의 4400여만의 인구 중에 절반정도가 소수민족이다. 그중 여강은 소수민족 중에 나시족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다. 나시족의 유래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티벳쪽에 살던 창족이라고 불리던 민족이 1400여년 전에 윈난성에 정착을 했다고 한다. 나시족은 자신들의 전통을 남자가 계승한다고 해 남자들은 공부를 하고 여성은 집안일을 해서 가계를 돕는다고 한다. 아직도 통용이 가능한 상형문자라는 동파문자가 전해지는 것도 자신의 문화를 지키고자하는 정신이 남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또한 소수민족 중에서도 나시족은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고성이외의 곳에서 나시족에 대한 흔적을 찾으려면 시내 북쪽에 있는 흑룡담공원(Black Dragon Pool Park)으로 가면 된다. 이곳은 작은 호수이고 산책을 하기에 딱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명나라때부터 있었다고 하는 이 사원은 나시족의 족장의 별장이 있던 곳이다. 여강시에서 호수로 비춰지는 옥룡설산의 모습이 제일 멋지게 보인다고 하는 곳이다.

호수주위를 따라가다보면 적색 옷을 입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나시족의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것도 들을 수도 있고 나시족장의 별장이었던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동파문화연구소에서는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는 상형문자를 제대로 된 설명과 함께 구경할 수 있다.

여강에서 편도로 차를 타고 2시간을 이동하게 되면 호도협(후타오샤, 虎渡峽)에 갈 수 있다. 호도협은 산정상과 계곡과의 높이 차이가 3900m가 되는 곳에 금사강의 모습이 어우러져 있는데 규모에 맞는 웅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반 관광객들이 구경하는 코스는 포장된 도로를 따라서 왕복 2시간정도 걸린다. 그 길로 따라가면 계곡 중에 가장 폭이 좁은 곳까지 이동해 계곡의 엄청난 물줄기에 감탄하게 된다. 티벳 사람들이 다녔다는 차마고도를 통해 넘어가면 길게는 2~3일정도 걸린다는 호도협의 오리지널 트레킹 코스는 앞서 얘기한대로 배낭여행객들에게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여강여행에서 빼놓을 수없는 곳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여강고성이 등록됐을 때 같이 등록된 속하(束河, 쑤허)촌이다. 이곳에 나시족이 가장 먼저 정착했다고 알려진다. 여강 시내에서 4km 떨어져있으며 반얀트리 리지양과 바로 인접해 있다. 상업화돼진 여강고성과는 달리 1000여명의 현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진짜 옛 마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마을의 옛 모습을 지키기 위해 속하촌에 도착하기 전 상점들이 즐비한 가짜 속하촌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옥룡설산

옥룡설산(위롱쉐산, 玉龍雪山)은 높이가 5596m에 이르고 여강의 어느 곳에 있더라도 맑은 날에는 볼 수 있을만큼 여강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13개의 봉우리가 모여서 용같이 보인다고 해서 옥룡이라고 이름이 붙여졌고 험준한 산세때문에 아직까지 정상을 오른 사람이 없다고 알려진 곳이다. 옥룡설산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서는 백수하(빠이수이허, 白水河)를 거쳐서 케이블카를 타고 모우평(마오니우핑, 毛牛坪)으로 오른다. 옥룡설산을 가는 도중에 있는 백수하는 중전에 있는 백수대를 본따 만든 것인데 사천성의 황룡과 같은 느낌이다. 관광객들은 백수하와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야크에 올라타 기념사진 찍느라 분주한 곳이기도 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하는 모우평(마오니우핑,毛牛坪)은 고산 초원지대로 넓직한 초원에서 옥룡설산을 눈앞으로 바로 볼 수 있다. 조금 더 시간을 들인다면 옥룡설산 주위를 찬찬히 걸어서 다닐 수도 있고 말을 타고 설산의 주변을 돌아볼 수 있다.

-윈난민속촌

윈난성에 거주하는 26개의 소수민족 중에 14개의 소수민족들의 삶을 축소해 보여주는 곳이 윈난 민속촌이다. 구역별로 소수민족들이 나뉘어져 있어서 각기 자신들의 춤과 장기자랑을 보여준다. 쿤밍시 중심에서 8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소수민족들의 모습을 한꺼번에 구경하고 체험하고 싶다면 들릴만한 곳이다. 하지만 면적이 생각보다 커서 관람할 때는 계획을 잘 세워서 구경해야 한다.



-석림(시린, 石林)

쿤밍에서 가장 인기 좋은 관광지는 단연코 석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찾는 유명한 곳이다. 쿤밍에서 약 90km 정도 떨어져 있어 반나절 코스로 다녀올 수 있다. 석림은 오래전 바다였던 곳이 융기됐고 석회암이 풍화작용을 거치며 이런 모습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아마도 계속 바다였다면 하롱베이처럼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 곳이다. 석림의 규모는 상당히 크고 각기 특징있는 돌들의 모여져있는 말 그대로 돌들의 숲이다. 석림은 이족 사람들이 거주하던 구역이라서 이족사람들의 안내원도 있고 이족사람들의 공연도 석림 안에서 열린다.

-동파(되빠, 東巴)문자

동파라는 말은 동파문자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나시족이 쓰는 동파문자는 중국의 상형문자만큼이나 오래돼 약 3600년의 역사가 있다고 한다. 이 문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라있을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동파문자는 그림과 같이 생겼는데 대략 2012개의 문자가 있다고 한다. 참고로 사진으로 보이는 동파문자를 해석하면 ‘옥룡산처럼 장수하고 복은 금사강처럼 흘러들어라’라는 말이다. 동파문자의 기록은 약재로 만든 종이에 기록돼 전해지는데 종이를 만드는 방법 또한 후계자에게만 비밀리에 계승되는데 1400여년을 내려왔다고 한다. 특히나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그 수가 더 줄어들어서 현재 50세 이상의 동파문자를 아는 사람은 3명 정도라고 한다. 흑룡담공원의 동파문학연구소를 가게 되면 그중의 한분을 만나서 동파문자로 좋은 덕담을 써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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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글·사진=Travie photographer 우경선 happy3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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